미 언론 트럼프 정부 COVID-19 방역실패 맹 비난
WP "'시간허비·진단장비개발 실패' 중대실수
트럼프 오락가락 발언이 혼란초래"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시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결국은 미국의 '침몰'(go down)이 예상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 보도했다.
백악관부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까지 정치적·제도적 실패를 거듭한 데다 대유행을 줄일 기회마저 놓치는 등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는 이유에서다.
WP는 미국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봉쇄에 있어 미국보다 더 잘 해낸 수십 개 국가보다 더 많은 전문지식, 자원, 계획, 유행병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도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일어날 필요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의 대응 실패는 2001년 9·11테러 당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최고위층까지 경고음이 울렸지만, 적들이 실제로 공격을 가할 때까지 대통령이 귀를 닫았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의미다.
당시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수개월 전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을 여러 차례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심을 안 기울였다.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1월 3일 중국발(發)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첫 공식통보를 받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미 정보기관이 그 위협의 심각성에 대한 신호를 울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미국의 방어력을 공격하고 수만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기까지 70일이나 걸렸다. 결국 두 달이 넘는 결정적인 시간을 허비한 셈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적 시간을 코로나19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큰 혼란을 안기고,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상충하는 메시지만 발신했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의 행동은 '기능장애'의 표피에 불과하다고 WP는 지적했다.
가장 큰 실수는 발병 초기 감염자 추적·격리에 필요한 진단장비 개발 실패다.
시스템상의 문제도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있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한 발짝씩 뒤처지면서 이미 오염된 지역을 뒤늦게 봉쇄한다거나 자금 조달을 두고 백악관과 보건당국이 논쟁을 지속하는 헛발질을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의료체제는 코로나19가 대유행이 되도록 보호장구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WP는 다른 기사에서 매일 '언론을 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혼란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며 매일 전하는 메시지와 방법은 일관되지 않고, 심지어 상충하는데 모습이 코로나 대응에서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고요한 적'을 어떻게 무찔러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령관의 모습을 드러냈다는 게 WP의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데서나 자신의 공로를 주장하고, 힘과 결단력을 보여주려 했다. 또 방송에 중계된 기자회견 시청률을 자랑하고, 케이블 뉴스나 소셜미디어에서 전쟁을 벌여 승리하는 자아상을 보여주는 데만 집중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대변인을 지낸 데이비드 라판은 "우리는 리얼리티 TV쇼를 진행하는 대통령을 뒀다"고 촌평했다.
WP는 또 다른 기사에서는 9·11 테러뿐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 1992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루, 2005년 뉴올리언스에서의 허리케인 카타리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또 한 번 주요 위기에 무방비 상태임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국민의 도움 요구에 도움은커녕 무력하거나 오히려 상충하는 모습만 보였다는 점에서다. WP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리온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우리는 위기가 일어나길 항시 기다리나 보다"라며 "선출직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느닷없이 당하지 않게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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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참혹한 시기, 많은 사망 생길 것"…1,2차 세계대전 견줘
코로나19 환자 급증 '암울한 전망' "가장 힘든 주 될 것, 치명적"
"전쟁 끝내고 나라 다시 열어야…어느 시점에선 큰 결정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 미국이 '치명적(deadly) 시기', '참혹한(horrendous)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시 대통령'을 자임해온 그는 현 상황을 '전쟁'에 거듭 비유, 사망자 발생 전망과 관련해 1∼2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에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크고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다. 이는 아마도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불행히도 많은(a lot of)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처를 하지 않은 것보다는 사망자 발생 규모가 훨씬 작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불행하게도 매우 매우 치명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참혹한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짜 믿는다. 아마도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 또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매우 나쁜 숫자"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추정치 제시 없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과거 세계대전 사망자 수와 대등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특유의 화법 스타일을 볼 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로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해 암울한 그림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브리핑에서 "미국 국민에게 힘겨운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연장하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우리나라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폐쇄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장 기간을 가졌지만, 치유법이 문제 자체보다 더 나빠지도록 할 수 없다"고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희망을 거듭 피력했다.
이어 "이 나라를 다시 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몇 달이고 계속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엔가는 큰 결정,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 우리는 일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 앞서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주요 스포츠연맹 회장들과 전화 회의를 한 사실을 거론, "그게 언제든 우리가 준비됐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다"며 "날짜를 말할 순 없지만 우리는 조만간, 매우 조만간 원상회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NFL 시즌이 예정대로 오는 9월 10일 관중 입장을 허용한 채 정상 개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틀야구 경기도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며 유소년 선수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이날 트위터로 "리틀리그 시즌 초반을 놓치고 있는 어린이들은 조금만 더 견뎌달라"며 "우리는 여러분이 경기장에 다시 나갈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여러분은 곧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어머니와 아버지를 잘 챙겨드리고, 이 일이 영원히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라"며 힘을 북돋웠다.
그는 일부 주(州)가 실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의료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족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요구를 부풀리게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말라리아 약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자신은 진단받지 않았지만, 이 약의 복용을 고려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워싱턴DC 내 음식점 앞에서 테이크 아웃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6피트(182.88㎝)의 물리적 거리를 지키며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힘들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일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국민이 가이드라인을 계속 지키면 감염 곡선이 호전되기 시작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미국의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5일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1주일에 대해 "대부분의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많은 사상자를 냈던 2차 대전 당시 진주만 피습과 2001년 9·11 테러를 거론하며 "이것은 우리의 진주만과 9·11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건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애덤스 단장은 앞으로 30일 동안 모두가 제 몫을 하면 터널 끝에 빛이 있을 것이라면서 "희망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모두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적용을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했으며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선 미국이 치명적 시기, 참혹한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많은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언급한 데 대한 진행자의 지적에는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는 "사람들이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우리는 대통령에게 조언했다"며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약물에 대해 느끼는 것보다는 그것(클로로퀸)의 안전성에 대해 조금 더 낫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을 권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착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진행자가 거론하자 "마스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며 백악관 의사들과 CDC는 모든 사람이 대통령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비 벅스 미국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정관 역시 이번 주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 등 집중발병 지역에서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2주 동안이 중차대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식료품점도 가지 말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촉구하는 고강도 메시지도 발신했다.
벅스 조정관의 이러한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1, 2차 세계대전에 견줄 '전쟁 상황'으로 규정하면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자료상으로 볼 때 다음 6∼7일 동안 뉴욕 한 곳에서만 하루에 수백명이 사망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정점에 다다를 경우 사망자가 하루에 7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벅스 조정관은 전했다.
벅스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를 거론, 이들 3곳 '핫스팟'(집중발병지역)의 경우 앞으로 6∼7일 내에 사망자가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뉴욕에서 (감염) 완화 조치들이 효과를 낼 경우 발병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망자 수가 이러한 감소 추세를 바로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워싱턴DC와 같은 곳들도 사망자 곡선에서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만큼 우려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벅스 조정관은 또한 "앞으로 2주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라며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 나,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부터 지금이 대통령의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관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순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온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식료품점이나 약국도 갈 때가 아니다.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이 6피트(182.88㎝)의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벅스 조정관은 앞으로 2주가 코로나19 발병 곡선을 둔화시키는 노력에 있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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