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극소용돌이 남하하며 한파, 서부는 벌써 섭씨 40도 넘어서
극소용돌이 남하로 찬공기(빨간색)가 동북부를 중심으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 WeatherBell 웹사이트
미 동부 역대 5월 최저기온 기록 깰 듯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현상이 미국을 둘로 쪼개놨다. 봄 기운이 완연할 시기에 서부 지역엔 기록적인 더위가, 동부지역엔 전례없는 한기가 닥치고 있다.
극소용돌이가 유발하는 추위를 겪지 않고 지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낸 미국 동부 지역은 요즘 철지난 극소용돌이 여파에 휘말렸다. 극소용돌이란 북극 성층권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제트기류에 둘러싸여 반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처럼 도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제트기류가 뒤틀어지면서 이 공기가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 뉴잉글랜드는 미국 북동부의 대서양 연안에 있는 매사추세츠주, 코네티컷주, 로드아일랜드주, 버몬트주, 메인주, 뉴햄프셔주 6개 주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5월 기온이 이 지역의 역대 5월 최저 기온 기록을 깰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미국 기상당국은 앨라배마 헌츠빌의 경우 이번 주말 최저 기온이 1923년 이래 가장 낮은 2.8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소용돌이를 둘러싼 제트기류의 벽이 약해져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9일 새벽 2시30분(세계표준시 기준)의 미국 기온 분포. weatherbell 웹사이트
“로스앤엘레스서 뉴욕행 비행기 타면 한여름에서 한겨울로”
반면 서부에선 이번주 들어 남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에 이르기까지 예년보다 기온이 8도 이상 높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 피닉스는 지난 6일 섭씨 41도를 기록했다. 기상예보상 1%도 안되는 확률이 실현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지난주 37도까지 치솟았다. 극한 기온을 보이는 지역으로 유명한 데스밸리는 지난 4월28일과 29일에 각각 43도, 44도를 기록했다.
이런 이상고온은 4월 하순 이후 뚜렷해졌다. 기후 전문가들은 대기중 온실가스가 크게 늘어나면서 폭염이 예전보다 일찍 찾아와 더 오랜 기간 머물고 있다고 말한다. 피닉스의 경우 1950년엔 5월 중순이 돼야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37.7도)를 넘었으나 지금은 그 시기가 4월 하순으로 당겨졌다. 연간 화씨 100도가 넘는 날도 당시보다 평균 15일 이상 많아졌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지금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면 한여름에서 한겨울로 가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곽노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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