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가 없는 '고체음료'를 특수분유로 속여 비싸게 팔아
중국에서 가짜 분유를 먹은 아기들의 머리가 '큰머리 인형'처럼 커지는 부작용이 속출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멜라닌 분유 파동이 일어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많은 중국인들이 개탄하고 있다.
13일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천저우시 융싱현 시장감독국은 영유아들이 문제의 분유를 먹고 두개골이 기형적으로 커지는 사건이 보도되자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융싱현에서는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특수 분유'를 먹은 영유아 중 일부가 몸에 습진이 나고 체중이 감소하며 심지어 두개골이 과도하게 커지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 분유를 먹은 일부 영유아는 키와 지능, 행동 능력이 일반 영유아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심각한 경우 장기 손상 증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제품은 필요한 영양 성분이 거의 없는 일종의 고체 음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분유를 먹은 일부 영유아는 구루병 진단을 받았다. 구루병은 비타민D 결핍으로 일어나는 뼈의 병으로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에 칼슘이 붙기 어려워 뼈의 변형이나 성장 장애 등이 일어난다.
가짜 분유로 부작용에 시달리는 한 아이의 어머니인 천(陳)모씨는 "사람들이 내 딸의 이마가 튀어나온 것을 보고 '큰머리 인형' 같다면서 기형이 아니냐고 묻는다"고 후난성 현지 방송에 말했다.
그는 가짜 분유에 대해 "점원이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들은 다 이걸 먹는다고 했다"면서 "'단백고체음료'라고 쓰여 있는 걸 보고 물어봤더니 점원은 우유의 또 다른 약칭이라고 그랬다"고 전했다.
그는 "내 월급이 2천위안(약 34만원) 정도밖에 안 되는데 우리 애는 매달 이 분유를 3천위안어치 넘게 먹었다"고 말했다.
가짜 분유를 먹은 아이들 가운데는 이상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아버지는 "때리고 때린다. 하루에도 몇번씩 (자기) 머리를 때린다"고 말했다.
다른 영유아 아버지인 후(胡)모씨는 아이가 생후 12개월부터 18개월까지 키와 몸무게 모두 발육이 멈췄다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들은 감독 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급해진 융싱현은 밤샘 회의를 통해 조사팀을 꾸리고 영유아들의 건강 검진과 더불어 아동 식품 안전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융싱현은 이 분유로 건강이 손상된 영유아에게는 치료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천저우시 아동병원 의사들이 가짜 분유를 권유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해당 병원과 의사들은 문제의 분유 복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중국에서는 2008년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인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가 널리 유통돼 적어도 6명의 영유아가 숨지고 3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업체들은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분유에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에도 이 분유를 먹은 영유아들이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이후 한동안 중국인 관광객이 홍콩, 대만, 한국 등지에서 분유를 대량 구매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2003년에는 안후이성에서 저질 분유를 먹은 아이들의 머리가 커지는 증상을 보였는데 이 사건으로 영유아 1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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