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홀부터 3연속 버디로 역전 우승, 배선우·임희정 1타 차로 제쳐

                                              

박현경(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열린 골프 대회에서 '메이저 여왕'에 등극했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72·6601야드)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KLPGA 투어 2년 차로 29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22천만원이다.

시즌 상금 22602만원이 된 박현경은 상금 순위 1위에 올랐다. 2020시즌 KLPGA 투어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 이후 이번이 두 번째 대회였다.

2000년생 박현경의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임희정(20)에 이어 2000년 이후 출생 선수의 K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탄생했다.

임희정은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며 메이저 2승째를 노렸으나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20살 동갑' 박현경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배선우(26)와 함께 1타 차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 대회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 세계를 통틀어 사실상 가장 먼저 재개된 프로 골프 대회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미니 투어 대회가 진행 중이지만 상금 규모나 출전 선수 수에서 KLPGA 챔피언십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KLPGA 투어 선수들 외에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뛰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전 세계 골프 팬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2000년생 박현경이 우승, 동갑 임희정이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국내 신예'들의 우승 경쟁이 치열했다.

전반에 2타를 줄인 박현경은 선두 임희정에게 2타 뒤진 상황에서 10번 홀(4) 위기를 맞았다.

5만만치 않은 거리에서 파 퍼트를 남겼으나 이를 넣으며 임희정과 2타 차를 유지했다. 만일 이것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3타 차로 차이가 벌어질 뻔했다.

그에 앞선 9번 홀(4)에서 박현경은 약 1거리 파 퍼트가 깃대를 맞고 튀어 나가는 바람에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고, 10번 홀에서도 연달아 위기에 빠졌으나 이를 잘 넘기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박현경은 11번부터 13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쓸어 담고 단숨에 2타 차 단독 1위가 됐다.

12번 홀(3)에서 약 7긴 거리 버디 퍼트로 공동 선두가 된 박현경은 13번 홀(4)에서는 공동 1위였던 임희정과 '버디-보기'로 엇갈리며 순식간에 2타 차이를 냈다.

13번 홀에서 박현경은 약 3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었으나 임희정은 그보다 짧은 파 퍼트가 홀을 스쳐 가는 바람에 순식간에 2타 차 2위로 밀려났다.

박현경은 우승 인터뷰에서 "10번이나 12번 홀 긴 퍼트는 모두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13번 홀은 두 번째 샷이 잘못 맞았지만 바운드가 잘 돼서 오히려 홀에 가까이 붙는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임희정이 15번 홀(5) 버디로 1타 차로 추격해왔으나 박현경은 마지막 18번 홀(4)에서 파를 지켜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한 임희정은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 76점으로 1위에 오른 것에 위안으로 삼게 됐다.

김효주(25)가 이소영(23)과 함께 나란히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1위를 휩쓴 최혜진(21)10언더파 278타로 공동 9위에 올랐다.

이날 17번 홀(3)에서 홀인원을 기록,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9위를 기록한 김리안(21)은 신인상 포인트 부문 선두에 나섰다.

KLPGA 투어 다음 대회 일정은 29일부터 경기도 이천시에서 열리는 제8E1 채리티오픈이다. 개최와 관중 입장 여부 등은 곧 발표될 예정이다.

박현경 "우승하지 말라는 고진영 언니 말이 큰 힘"

"작년 신인 8승에 끼지 못해 속상해프로 출신 아버지 캐디 도움"

"어제도 ()진영 언니와 통화했는데 '우승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첫 우승자로 남게 된 박현경(20)이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42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KLPGA 투어 2년차 박현경은 29번째 대회 출전에서 프로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박현경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어제 ()진영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우승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셨다""욕심내지 말라는 의미였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은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고진영을 지도하는 이시우 코치에게 스윙 지도를 받고, 훈련도 고진영과 함께했다는 그는 "언니의 장점이 정교한 아이언 샷인데 그런 스윙을 보면서 스윙도 닮아간 것 같다""같은 이시우 프로님께 스윙 교정을 받으면서 샷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확정한 직후 SBS골프 채널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한 박현경은 "작년에 투어 신인이었던 동기 선수들이 8승이나 했는데 제가 그 승수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웠다""올해 첫 대회에서 아쉬움을 날려서 너무 행복하고, 그런 속상한 날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현경은 지난 시즌 신인상 포인트 부문 3위에 올랐으나 2승을 차지하고 신인상에 등극한 조아연(20), 3승을 몰아친 임희정(20)에게 밀렸다.

박현경은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회 첫날이 어머니 생신이어서 이번 우승이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캐디를 봐주시는 아버지도 프로 출신이어서 항상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세수 씨는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에서 우승 경력이 있고, 이날 딸의 골프백을 메고 우승을 합작했다.

박현경은 또 "친오빠에게 이번 대회 3위 안에 들면 지갑을 사주기로 했다""또 반려견(드림이)과 빨리 집에 가서 놀고 싶다"고 애틋한 가족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첫 승을 따낸 그는 "다음 우승이 쉽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이제 2승을 다음 목표로 하고, 가을에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