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성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
LA서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체포 과정에서 과잉 진압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에서 항의 시위가 이틀째 이어진 것은 물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연대 시위가 열리는 등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가 이미 미네소타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슬프고 비극적 죽음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또 “조지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내 마음을 보낸다”며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법무부 인권국이 나서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인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미국 사회가 들끓자 정치권까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네소타주의 민주당 의원 4명도 연방·주·카운티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당국에 보냈다.
사건에 연루된 4명의 경찰관은 즉각 해임됐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점차 커지고 있다. 전날 비무장 상태인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수차례 애원하는데도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목덜미를 제압한 상태를 풀지 않은 동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데 이어, 이날 플로이드가 체포 당시 경찰에 크게 저항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추가로 공개됐기 때문이다.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에선 분노한 시민 수백여명이 돌을 던지며 경찰서를 공격하는 등 이틀째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대형마트 ‘타깃’을 약탈하고 방화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서는 등 시민들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현지 신문 <스타 트리뷴>이 전했다.
시위는 다른 도시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선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고 외치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도심 행진 시위에 나섰다. 행진으로 한때 다운타운 부근 101번 프리웨이가 봉쇄되기도 했다고 현지 방송 <케이티엘에이5>(KTLA5)가 전했다.
유명인사들도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적이라며 비판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경찰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미국 프로풋볼(NFL)에서 소수 인종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무릎 꿇기’ 시위를 주도했던 콜린 캐퍼닉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 사진을 올리며 “이제 이해하겠나? 아니면 아직도 모르겠는가?”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래퍼 스눕독도 같은 사진을 올리며 “우리에게만 정의가 없다”고 비판했다. < 이정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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