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내부 비판세력에 날선 경계심과 적대감 반복 표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사회 내부에 암약하는 반국가세력”에 대한 “국민적 항전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반자유·반통일·검은 선동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한지 나흘 만에 강도 높은 ‘내부 사상전’을 공개 주문한 것이다. 야당은 “북풍몰이”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을지연습 첫날인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내부 반국가세력)을 동원하여, 폭력과 여론몰이, 그리고 선전, 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며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최근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지만, 단속과 척결의 대상이 내부 비판세력이란 점에서 ‘공안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윤 대통령이 내부 비판세력을 향해 날선 경계심과 적대감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을 언급하며 ‘내부 투쟁’을 강조했고 같은해 8월21일 을지 국무 회의에서는 “가짜뉴스와 위장 공세, 선전·선동을 철저히 분쇄하고 국론을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을지연습 국무회의’라는 자리에서 의례적으로 나올법한 ‘안보 의식 고취 발언’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이념 이슈’와 관련해 언급을 자제해온 윤 대통령이 최근 ‘반국가세력과의 대결’을 부쩍 강조하는 데는 ‘지지층 결집’과 ‘야당 등 비판세력에 대한 경고과 견제’의 의도가 동시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총선 뒤 야당 대표와 회담을 하는 등 협치를 도모했지만 국정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다”며 “최근 행보와 메시지는 보수 결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 같다. ‘통합’보다 ‘대결’을 하반기 국정기조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런 지적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전쟁을 보면 가짜뉴스와 사이버 선동이 동시에 있는 하이브리드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오늘 발언은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라며 ‘내부 단속용’이라는 일각의 시선을 부인했다. 전시 상황을 가정한 예방적 주문일 뿐 정치적 목적이 담긴 발언이 아니란 얘기다.
하지만 야당은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빨갱이 소탕 작전이라도 벌이겠다는 뜻이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광복절을 기해 식민사관에 물든 친일 정권임이 드러나자 이제는 북풍몰이 카드를 꺼냈다”며 “국무회의를 극우 지지층 결집용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위험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절대 군사적인 침략 등 평화를 깨는 방식의 통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꺼내 든 ‘자유 통일’을 두고 “윤석열식 흡수 통일”이라는 비판이 일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이승준 권혁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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