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명태균 녹취 추가 공개

명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 당선”

무속 이유 ‘이전 공약’ 영향 주장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8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한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무속적인 이유로 대통령실 이전을 권고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를 공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이전할 모양인가’라는 지인의 질문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명씨가 김 여사에게 기존 청와대를 이용하면 명운이 안 좋을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추정된다.

명씨는 이어 “내가 (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들어 왔는데”라고 말했다. 일부 끊긴 뒤 이어지는 대화에선 “내가 3월 9일이라서 당선된다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 (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가지고 함(성득) 교수가 전화왔어. 진짜 하루이틀 지났으면 (대선에서) 졌겠다 그랬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지는 대화에서도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의 기운이 안좋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강조했다. 또 “김종인 위원장 사무실에서 보니까, 15층이라 산중턱에 있는 청와대가 딱 잘보이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번 대화가 2022년 대선 이후 4월쯤 녹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1월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될 것”이라며 “기존 청와대 부지는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명씨의 조언이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전 공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민주당은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공개한 녹취와 관련해 “김 여사 등 핵심 인사들과 내밀한 관계였던 명씨의 대선 직후 발언이라 더욱 주목되는 부분”이라며 “명씨는 윤 대통령의 당선 이유도 김 여사에게 무속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 여사를 통해 무속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향 박용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