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이 대거 게시됐다는 게 골자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18일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결국 한동훈 대표는 오늘도 '한가족 드루킹 사건'에 대해 제대로 대답을 못 했다"면서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한 대표의 자녀 한지윤씨와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을 다수 올렸다는 것이다.

앞서 장 전 최고위원은 진형구(한 대표 장인과 같은 이름), 진은정(한 대표 배우자와 같은 이름), 최영옥(한 대표 장모와 같은 이름), 허수옥(한 대표 모친과 같은 이름) 등이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을 수백 건 게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한동훈 딸 명의 게시글 152개...장모 명의 글과 동일한 글도"

그는 "한지윤은 9월 10일 첫 글을 게시했는데, 허수옥과 같은 날 활동을 시작했다"며 "진형구, 진은정, 허수옥, 한지윤은 모두 '당원 게시판 1일 3게시물 제한'이 걸린 9월 10일 이후 갑자기 등장했다"고 했다. 또 지난 11월 4일의 경우 한지윤과 최영옥의 게시글이 동일했다는 것이 장 전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2달 동안 한지윤 명의 게시글은 152개"라며 "한지윤이 글을 올린 시간대, 마지막으로 글을 남기고 사라진 시간대는 나머지 가족과 1~2분 간격으로 비슷했다"고 부연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지윤 명의도 당원 게시판에서 여론조작을 일삼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공격했다"며 "한동훈 대표에 대한 노골적 찬양글도 다수다. 어떻게 딸 명의까지 이용해 여론조작을 할 수 있나? 아니면 아니라고 대답을 하든가, 주특기인 고소를 하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이 모든 게 우연일 확률은 0%"라며 "이렇게 확실한 증거가 나와도 계속 침묵하고 도망다닐 건가"라고 질타했다.

이상규 "1만 2000개 글 한 사람이 작성"... 또다른 매크로 의혹 제기

이날 당내 인사도 당원 게시판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한동훈 당게 게이트'가 14일차다. 아무런 조치가 안 되는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1만 2000개의 글이 한 사람에 의해 쓰여졌다는데, (일각에선) 매크로로 의심된다고 한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 측근도 감옥을 오래도록 간 사항이다. '드루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을 그렇게 비판한 분이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압박했다.

또 "1200개가 넘는 한동훈 일가 명의의 글이 쓰여졌는데, 어떻게 시간을 맞춰 올리겠냐는 조롱만 있다"며 "아이디, 비밀번호를 스마트폰에 저장하면 스마트폰 1대로도 글을 쓸 수 있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당게 게이트' 이후 '한핵관'들이 대통령실 공격을 멈췄다"며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당신들의 행동에 반성은 없나"라고 맹폭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1만 2000개의 글은 한동훈 일가가 아닌 김아무개씨라는 한 개인이 모두 작성한 것으로, 한동훈 일가가 쓴 1200여 개의 글과는 별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글에 데이터를 컬럼화해서 불러온 흔적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매크로를 돌렸다는 의미라고 한다"라며 "계속해서 관련 제보가 들어오고 있어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당내 논의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에 당장 계획된 바는 없다"면서 "지난 주에 (당내 법률자문위원회를 통해) 확인해 보겠다는 말씀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에 그런 진행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오마이 조선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