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협상 지지율, 1년 새 27%→52%
군 사망 6만~10만, 전투불능 중상 40만
동원 가능 우크라 남성 5%가 사망, 중상
‘끝까지 싸우겠다’ 63%→38%
60% 이상 ‘러에 빼앗긴 땅 포기할 수 있다’
3년이 돼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쪽 군인들은 얼마나 죽고 다쳤을까? 우크라이나 국민은 여전히 러시아군을 몰아낼 때까지 물러서지 말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할까?
러시아군 사망자 10.6만~20만 명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26일 기사 ‘우크라이나 군인은 얼마나 죽었나?’(How many Ukrainian soldiers have died?)에 따르면, 우선 러시아군의 경우 서방의 정보분야 관리들은 지금까지 최대 20만 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에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한 가장 최근 추정치는 6월 21일까지 10만 6000~14만 명의 러시아 군인이 숨진 것으로 돼 있다. 정보 출처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러시아 군인 사망자는 적게 잡아도 10만이 훨씬 넘는 엄청난 수치다.
우크라군 사망자 6만~10만, 전투불능 중상자 40만
우크라이나는 지원하는 동맹국들이 추정치를 제공하길 꺼리는 탓에 사상자 수를 알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정보기관과 국방부 관리, 연구원 및 오픈소스 정보기관에서 유출되거나 공개된 보고서 등에 나오는 사망자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적어도 6만~10만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했다. 여기에는 실종되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은 빠져 있고, 보고서들을 독립적으로 검증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망자 수에 대한 근사치를 제공한다. 여기엔 민간인 사망자가 포함돼 있지 않다. 민간인 사망자에 대한 자료는 너무 적지만, 그 수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아마도 40만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더는 싸울 수 없을 정도의 중상을 입었을 것으로 본다. 군인 사망자 1명당 6명 이상의 군인들이 중상을 입은 꼴이다.
전투동원 가능 연령 남성 5%가 사망 또는 중상
우크라이나의 인명손실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유에이 로시스(UAlosses)에 따르면,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적어도 6만 435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했다. 다른 자료들과 달리 UAlosses는 사망자의 이름과 나이를 카탈로그화해, 연령대별 성별(일부 여성들이 복무하지만 전투원의 대부분은 남성이다) 사상자 비율을 계산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전투(동원) 가능한 연령(18~49세) 남성인구의 0.5% 이상이 전쟁 이후 사망했다. UAlosses의 데이터는 포괄적이지 않고 모든 군인들 연령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전쟁에서 사망한 남성의 실제 비율은 더 높을 것이다. 계속 싸울 수 있는 경상자들 비율은 더 높을 것이다. 더는 싸울 수 없는 중상자 비율도 훨씬 더 클 것이다. 사망한 군인 1명당 6~8명의 군인이 중상을 입었다고 가정하면, 전투동원 가능 연령 남성 20명 중에 1명(5%)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셈이다.
한국전, 베트남전 때의 미군 총사망자보다 많은 수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인구 대비 전투 중 사망자 수는 베트남전쟁과 한국전쟁에서 숨진 미군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입은 인명손실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입은 인명손실은 모병한 외국인 전투원 사망자를 빼고도, 1945년 이후 이 나라가 치른 모든 전쟁들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이런 엄청난 인명피해를 부른 전쟁이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양쪽 당사자 모두 국민 사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그들 국민과 동맹국들은 싸움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많은 국민들이 유일한 출구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썼다.
우크라 국민 종전협상 지지율, 1년 새 27%→52%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를 이코노미스트는 그 엿새 전에 썼다.
‘대다수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제 전쟁을 끝내기를 바란다’(Most Ukrainians now want an end to the war)는 지난 20일 기사는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9일과 20일에 발표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52%가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1년 전 조사 때 27%였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끝까지 싸우겠다’ 63%→38%
또 “승리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결심한 사람의 비율은 1년 전인 2023년의 63%에서 지금 38%로 급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조차 내년에 외교적 해결을 기대한다고 최근 얘기했다. 이는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게 하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의 상황변화를 반영한다.
응답자 60% 이상이 ‘영토 포기할 수 있다’
지난 8월과 10월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해 계속 저항하며 싸워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감소했다. 수도 키이우에서 실시한 갤럽 조사 데이터는, 2022년 이후 지금까지 전쟁 계속 지지율이 39%포인트(p)나 줄었다. 전선에 가까운 동남부 지역으로 갈수록 감소 경향이 뚜렷했다.
응답자의 63%가 전쟁 종식을 바란다고 했고, 계속 싸워야 한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정전(휴전) 회담을 바라는 사람의 약 절반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우크라이나 영토의 19%)를 양보해도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양도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40%가 되지 않았다.(어떤 지역을 얼마나 포기[양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이는 명백히 엄청난 인적, 경제적 피해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전쟁 피로를 반영한다. 게다가 영토 보전을 확약했던 미국 등 서방에 대한 환멸이 커지면서 서방 지원에 대한 우크라이나인들의 기대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도 한몫 했을 것이다. 국내정치에 흔들리는 미국의 리더십과 대외 지원 실태를 그들은 지켜보며 실망했을 것이다.(이번 갤럽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장거리 에이 태큼스[ATACMS] 미사일 등 서방의 무기사용 제한을 완화하기 전에 실시됐다)
NATO 가입에 대한 기대도 큰 폭 감소
갤럽 데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 중 자국이 향후 10년 안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2023년의 69%에서 2024년에 51%로 줄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의 나토 가입을 서방에 거듭 요구해 왔으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넘어서는 안될 ‘레드 라인’이라 선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고를 의식하는 미국 독일 등 나토 주요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꺼리고 있다.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2차 정권(트럼프 2.0)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우크라이나에 정전(평화)협정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갤럽 조사는 점점 더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종전협상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푸틴의 러시아가 어떤 조건으로 협상에 응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 민들레한승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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