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주항공 사고기, 착륙 직전 '조류 충돌' 경고 6분 뒤 충돌"
무안국제공항이 제주항공 사고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는 조류 충돌 경고 후 1분 후에 조난신호인 '메이데이' 선언을 했고, 이후 5분 만에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안전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리핑을 맡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7분께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활동(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이어 1분 후인 8시 58분께 사고기 기장이 메이데이 신호를 보냈다.
이후 사고기는 오전 9시께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3분 후인 9시 3분께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이 활주로에 착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처음 착륙을 시도하다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주자 얼마 안 있다가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며 "그 당시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줘 조종사가 수용하고, 다시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외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사고기를 운항한 2명의 조종사는 기장의 경우 6823시간, 부기장의 경우 165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었다. 각각 2019년 3월, 지난해 2월 현 직책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의 2가지 블랙박스 가운데 비행기록장치의 수거를 마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음성기록장치는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세부적인 사고 상황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짧은 활주로가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무안공항 활주로는 2800m로, 그전에도 항공기가 운행했다"며 선을 그었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인천공항(3750∼4000m), 김포공항(3200m∼3600m) 보다는 짧지만, 다른 국제공항인 청주공항(2744m), 대구공항(2755m)보다는 길다.
국토부는 인명 피해 규모가 커진 데 대해 "동체 착륙을 한 뒤 화재가 났고 그 뒤에 소방 당국이 바로 출동했다"며 "어떤 원인으로 피해 규모가 커졌는지는 조금 더 조사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최근의 국적 항공사 인명 사고인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2명 사망, 181명 부상)의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11개월이 걸렸다. < 연합 김보경 임성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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