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대통령실 정진석 실장 주재 회의

“염치도 없이 주절거리다니”  “음흉한 철면피”등 비난 쏟아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제주항공 무안 참사에 대해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무안공항에서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너무나도 애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어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소방대원들과 모든 구조 인력의 안전도 최우선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오전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회의를 개최해 수습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회의가 끝난 뒤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24시간 비상 대응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유관 부처 간 협조 및 업무 조정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애도 뜻을 담은 페이스북을 올린 29일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자신에 대한 세번째 소환 통보에 불응한 날이다. 그는 지난 12일 담화에서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검찰과 공수처 수사, 헌법재판소 탄핵 절차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본인의 내란수괴 혐의와 관련한 사법절차는 외면하면서, 많은 국민이 희생된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는 ‘애도 편승’에 나선 셈이다.

이를 두고 대다수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관련 한겨레 기사에는 “제발 조용하시고 큰집 갈 준비나 잘 하시길 빈다. ”(소양강), “왜 지금 소리를 내는거죠? 모든 소환장 거부해버리고 무슨 낯짝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이러는) 자체가 유가족들에게 국민에게 모욕이다”(Young Choi) “염치도 없이 주절거리다니”(한줄평) 같은 댓글이 줄이었다. “음흉한 철면피”(민경) “입 다물라. 네 죄를 아직도 모르느냐? 인간이 아니구나. ”(서주형) “사진 올리지 마세요! 토나와요!”(토파즈) “감방이나 가서 평생 살아”(김성훈)라며 분노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 한겨레 장나래 기자 >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 연합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대통령실이 업무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대통령실은 29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긴급수석회의를 소집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4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대통령실이 업무와 관련 회의를 공개적으로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 다수의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회의 직후 공지글을 통해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24시간 비상 대응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고 원인과 정확한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고 가용 가능한 인력과 구조 및 의료 지원 등 대응 체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유관 부처 간 협조 및 업무 조정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용 가능한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지시사항을 유관 부처에 공유한 데 이어, 오전 회의 결과를 권한대행에게 별도 보고했다"며 "권한대행 주재로 긴급 중대본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건의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필요시 수시로 수석회의를 개최하고 권한대행 및 관련 부처에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접적 용어 사용했지만... 직무정지 상황에서 '월권' 지적도

직무정지 상태인 점을 의식해서인지 직접적인 지시나 명령이 아닌 '유관 부처에 공유', '권한대행에 보고', '권한대행에 건의' 등의 간접적인 용어를 사용한 게 눈에 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 결의로 직무정지 당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 비서실이 회의를 소집한 것 자체가 대통령실의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참사를 계기로 슬그머니 업무를 재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각종 포털 사이트의 관련 기사 댓글란에도 "이런 비극적이고 슬픈 상황을 이용하려고 하다니 정말 울화가 치민다", "대통령이 없는데 대통령실은 경거망동 말고 가만히 있어라!", "지금 대통령실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돕는 것" 등의 비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 오마이 김경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