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구가 정확하게 낭독될 것”

“민주주의 만세! 만세! 만세! 내란 종식 만세! 만세! 만세!”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외치며 서울 광화문 앞에 모인 시민들은 3·1절을 맞아 106년 전 그날처럼 만세 삼창을 했다. 집회가 시작된 뒤 오후 한때 내리던 비가 그쳤고, 시민들은 밝은 얼굴로 태극기를 흔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13차 범시민대행진(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이날 집회는 3·1절을 맞아 ‘올드 랭 사인’의 선율에 애국가 가사를 붙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애국가를 부르며 시작됐다. 경복궁역부터 광화문 앞까지 옹기종기 모인 시민들은 3·1절을 맞아 “민주주의 만세,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날 범시민대행진에서는 ‘북풍 몰이’를 꾀한 윤 대통령의 헌재 최종진술에 대한 비판이 줄이었다. 대표발언에 나선 이홍정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은 헌재 최후진술에서 다시 북한의 지령, 북한의 위협을 꺼내들었다. 비상계엄 사태와 궤변들로 우리는 반공 전쟁 정치가 비상계엄을 통해 거듭 반복되는 근본원인이 분단 냉전 체제에 있다는걸 깨달았다”며 “헌법을 유린한 내란 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는다면 깊이 뿌리내린 분단 냉전에 힘입어 저들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도 “윤석열은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이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호소형 계엄은 우리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탄핵 사유를 자백하는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을 방법은 이제 없다. 1∼2주 안에 헌재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구가 정확하게 낭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범시민대행진이 열리기 전 서울 도심과 여의도에서는 자유통일당과 세이브코리아 등이 연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나서 음모론과 극단적 주장에 바탕해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시민들은 헌법, 평화, 평등 같은 상식적인 가치가 전복되고, 폭력과 혐오가 합리화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스스로를 30대 백수라고 소개한 박혜림씨는 “법을 저보다 훨씬 배운 사람들에게 헌법대로 국정 운영하라는 말이 이렇게 어렵게 들릴지 몰랐다”며 “윤석열이 홧김에 내린 계엄으로 1919년부터 쌓아온 이 사회의 상식이 난도질 당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최소한의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나라”라고 분노했다. 이화여대 학생 장은아씨는 “이화여대에선 반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극우세력이 캠퍼스에 침입해 피켓을 부수고 학우를 밀치고 멱살까지 잡는 횡포를 부렸다”며 “저들이 주장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그런 것이다. 혐오와 반민주적 선동”이라고 말했다.
다만 혼란을 딛고 끝내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는 믿음은 강했다. 매주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50대 김아무개씨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방해하고 내란에 동조하는 사람들 이야기에 울화가 치밀지만 두렵지는 않다”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는 8대0으로 인용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헌법을 지키는 사람이고 윤석열은 헌법을 파괴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존재하지 않는 헛개비와 싸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범시민대행진 집회가 마무리되기 전 잠시 집회 현장의 불이 모두 소등됐다. 사회자가 “시민들 일치된 의견으로 선고한다 주문”을 외치자, 시민들이 외쳤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윽고 내란 사태 이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의 주제곡이 된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가 서울 도심에 울렸다. < 한겨레 이지혜 기자 >
윤석열 조속 파면 외치며…"3·1 정신으로 대한민국 만들자"
10만 시민, 촛불문화제·범국민대회 참가
"먼저 윤석열을 조속히 심판해야 한다"
"우리는 곧 새로운 민주 정부 만들 것"
"대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집권해야"
이재명 "총칼 두려워하지 않고 싸운 우리"
"대한민국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나가자"

시민들은 연휴 시작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와 광화문 앞에 모여 3·1운동 106주년을 기념하면서 그 정신을 잇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 '과 '내란 조기 종식'을 외쳤다.
1일 오후 2시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는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주최 쪽 추산 8만여 명의 시민들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특급 범죄자 김건희를 구속하라" "내란정범 국힘당을 해산하라" "내란범들을 철저히 단죄하자" "전쟁을 부르는 대북전단 살포 처벌하라"고 외쳤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헌법 제1조와 제2조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며 "우리 헌법은 3·1운동의 생생한 정신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3·1운동 가르침이 '통합'이라고 했다. 내란범과 무슨 통합이냐, 범죄자는 처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자현 도봉촛불행동 회원은 "3·1운동은 타민족을 향한 항거였지만, 어이없게도 지금은 제 민족에게 총칼을 겨눈 윤석열 대통령의 친일 쿠데타에 대한 항거"라며 "윤 대통령은 헌재 탄핵 재판에서도 속죄 없이 아스팔트 극우를 향한 외침으로 폭력을 발생시켰다. 현대 정치사 이래 모든 악의 근원이자 오만하고 더러운 원흉이 사라지고 나면 그 언저리에 있었던 떨거지도 샅샅이 찾아 단죄하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은 통기타를 어깨에 메고 나와 대중가요 '타는 목마름으로'와 '일어나'를 열창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이 독립 만세를 외쳤던 그 심정으로 '민주주의 만세'를 외쳐보겠다"고 했다. 촛불 시민들도 손 의원의 열창에 호응해,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됐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3·1절을 기념해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애국선열을 기렸다. 추 의원은 "윤석열은 민주공화국의 반역자"라며 "윤석열은 헌재에서 야당에 의해 내란 공작, 탄핵 공작을 당했다고 한다. 명태균과 김건희 대선 경선 여론조작이 하나씩 드러나니 윤석열은 이를 모면하고자 내란을 일으켰으면서 우기고 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윤석열을 조속히 심판해야 한다"며 "(윤석열은) 민간인 노상원과 함께 부정선거와 유언비어로 선거관리위원회를 습격했다. 윤석열을 비판하는 세력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하고 가짜뉴스라고 우겼다. 윤석열이 뿌려댄 독극물에 오염된 지지자들은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고 사법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제는 국힘 주진우 의원이 공수처를 물어뜯자마자 검찰이 공수처를 압수수색 했다"며 "검찰은 내란에 가담한 것이 명백하다. 그런데도 셀프수사로 검찰만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더니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검찰은 내란 수사 방해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추 의원은 "헌재의 신속한 탄핵 인용만이 무너진 법을 회복시킬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종결시켜 달라. 106년 전 3월 1일 우리 선조들이 대한독립과 자주를 외쳤던 것처럼 국민들과 함께 외쳐보겠다.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추 의원 발언 후 펑크록밴드 타카피가 '독립군가' '치고 달려라' '임을 위한 행진곡' '살아야겠다' 등을 끝으로 이날 촛불문화제가 마무리됐다. 촛불시민들은 오후 3시 30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야5당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주최 쪽 추산 10만 명의 시민이 모였고, 당 지도부 포함 의원 130명이 참석했다.
'야5당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의 사회를 맡은 민주당 김용만 의원은 "오늘은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 혁명의 근간이 된 것이 3·1운동"이라며 "그 날의 정신을 다시 되살려 민주헌정 수호를 위해 야 5당이 함께 이 자리에 모였다. 지금 내란 세력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국민의 뜻을 짓밟았다. 1919년 우리 선조들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듯이 우리는 국민 주권을 되찾기 위해 싸우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과 함께 "내란종식 민주수호 윤석열을 파면하라" "헌정파괴 극우세력 이 땅에서 몰아내자" "내란동조 국민의힘 국민들이 심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한 뒤, 야 5당 대표들은 무대에 올라와 시민들과 당원들에게 인사했다.

이어 진행된 야 5당 대표들의 발언 시간에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3월이 왔다"며 "윤석열 파면을 시작하는 3월 1일이자 위대한 평화 혁명인 3·1운동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내란 세력이 완전히 종식되며, 극우 폭동 세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없고, 윤석열 내란 일당이 무너뜨린 원칙과 상식이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우리는 곧 새로운 민주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것이다. 시민 사회가 신뢰하고 연대할 때만 민주주의가 확장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낡은 정치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야 하니 신뢰와 연대로 함께해 달라"고 덧붙였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12월 3일 시민들이 국회 앞을 막지 않고 야당 국회의원이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며 "윤석열이 원칙인 나라가 됐을 것이며 시민들은 자유롭게 대화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경제가 무너지든 말든 시민이 고통받아도 쳐다보지 않는 정권이 이어졌을 것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시간은 100년 이상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 수괴의 완전한 청산을 해내자"며 "윤석열 한 명의 파면으로 만족할 수 없다. 내란 사전 모의에 누가 얼마나 가담했고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닌지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 우리에게는 내란 세력 심판과 동시에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야 5당이 손을 맞잡고 공동 집회를 열 수 있어서 참 든든하다"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최후 변론에서 '간첩'이라는 단어를 25번 언급했다. 말끝마다 야당, 민주노총, 북한, 중국 탓을 하는데, 윤석열 정권의 국정원, 방첩사, 검찰, 경찰은 대체 임기 내내 뭘 했단 말이냐"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의 걱정은 따로 있었던 것"이라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단결하는 것이 윤석열의 걱정이다. 국민 여러분, 이제 대통령의 파면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파면 이후에도 멈추지 않을 극우 정치를 확실히 제압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윤석열의 파면이 끝이 아니"라며 "내란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가 단단히 연합해 압도적 승리로 집권해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정권 교체의 쇄빙선이 될 것이다. 우리 함께 압도하는 정권 교체를 이뤄내 보자"고 제안했다.
김 대행은 "다음은 탄핵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뤄내야 한다"며 "무소불위 검찰이 해체되고, 사회권이 보장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에 앞서 내란 특검, 명태균 특검을 반드시 이뤄내 내란의 전모를 파악해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가수 강산에의 '깨어나'와 '넌 할 수 있어' 공연이 있었다. 강산에 씨는 "함께 연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12월 3일 그날 밤 소식을 듣고 국회로 달려가 주신 시민과 의원, 국회 당직자, 보좌관 등 수많은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먼저 "시민 여러분이 목숨 걸고 싸워주신 덕분에 살았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감사 인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은 소수 강자의 폭력 지배가 인정되는 세상이 아닌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서로 존중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 세상 아니냐"며 "이름 없는 민초들의 피땀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5위 군사 강국, 10위권 경제 강국이 됐다. 이러한 물질적 성장을 넘어 김구 선생이 꿈꾼 문화 강국도 이룬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2월 3일 윤석열이 경찰과 군을 동원해 국민을 위협하고 용서받지 못할 역사적 반동을 일으키려 했지만, 다시 시민들이 광장에서 군사 반란을 저지했다"며 "총칼과 장갑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맨손으로 싸운 우리다. 부정한 욕망이 만든 어둠을 응원봉의 빛으로 걷어내며 국민의 위대한 역사로 만들어 나간 우리다. 그런 우리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이 너무 크다"며 "자영업자들은 IMF 때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며, 수출 기업은 내란 때문에 위기로 몰리고 있다. 어려운 국민의 삶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평화와 안보마저 위태로워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아직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빛의 혁명도 완성되지 않았다"며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가까우며, 영원할 것 같은 겨울도 가고 봄이 온다. 아름답고 따스한 봄을 두 손을 함께 잡고 만들어 나가자. 희망의 대한민국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선언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끝으로 야 5당 의원들과 시민들은 함께 3·1절 대형 태극기를 넘기는 퍼포먼스를 하며 "내란 종식 민주 수호 윤석열을 파면하자"고 외쳤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이재명 “연평도 꽃게 밥 될 뻔”…윤석열 파면 촉구 야5당 집회
노상원 수첩 속 국회의원 수거 계획 짚으며
“법치주의 부정하는 건 수구조차 못 되는 반동”

“12월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연평도 가는 그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함께 목숨 걸고 싸워 주셔서 여러분과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개인적으로 감사드립니다.”
3·1절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야당 집회가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대에 올라 ‘정상 사회’의 회복을 강조하며,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고 일침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 여의도에선 음모론과 사법 불신에 바탕해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국민의힘 의원 상당 수의 참여 속에 열렸다.

1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개 야당은 헌법재판소 주변인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주변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열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한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발언에 앞서, ‘연평도 꽃게 밥’을 언급하며 계엄 선포 당시 신변을 지켜 준 시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내란 중요임무종사자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암시된 국회의원 수거·제거 계획을 짚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 공화국의 기본 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며 내란 반동에 동조하는 사람과 세력들이 있다”며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보수일 수 없다. 수구조차도 못 되는 반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서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106년 전 이날 선대들이 외친 것처럼 상식과 도의를 복구하자”고 외쳤다.

이날 무대에 오른 야당 의원들은 저마다 1919년 3월1일 이후 만들어 온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되짚으며, 12·3 내란 사태가 가지는 심각한 의미를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우리 선조들은 폭압에 맞서 죽음 무릅쓰고 거리에 나섰다. 참으로 어렵고 고된 시간을 지나서야 우리는 권력자가 군경의 총칼로 국민의 주권을 빼앗는 일을 결코 반복해선 안 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며 “(만약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나라, 이를 어길 경우 종북세력 반북세력으로 낙인찍고 처단되는 나라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쪽과 여당 일부 의원들은 당시 계엄 선포가 ‘경고용’이었다면서도, 최후변론 등을 통해 계엄선포 배경에 북한이나 중국 간첩에 따르는 반국가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 도심과 여의도에서 기독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집결한 가운데,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도 늦은 오후부터 경복궁 앞에 몰려들었다.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5시부터 경복궁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 13차’를 열었다.
3·1절에 맞춰 손팻말이나 복장에 ‘태극기’를 활용한 시민이 많았다. 안산에서 집회에 참여하러 왔다는 50대 김아무개씨도 태극기를 든 채 “태극기는 독립운동가들이 지켜 온 상징인만큼 우리가 되찾아 올 필요가 있다”며 “내란을 동조하고 부추기는 일부 국민이 있고 화도 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8대 0 탄핵인용을 굳게 믿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지혜 임재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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