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야5당 집회-범시민대회 열려


야당·시민들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 석방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
야5당 "꽃샘추위 막아도 봄은 오고 있어"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 완수"

시민대표들,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 돌입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내란의 밤처럼 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밤잠을 설치셨을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잠 못이루는 밤이었습니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직후 열린 8일의 첫 주말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을 떠올렸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지난 1월 15일(구속영장 발부는 1월 19일)까지 불면의 밤을 보냈던 시민들은 7일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이은 이날의 석방 소식에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광장에 나와 법원과 검찰의 행태에 분노하며 내란종식 결의를 다졌다.

 

시민들은 외쳤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 5당 대표들은 집회 현장에서 "내란이 종식될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등 전국 곳곳의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분노의 항의집회를 열고 있던 오후 6시쯤 과천의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저들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검찰이 윤 대통령의 석방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던 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동 사거리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 '130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안국역에서 경북궁 동십자각 인근까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이날의 집회를 여는 발언에서 "어제 법원이 구속기간 만료된 후에 억지 논리로 윤석열 구속취소 판결을 내렸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석방지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검찰은 윤석열을 구속 기소했던 스스로를 부정하는 자기 부정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내란수괴의 호위병, 정치검찰 해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이 윤석열 대역죄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권 공동대표는 "지금 검찰과 사법부에 있는 내란공범들이 윤석열을 복귀시키고 법기술을 총동원하는 농간을 부리는데, 우리 국민들은 이자들의 행보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따박따박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저들의 세상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 정부를 건설하는 것이 내란 종식이고 윤석열 파면을 완성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잡은 손 절대 놓지 말고 단결하고 단결해서 끝까지 싸워가자"고 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은 법원에서 진행되는 내란죄 판단이라, 헌재에서 진행되는 탄핵 결정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며 "오히려 신속한 파면 결정을 내릴 이유가 더 생긴 것이다. 국론분열과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헌재는 신속하게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이 의원은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그의 죄가 사라지진 않는다. 12월 3일 헌법을 짓밞은 사실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들은 윤석열 내란 수괴가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갈까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저는 내란을 저지른 자는 사면복권 감형, 심신미약 가석방, 보석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함성과 박수로 호응했다.

 

이 의원은 그들에게 다짐했다. "윤 내란수괴가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내겠다. 법과 정의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겠다."

 

시민들도 잇따라 발언대에 올랐다.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은 시립대 학내에서 극우집회가 열려 학생들이 막은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내란세력의 준동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그는 "어제 구속취소도 내란세력에 힘을 실어준 일이라 온국민이 분노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우리는 이들에게 숨 쉴 틈조차 주지 말고 완전히 소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지금 당장 파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사찰하던 신원불상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노은결 소령의 아내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여야, 좌우, 이념 관계없이 우리 가족이 겪은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하여 법적 제재가 가해지도록 해달라"며 "윤석열 계엄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윤석열을 빠르게 파면하고, 내란 동조자들은 철저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은 포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와 관련, "폭탄 떨어진 곳이 휴전선에서 불과 30킬로미터(㎞) 거리다. 만약 폭탄 떨어진 곳이 북쪽이었다면 어떻게 됐겠나. 전쟁났을 게 뻔한 거 아니냐"며 "윤석열은 작년에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 자극하고 충돌이 일어나면 그걸 핑계로 계엄을 하려고 했다. 그때 윤석열과 함께 전쟁을 공모한 자들이 완전히 청산됐느냐. 내란이 완전히 진압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그는 "설마 했는데 계엄이 터졌다. 설마 했는데 전쟁을 일으키려 했다. 설마 했는데 이제는 윤석열이 감옥에서 나오려 한다"며 "아직까지도 설마설마하면서 전쟁 위기를 그냥 넘겨야 하는가.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단 1퍼센트(%) 우려라도 있다면 이를 마땅히 제거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진 촛불문화제에서는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노래패 '작은노래'와 가톨릭 시국미사 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등이 문화 공연을 펼쳐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꽃샘추위가 막아도 봄은 오고 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바로 같은 자리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야5당 공동 내란종식·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5당 집회에는 15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과 당원이 참가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헌법재판소가 변론 종결한 윤 탄핵 사건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한다고 들었다"며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은 구속됐지만 단 한 차례도 제대로 피의자 신문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당연히 헌재에 피의자 신문조서 제출도 안됐는데 무슨 영향을 받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탄핵 때 박근혜 헌법 재판소 결정문에 단 한 줄 '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뇌물수수와 강요죄로 기소하였다'라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지금 이뤄지는 구속취소니 석방지휘니 분단위로 일단위로 계산하느니 하는 이 모든 것이 윤석열 파면 결정에 0.1그램(g)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각 당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어제 윤석열 구속취소 이후 우리는 잠들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 이 자리에 어떤 마음으로 왔을지 충분히 그 마음이 느껴진다. 기가 차고 화가 난다"며 "검찰의 실수든 고의든 동의하지 않는다. 내란수괴가 풀려난 일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절대 일어나서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파면을 시작으로 수많은 국정농단과 시장교란행위를 철저히 밝혀내고 법적 단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조금 전, 대검 수뇌부가 즉시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에 대한 석방지휘를 지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 결과 파면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검사 선배 윤석열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검찰의 눈물겨운 충정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했다. "3년 내내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해 왔던 정치검찰이 김건희와 명태균에 대한 수사에서 그러했듯 이번에도 의도적 무능을 연기하며 국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밝혀내야 한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12월 3일 밤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다시 활개치는 상상만으로도 크나큰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내란수괴가 죽기 전에 감옥문을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동체 상식과 지성의 힘이고, 그 힘을 만드는 주체는 국민"이라며 "계엄포고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 바로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분께서 그 지성의 힘을 발휘해주실 걸 믿는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들은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온 국민이 시달리고 있다. 내란성 두통, 내란성 불면, 내란성 우울. 온국민이 내란으로 울화병에 걸렸다"면서 "이건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처방은 딱 하나다. 윤석열 파면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 토요일에도 윤석열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여러분, 살고 싶으십니까? 마지막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울려퍼질 주문(主文)을 같이 한번 외쳐보자"고 했다. 시민들은 김 대행의 선창에 맞춰 외쳤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야 5당 대표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발언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 당시) 심우정 본인이 막판에 검사장 회의 개최해서 시간을 끌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석방 지휘를 결정한다면 심우정 본인의 자기탄핵이 될 것이고, 김건희 집안 마약 사건 연루를 덮어주고 검찰총장을 상으로 받았다는 그 풍문을 확인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은 파면될 것이다. 국민 여론은 명백하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파면 여론이 높고 중도층 파면 여론도 명확하다. 그러나 지금은 긴장하고 긴장하고 또 긴장해야 할 때"라며 "모든 끝에는 깔딱고개가 있다. 지금이 그 마지막 고개의 시작이다. 우리가 지금 할 일은 헌재 결정을 방해하고 협박하는 극우세력으로부터 헌재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치열하게 빛의 혁명, 마지막 고개를 함께 넘어가자"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야 5당 대표들이 '윤석열 파면' 문구를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5당 대표는 집회 말미에 무대에 올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낭독을 통해 "제아무리 강한 꽃샘추위가 봄을 막아서도 봄은 이미 우리에게 오고 있듯이 내란수괴 윤석열과 내란세력의 발악이 성공한듯 보여도 헌법의 심판,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이 승리할 것이고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위대한 우리 국민은 12월 3일 밤 장갑차와 총칼도 맨손으로 막아냈다. 12월 14일 탄핵열차를 국회로 헌재로 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오색빛이 넘실거리는 이곳 광장에서 저들의 군사반란을 완전히 진압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야5당 대표자들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참가한 야5댕 대표들과 국회의원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야5당 대표는 "국민과 함께 우리의 손으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낼 것을 엄중히 선언합니다"라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이날 야5당 범국민대회에는 대중가요 가수 이은미가 무대에 섰다. 이은미는 '녹턴' '가슴이 뛴다' '애인 있어요' 등을 불렀다. 두 번째 곡 '가슴이 뛴다'를 부를 때는 무대에 내려와 시민들 사이에서 열창을 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은미는 노래를 부르며 시민들과 손을 마주 잡았다. 유행가 '애인 있어요'를 부를 때는 시민들이 다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안국동 사거리 집회에 이어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 행진해 합류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가수 이은미가 공연을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석열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자"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이어 오후 5시부터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에는 3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구속취소 거부한다" "석방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호림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차고넘치는 증거 앞에서도 혐의를 부정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며 헌재 변론조차 선동의 장으로 악용한 자의 구속취소에 항고를 포기하고 석방하겠다니, 심우정 검찰총장은 진정 내란공범으로 시대의 죄인이 되고자 하는가"라면서 "비상행동은 심 총장과 지휘부의 즉각사퇴를 촉구하며, 특수본이 대검의 부당한 지휘에 따르지 않고 즉시 항고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

 

이 공동의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검찰까지 국가기관에 남은 내란의 공범, 윤석열 하수인들이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반공 이데올로기와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민에 대한 혐오로 자라난 극우의 결집과 폭력이 계속된다"며 "지금의 사회적 혼란을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은 헌재의 신속한 파면 결정이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 파면한다"고 외쳤다. 시민들도 "파면한다"고 따라 외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최새얀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이번 구속취소 결정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기존과 달리 일수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했고 원래 뺐던 체포 적부심 시간을 포함해서 구속기간이 만료됐다고 했다. 법원이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며 "이번 결정이 더 분노하게 만드는 이유는 공권력 탄압으로 구속된 노동자, 시민들의 권리로 보장받아야 할 것을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의 권리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

 

최 변호사는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며 "분명한 것은 구속취소가 됐다고 윤석열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파면되고 처벌받아야 할 국가폭력 헌법파괴 범죄자"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말한다. 이번 구속취소와 탄핵심판은 어떠한 상관도 없다''며 "헌재가 해야 할 일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으로 동요할 게 아니라 혼란에 빠지는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즉각 파면하는 것이다. 그 자가 다시 관저로 숨지 못하게, 권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법의 심판을 우롱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팡으로 인해 2년째 해고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최효 씨는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7일 법원은 윤석열 구속을 취소했다. 법은 투쟁하는 노동자 시민에게 한없이 냉혹하고 기독권 이익을 보호할 때 한없이 관대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팡에는 일용직 노동자 대상으로 퇴직금과 주요 수당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처럼 매일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은 부재하다"며 "내란범 윤석열에게는 없는 법리도 만들어 구속 종료를 결정하고 신속하게 항고를 포기하여 석방의 길을 열어주는 공권력과 너무 대비된다"고 했다. 그는 "일용직을 보호하는 법은 없고, 윤석열 석방시키기 위해 없는 법을 만들어내는 이 나라가 법치주의 국가가 맞느냐"고 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

 

용인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김가온 씨는 "모두 내란의 밤 공포를 느끼며 온몸으로 민주주의 지켜냈다. 내란에 실패한 후 탄핵안이 가결되고 장고 끝에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체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렇게 고생한 우리가 윤석열 그냥 풀어줄 수 있겠냐"며 "윤석열 즉시 항고해 세상이 더렵혀지지 않게 윤석열을 영원히 봉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집회 도중 윤석열 석방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민들의 규탄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비상행동 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 '밍갱'은 "어떻게 이렇게 매번 화를 치미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탄핵 국면은) 우리들이 언 손을 불어가며 응원봉 쥐며 깃발 흔들고, 누군가는 광장을 만들고 모이며 치열하게 싸운 결과 아닌가"라며 "내란범 석방이라니 말도 안 된다. 내란범에게 어울리는 건 감옥뿐"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은 내란범 석방을 누구 맘대로 결정하느냐"면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한다! 검찰 지휘부는 사퇴하라!"라고 외쳤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연단에 올라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포했다. 의장단은 "오늘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은 시민분들과 함께 행진을 마치고 윤석열이 파면되는 그때까지 경복궁역 4번출구 서십자각터에서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면서 "민주주의 후퇴를, 헌법의 파괴를, 법치주의 후퇴를 도저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 우리는 2024년 12월 3일밤 국회에 달려왔던 그 마음으로, 여의도에 모였던 그 결기로 다시 한번 헌법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움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외쳤다. "도처에 숨어 있는 내란잔당들이 또다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파괴할 수 없도록 다시 광장에 모이자. 윤석열을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고, 내란잔당들을 모두 몰아낼 때까지 끝까지 광장을 지키자!"

 

이날 집회에서는 가수 정밀아와 박준, 밴드 잠비나이 등도 문화 공연을 펼쳤다. 시민들은 본 집회를 마친 뒤,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다시 광화문 앞으로 돌아와 늦은 밤까지 노래와 발언 등을 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해산한 뒤에도 일부 시민들은 서십자각에서 진행되는 무기한 철야단식 농성을 응원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시민집회가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48분쯤 경기 과천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와 지지자를 향해 인사한 뒤 약 30분 뒤인 오후 6시 16분쯤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했고,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네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주최로 열렸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파면’ 대형 피켓을 들고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네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석방 지휘 결정은 심우정 검찰총장 본인의 자기 탄핵 선언이 될 것입니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헌법재판소에서 다음 주 울려 퍼질 주문입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이후 첫 장외집회를 연 야당이 즉시항고 포기와 석방 지휘를 주문한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 '탄핵'을 경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 야 5당 대표들은 "윤석열은 끝내 파면될 것"이라며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후 6시께 석방돼 지지자들에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관련기사 : 웃으며 손 흔든 윤석열, 끝까지 지지자들만 챙겼다 https://omn.kr/2chz7).

"윤석열, 100일 후에도 내년에도 감옥에 있을 것"

검찰이 윤 대통령 석방의 열쇠를 쥐고 있던 8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시민들과 함께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내란종식 민주수호', '김건희를 수사하라' 등의 손팻말을 든 참석자들은 동십자각까지 이어지는 차선과 열린송현 녹지광장 일대를 빼곡히 채웠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야 5당 대표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야 5당 일동은 법원의 윤석열 구속 취소 인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상 내란공범의 길을 가고 있는 검찰총장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검찰의 즉시항고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 권우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네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김건희를 수사하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야 5당은 이날 무대에 올라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하는 동시에 '탄핵'을 예고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조금 전 대검찰청 수뇌부가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 지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윤석열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쿠데타를 일으켜 파면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검사 선배'를 버리지 못하겠다는 충정인가"라며 비판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검찰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마땅히 항고해야 함에도 시간을 끌고 있다"며 "검찰총장 심우정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 상황은 전적으로 심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석방 지휘를 결정한다면 심우정 본인의 자기 탄핵 선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 5당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확신하기도 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을 확신한다"며 "헌법재판소 그 자체를 믿기 때문이 아닌,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주권자 국민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 역시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100일 후에도, 내년에도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야 5당 대표 공동선언문에서 "위대한 우리 국민은 12월 3일 밤 장갑차와 총칼도 맨손으로 막아냈고, 12월 14일 탄핵 열차를 국회로, 헌법재판소로 향하게 만들었다"면서 "국민과 함께 손을 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 소식에 야유를 보내고 있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구치소 나온 윤석열, 지지자에 90도 '감사 인사'

한편 야 5당 대회가 열리기 직전인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대검찰청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관련, 즉시항고 포기 및 석방을 지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수사팀의 반발로 석방 지휘가 잠시 지연됐으나 결국 특수본은 오후 5시 20분께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약 30분이 지난 오후 5시 54분엔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로 바로 이동했다. < 오마이 박수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