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나흘간 모은 서명 헌법재판소에 제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윤석열 대통령 '만장일치 파면'을 바라는 대학생 1만여 명의 서명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됐다. 서명 운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비상계엄 직후 대학생과 청년·학생의 힘으로 내란 상황을 진압했다"며 "이번에도 대학생의 힘으로 '나의 삶과 미래를 위해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외침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아래 시국회의)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는 대학생 1만여 명의 서명을 발표했다. 앞서 시국회의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인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 세계 220개 대학에서 1만 1197명의 학생 서명을 받았다.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엔 시국회의 대표자들이 헌법재판소 민원실로 이동해 취합한 대학생 서명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언성을 높였으나 경찰의 저지로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헌재, 흔들리지 말고 파면 선고하라"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한 뒤 서명지를 제출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로 이동하고 있다. ⓒ 이정민
시국회의는 이 자리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만장일치 파면, 대학생의 힘으로 만들 것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시국회의는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3일 전국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끝나지 않았다"며 "윤석열의 내란을 성공시키기 위해 '작은 윤석열들'은 권력의 핵심 요직에서부터 아스팔트 광장,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지금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와 윤 대통령 석방 등을 언급하고 "이에 맞서 우리는 전 세계 220개 대학에서 1만 1197명의 대학생으로부터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서명을 모았다. 윤석열 석방 소식이 전해지고 나흘 만에 모인 열망이었다"고 알렸다.
부산대학교 학생 이승민씨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오늘(14일) 탄핵 선고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언제 선고가 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기 위해 부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씨는 "들어야 하는 수업도, 가야 하는 아르바이트도 있지만 모든 일상을 내려놓은 채 서울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윤석열 파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서명지 접수증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또 "계엄 당일 전전긍긍 집에서 유튜브 라이브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무력감을 느꼈고, 남태령 아스팔트와 한남동에서 싸우는 동지들을 보며 감사함과 부채감이 공존했다"며 "이제 우리도 모든 걸 걸고 싸움에 나섰다. 헌재는 흔들리지 말고 당장 파면 선고를 내리라"고 강조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 박서영씨는 대학가의 민심은 '윤석열 파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나흘간 대학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면서 정말 많은 대학생과 마주했다. 야유를 보내거나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수고한다'며 음료수와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학생, 응원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고 했다.
숙명여자대학교 학생 서예진씨도 "윤석열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제가 사랑하는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겠다는 생각에 무서워서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서씨는 "억지 논리만 펼치는 극우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자"면서 "'내란수괴는 사라져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외치는 데 함께 해 달라. 역사 속에서 대학생이 언제, 어디서나 앞장서 왔듯 앞으로도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당당히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구에 의사봉을 두드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기자회견 말미 대학생들은 직접 윤 대통령에게 파면 선고를 내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준비해 온 의사봉 모양 손팻말을 들고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이후 시국회의는 대학생 1만여 명의 서명을 모은 박스를 들고 헌법재판소 민원실로 향했다. 김민지 집행위원장 등이 민원실 앞에 도착하자 인근에 있던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들을 향해 "빨갱이 아니냐", "북한으로 꺼져라" 등 수준 이하의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성명을 제출하고 나온 김 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대학생들이 모은 요구(만장일치 파면 촉구 서명)를 헌재가 인정해서 윤석열을 파면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헌재 주변에 있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는 결코 민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박수림 기자 >
"석열이형 편이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윤 대통령을 당장 파면해야 할 또 다른 이유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시위를 벌이는 한 지지자가 윤석열 대통령 얼굴을 새긴 태극기를 들고 있다.권우성
올해 3.1절엔 아파트 베란다에 걸린 태극기를 본 기억이 없다. 아무리 국경일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예년만 못하다지만, 그래도 3.1절과 광복절이면 베란다마다 드문드문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어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곤 했다. 국경일엔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는 걸 법 조항처럼 여겨온 세대여서다.
태극기 배지를 가방에 매달거나 붙이고 다니던 아이들도 근래엔 보기 힘들어졌다. 요즘 아이들에게 태극기는 애국심의 표상이라기보다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었다. 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나 가방이 유행이었고, 야외 행사 때 태극기 문양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하는 경우도 흔했다. 말 그대로, 태극기 전성시대였다.
"괜히 오해할까 싶어서 일부러 떼어 냈어요."
가방에 열쇠고리처럼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한 아이는 태극기 액세서리들을 얼마 전 죄다 처분했다고 한다. 보통 헐값에라도 친구들에게 팔거나 선물하는데, 사거나 받겠다는 경우가 아예 없었다며 그냥 버렸다는 거다. 개중에는 태극기 문양의 필기구와 호루라기 등 쓸만한 것들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요즘 들어 그는 "너 '태극기 부대'냐"라거나 "이왕이면 성조기도 함께 달라"는 조롱을 심심찮게 받는다고 한다. 친구들끼리의 장난 섞인 말이지만, 하도 자주 듣다 보니 여간 찜찜한 게 아니라는 거다. 예전엔 디자인이 예쁘다거나 잘 어울린다며 부러움을 샀지만, 이젠 욕먹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자유와 애국이라는 말이 오염됐다

▲한 외국 쇼핑 사이트에서 파는 'ROKA(Republic Of Korea Army) 티셔츠. 티셔츠 뒷면에는 KOREA ARMY라고 적혀 있다.ebay
지난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로 아이들에게조차 태극기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나빠졌다. 덩달아 'ROKA(Republic Of Korea Army)-티'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까지 전국 고등학생의 평상복이자 체육복으로 불렸던 티셔츠다. 현역 군인들이 입던 생활복이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소비된 것이다.
'ROKA-티'나 얼룩무늬 옷을 입고 다닐라치면, 대번 '석열이 형' 편으로 낙인찍힌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탄핵 반대 집회에 가보면 군복 차림의 참가자들이 여럿이다. '전우회'라는 이름을 내건 깃발을 들고 빨간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낀 초로의 남성들이 사실상 집회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참고로, '석열이 형'은 요즘 아이들이 윤 대통령을 호칭하는 방식이다. 그들 중 열에 여덟아홉은 그렇게 부른다. 기성세대에겐 비아냥처럼 들릴 테지만, 딱히 그렇지는 않다. '석열이 형'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기획한 웹 예능 프로그램(석열이형네 밥집)에서 등장한 용어다.
이후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되면서 아이들에게 익숙한 호칭이 됐다. 그들이 느끼기에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이력에다, 거칠고 투박한 말투와 마초 같은 몸짓에 가장 부합하는 호칭인 셈이다. 적어도 남자아이들에겐 긍정적인 의미에 가깝다.
비상계엄 당시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로 난입한 장면을 본 뒤, 군이라고 하면 누구든 계엄군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군의 최고 지휘관들의 한심한 수준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아이들조차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수호한다는 국군을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조롱을 넘어 회피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태극기와 국군뿐 아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온 가치들조차 봉변을 당하고 있다. 이제 '자유'라는 말은 함부로 사용하기 께름칙한 단어가 됐다. '내란 수괴'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기자회견과 경축사 때마다 입버릇처럼 자유를 외쳐왔다. 자유라는 단어를 빼면 아예 문맥이 연결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젠 자유가 민주주의라는 말조차 오염시키는 수식어가 됐다.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민주주의는 좌파 용어이고, 자유민주주의는 우파 용어라고 단정하는 아이들이 있다. 북한의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아니냐며, 그들의 민주주의와 구별 짓기 위해서는 앞에 자유라는 단어를 꼭 붙여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설명까지 덧붙인다.
반면에 자유를 '극우'와 동일시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자유라면서, 외국인이 듣는다면 윤 대통령이 '자유의 수호신'처럼 느껴질 법하다고 비아냥거렸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선 정당의 이름에 자유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대개는 극우 정당이라는 나름의 근거를 대기도 한다.
한 아이는 자유가 '극우의 폭력성을 감추는 가면' 같은 거라고 단언했다. 일단 자유라는 말을 끌어다 붙이면 누구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거다. 민주주의보다 자유민주주의가 훨씬 더 자유로운 것 같고, 폭력적 시위에도 자유라는 수식어를 쓰면 정의롭고 적법한 행동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언어도단일지언정 그렇다는 거다.
그의 말을 엿듣기라도 한 걸까. 지난 '1.19 서부지법 폭동'을 저지른 폭도들을 대변하는 한 변호사는 폭동을 '자유 운동'으로 명명했다. 사법 기관을 물리적 폭력을 사용해 점거하고 판사를 붙잡아 처단해야 한다고 악다구니 쓴 이들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두둔한 거다.
"우연히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을 지나가다가 '애국 청년'이라는 말을 듣고 순간 당황했어요."
자유와 함께 치도곤당한 대표적인 단어는 '애국'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 집회는 사실상 어르신들의 '독무대'였지만, 지금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얼추 네다섯 명 중 한 명이 청년 세대일 정도로 젊어졌다. 혹자는 탄핵 반대 집회가 인기 극우 유튜버와 기독교 신도를 중심으로 꾸려지다 보니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느닷없이 '애국 청년'이라는 칭찬을 들은 그는 '탄핵을 반대하면 애국자고, 찬성하면 매국노인가?'라는 삐딱한 생각이 들었단다. 가슴 뭉클하게 하는 애국가마저 순간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고작 '내란 수괴를 위한 구명 운동'을 거창하게 애국으로 포장한 저들의 인식이 우스꽝스럽다면서도, 애국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척 부담스럽다고 했다.
자유에 이어 애국이라는 숭고한 단어마저 극우 세력이 독점해 악용하는 양상이다. 숫제 두 단어를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부 언론에서도 그들의 표현을 그대로 받아 쓰면서 편견을 공고화하고 있다. '애국 청년'을 '자유 청년'과 마구 혼용하면서 자유와 애국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거다.
이름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파면돼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단식 농성장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금융-사무노동자 시국선언대회'를 하고 있다.이정민
헌법 질서를 위협한 사법부 침탈을 '국민 저항권 행사'로 제멋대로 규정하고, 폭동을 '항쟁'으로 높여 부르는 이들에게 '언어'를 빼앗겼다. 우리말로도 모자라 영어까지 그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 탄핵 반대 집회의 이름부터 'Save Korea'다.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뜻인데, 기실 그들이 구하려는 건 윤 대통령이며, 나아가 그들의 기득권이다.
'공정'과 '상식'의 개념이 더럽혀진 건 이미 오래고, '자유'와 '애국'의 가치조차 훼손되어 말 꺼내기조차 민망한 시절이다. '아닌 밤중 홍두깨' 같았던 비상계엄으로 군의 명예는 실추됐고,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도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경이 됐다. 이 모든 게 2년 반 남짓의 윤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벌어진 일이다.
요컨대, 난맥상인 단어들의 '정명(正名)'을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은 서둘러 파면되어야 한다. 계엄령을 옹호하기 위해 '계몽령'이라는 신조어까지 지어내는 기괴한 현실에서, '이름을 바로잡는' 일만큼 시급한 건 없다. 이러다 국어사전을 새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아이들의 낯 뜨거운 조롱에 기성세대로서 얼굴이 화끈거린다. < 서부원 기자 >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시당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상욱 의원은 “울산 당협의 실질적 추대가 철회된 것은, 제가 비상계엄해제와 대통령 탄핵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저는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면 정당을 떠나 행동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당위이자 자격이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무리 속에 있으면서 배타 당한다는 게 좀 힘들다."
김상욱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당 안에서 본인이 지속적으로 공격당하고 있는 데 대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12·3 비상계엄을 명확히 반대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찬성 표결에 나선 이후 그를 향한 당내 주류의 비난과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 권성동 원내대표가 탈당을 공개적으로 권유할 만큼 분위기가 험악한 상황이다(관련기사: 탈당 권유했지만 '탈당 권유'가 아니라는 국민의힘 https://omn.kr/2bsw6).
특히, 김 의원이 지난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에 하나라도 탄핵 기각이 된다면 저는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 투쟁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한 게 기폭제가 됐다(관련기사: 국힘, 헌재에 '윤석열 탄핵 각하' 탄원... "압박 아니라 읍소" https://omn.kr/2cjri).
강민국 의원은 13일 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이재명의 민주당과 민(주)노총의 의견과 같이하는 이 발언에 대한 뜻을 말해달라"라고 날을 세웠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양수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한 개인 의원의 발언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중대한 사안"이라며 당 지도부가 명확한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내란 사태 이후에도 친윤계가 당의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가운데, 소수에 불과한 소신파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이다.
"탄핵 인용되면 화풀이 대상 찾을 것, 아마 제가 될 것"
김상욱 의원은 1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혼자인 게 아무래도 고립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무리 속에 있으면서 배타 당한다는 게 좀 힘들다"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무리 속에서는 철저하게 혼자임을 느끼고 있는데"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비상계엄 직후만 하더라도 '잘못되었다, 탄핵은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국가의 혼란을 최소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런 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런 목소리를 내던 분들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도 생각을 표출하기가 힘들다. 또 내부 분위기는 더 강성으로 간다"라며 "그러다 보니 더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정치라는 한자어가 바르게 다스려 간다는 뜻이지 않느냐?"라며 "지금 우리가 반드시 회복해야 되는 것, 지켜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이다. 또 헌정질서이다. 또 법치주의이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탄핵 선고가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훼손한 것을 되돌리는 첫 단계"라고 본인의 소신도 재확인했다. "바른 방향, 우리 누구나 다 알고 있다"라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파면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특히 '단식'을 언급했던 본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제가 '결연하게 이렇게 할 것이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저는 만약에 탄핵 기각이 이루어진다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가 무너졌는데 헌법을 지키기로 선서한 국회의원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탄핵이 기각되는 순간이 민주주의가 멈추는 순간"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저도 그런 결연한 마음이지만 광장에 나가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정치인이 자꾸 광장에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본인들이 해야 될 일을 국민들께 짐을 자꾸 지우면 이 사회의 갈등이 깊어진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치인들이 선동하고 이용하려고 하고 자신의 힘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이럴수록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타협하고 본연의 할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얘기를 하는 과정이었는데 뒷얘기는 사라지고 앞 얘기만 (주목을 받았다)"라고 당시 단식 발언의 맥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본인을 향한 탈당 압박에 대해 "계속 있었던 것"이라며 "탄핵이 인용이 되든 기각이 되든 저는 매우 큰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인용이 되면 동료들이나 아니면 저희 당의 강성 지지층들은 뭔가 화풀이 대상이 필요하겠다. 아마 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제가 옳음을 추구한 데 따른 값을 치러야 된다면 값을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그거는 제가 정치를 하는 이상 당연한 귀결"이라며 "감당해야 될 몫"이라는 말이었다.
권성동 "그 친구한테 관심이 없다"라며 즉답 피해

▲권성동 원내대표 대면한 김상욱 의원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권 원내대표는, 당 일각의 김 의원 징계 요구에 대해 "그 부분 대해서는 원내 사안이 아니고 당무 사안이라 제가 입장 밝힐 처지에 있지 않다"라고 거리를 뒀다. "우리 당 당헌·당규상 중앙윤리위원회는 당 지도부와 독립된 지위에서 업무를 하게끔 돼 있어서, 윤리위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징계 개시나 이런 게 결정되리라고 보고 있다"라며 칼자루를 윤리위에 넘긴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12일 백그라운드 브리핑 당시에도 김 의원의 발언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노 코멘트' 하겠다"라며 "이제 김상욱 의원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는 저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저 관심이 없다, 그 친구한테"라고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징계 요구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통해서도 "국민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면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 위안하며 겨우 버티고 있다"라며 "저의 언행이 당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 오마이 곽우신 기자 >
'● Hot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주당 박찬대 “영구집권 시도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될 것” (0) | 2025.03.16 |
---|---|
110만 빛의 시민들 "헌재는 윤석열 8대0 파면하라" (0) | 2025.03.16 |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 사법부 독립성 뛰어넘는 행위 (1) | 2025.03.15 |
[윤석열 내란 ] 15일 ‘100만 시민 윤석열 파면 총집중의 날’ 대규모 집회 (1) | 2025.03.15 |
윤석열 탄핵선고 지연에 야당 긴장감…“심상찮다” “8대0 불변” (0) | 2025.03.15 |
박정희보다 못한 윤석열 계엄…“경고성? 위헌 자백한 것” (0) | 2025.03.15 |
[윤석열 내란] 검찰 즉시항고 끝내 포기, ‘윤-검 동일체’의 몰락 (0) | 2025.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