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운명 24일 결론…“이번 주 윤 선고 없어”


국힘 등 요구대로 ‘변론 먼저 종결된 순서’ 선고
‘선입선출’ 원칙상으론 먼저 접수된 윤부터 해야
헌재, 절차 문제 내부 격론 탓에 시간 지체했나

26일 이재명 선거법 2심 선고까지 고려해 결정?
결국 윤 선고는 다음 주 중후반에나 이뤄질 듯

민주 “강한 유감…헌재 흔들린단 의구심 커져”
한덕수 선고가 계엄 위헌·위법성 판단 ‘가늠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12.19 [대통령통신사진기자단] 연합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24일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선고는 이번 주를 넘겨 한 총리 선고 이후로 또 미뤄지게 됐다.

 

헌재 공보관실은 20일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3월 24일 오전 10시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선고기일에 관한 공지는 없었다. 공보관실은 이번 주에 윤 대통령 선고 공지를 할 계획이 없으며, 한 총리와 같은 날 선고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데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던 한 총리 탄핵소추안도 같은 달 27일 본회의를 열어 재적 의원 300명 중 1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92표로 가결한 바 있다. 당시 해외 체류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을 제외한 야당 의원 191명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으며, 조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투표를 거부했다. 표결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총리 탄핵안의 의결 정족수는 대통령 탄핵과 같은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이 아닌 '재적의원 과반(151석)'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한 총리가 그 전날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선언하자 곧바로 탄핵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에는 ▲'김건희 특검법'과 '채해병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방치 ▲비상계엄 내란 행위 공모·묵인·방조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체제 등 총리로서 행한 업무와,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행한 업무를 합해 총 5가지가 탄핵 사유로 적시됐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8 연합

 

한 총리 탄핵심판 사건에는 이처럼 12·3 비상계엄 내란 행위의 위헌·위법성에 관한 내용이 주요하게 포함돼 있고,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 채택 등 윤 대통령 측이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각하’를 주장하는 부분도 겹쳐있기 때문에 24일 선고가 향후 이어질 윤 대통령 선고 결과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리 탄핵심판 사건은 윤 대통령 사건보다 13일 늦게 헌재에 접수됐지만 변론 종결은 오히려 6일이 더 빨랐다. 헌재는 지난달 19일 단 한 차례 변론을 끝으로 한 총리 사건 변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한 총리 변호인단은 물론 국민의힘과 수구언론 등에서는 헌재가 한 총리 사건을 먼저 선고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해왔다. 반면 민주당과 시민사회에서는 ‘선입선출’ 원칙에 따라 먼저 접수된 윤 대통령 사건이 우선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가 이 같은 양쪽 입장을 검토하고 결국 절차상 시비를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여권 측 주장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 격론을 벌이는 등 시간이 지체돼 윤 대통령 선고기일을 여태 못 잡고 미뤄왔을 수도 있다. 헌재가 앞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요 탄핵심판 사건을 먼저 털어내고 한 총리 사건까지 24일 선고하기로 함에 따라 윤 대통령 선고는 다음주 중후반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고 2~3일 전에 청구인과 피청구인 양측에 기일을 통지하는 관례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 선고는 빠르면 26일, 늦으면 28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주요 사건 선고를 이틀 연속 내린 전례가 없으며, 과거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모두 금요일에 선고된 바 있다. 국민의힘과 극우 진영은 정국 반전을 노려 26일로 예정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가 나온 뒤에 윤 대통령 선고를 해야 한다고 기대해왔는데, 헌재가 그 점까지 고려했는지는 알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1.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에 대한 선고기일이 윤석열에 대한 선고기일보다 먼저 잡힌 데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헌재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까지는 선입선출의 원칙을 지켜왔다. 그런데 왜 선입선출을 어기고 윤석열보다 먼저 한덕수에 대해 선고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러니 헌재가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정치적 주장에 흔들리고 있다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헌재가 윤석열에 대해 선입선출의 원칙을 어그러뜨린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헌정질서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진 헌재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윤석열에 대한 선고기일을 지체 없이 결정해 파면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윤석열 파면’ 이후 내다봤나…한덕수 먼저 탄핵심판 선고, 왜

법조계 “한덕수 기각돼 복귀하면 국정안정 효과”
윤석열 선고, 28일 유력…다음 주 후반 내려질 듯

 

 
 
윤석열즉각퇴진 사회대걔혁 비상행동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앞에서 ‘이번주를 넘길수 없다. 주권자의 명령이다’라며 윤석열 즉각 파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전에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을 먼저 선고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국정이 불안정한 상황을 윤 대통령 선고 전에 해소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선고일은 한 총리 선고 이후인 다음주 후반이 유력해 보인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최우선으로 심리하겠다는 기조와 달리 한 총리 탄핵 사건의 결론을 먼저 내놓기로 했다. 전직 헌법재판관은 2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헌재가 한 총리 탄핵 사건을 기각해서 한 총리를 복귀시켜 국정을 책임지게 하면, 만약 윤 대통령을 파면하더라도 국정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먼저 선고 일정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사건보다 먼저 변론이 종결된 사건들의 결론을 앞서서 내놓는 게 공정하다는 윤 대통령 쪽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총리 탄핵 사건은 지난해 12월27일 접수돼 윤 대통령보다 6일 먼저인 지난달 19일에 변론을 마쳤다. 한 총리 사건까지 먼저 처리하면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해 헌재가 절차를 서둘렀다는 윤 대통령 쪽과 여권의 공격도 방어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접수한 지 96일째인 20일에도 헌재는 평의를 이어갔다. 세부 쟁점을 두고 재판관들 이견 조율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헌법연구관 출신 법조인은 “헌재는 하나의 소추 사유를 인용했다고 해서 나머지 사유를 판단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며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세한 쟁점이라도 재판관들이 의견을 모으지 못하면 선고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 사건 선고기일이 오는 24일로 잡히면서 윤 대통령 사건은 다음주 후반부로 밀리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 사건 결정문 작업은 세밀하고 방대한 조정이 필요한 작업이어서 한 총리 선고일 다음날인 25일 선고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26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일인데다, 고3 모의고사 날이다. 헌재 인근 학교들이 윤 대통령 탄핵 선고일에 학생 안전을 위해 임시휴업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날도 선고는 어렵다. 27일은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는 헌재의 정기선고일이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처럼 중대하고 관심을 받는 사건을 정기선고일에 다른 사건들과 함께 선고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동안 헌재의 주요 사건은 주 후반부에 선고되는 경향이 있었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가 모두 금요일에 있었고,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선고도 금요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선고는 목요일이었다. 이 사건들 모두 정기선고일이 아닌 날로, 2~3일 전에 지정됐다. 경찰 등 주변 기관들과 경비 방안 등을 평일에 미리 논의하려면 주 후반부에 선고하는 것이 원활하다는 게 헌재 안팎의 설명이다.  < 한겨레 오연서 김지은 장현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