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파묻히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통과의 진실

● COREA 2025. 3. 23. 14:5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검찰 정권' 탄생과 집권에 힘 보탠 여러 협조자

정치검찰과 손잡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과 세력

2023 이재명 체포동의안 통과가 보여 준 문제
최근 이재명도 '당내 일부가 검찰과 짜고' 증언

'막말' '폭언'이라고 '경악'하며 덮으려는 언론들
진실과 기득권 카르텔 구조를 밝히는 것은 중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9.21. 연합

 

윤석열 탈옥 사태는 정치검사들이 결코 인권, 공정, 상식의 대변자가 아니고 윤석열 내란세력과 쿠데타의 공범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면서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검찰은 이미 오랫동안 기득권 카르텔의 핵심적 주축이었는데, 윤석열 시대에는 아예 그 우두머리 자리에 올라갔다.

 

그런데 이처럼 '검찰 정권', 또는 '신검부 정권'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기득권 카르텔의 다른 구성원들인 주류언론, 사법부, 정치세력들의 협력은 필수적이었다. 정치검사들이 주류언론-정치세력과 손잡고 누군가를 악마화하면서 표적 수사하고 기소하면, 보수적일 뿐 아니라 기득권 카르텔과 여러 갈래로 연결된 사법부에서 '자판기'처럼 영장과 판결을 내주는 식이었다.

 

진중권, 김경율처럼 옆에서 추임새를 넣으며 검찰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지식인들의 구실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런데 이처럼 검찰과 유착-협력 관계에 있는 정치세력 중에는 국민의힘과 보수우파 정치세력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일부 정치인과 세력도 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지적과 비판이었다.

 

민주당 정부에서 윤석열 사단이 검찰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는 과정과 2019년 조국몰이, 2020년 윤미향 마녀사냥 등이 그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됐다. 검찰과 언론이 조국 장관과 윤미향 의원을 마녀사냥 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이낙연 지도부도 결코 방어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부 정치인들은 같이 돌을 던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있다. 2023.9.27. 연합

 

이것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는 2023년 9월의 국회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 통과 과정이었다. 윤석열 집권 이후 이재명과 주변에 대해 무려 370번이 넘는 압수수색을 벌이며 마구잡이 수사와 기소를 하던 검찰은 결국 몇 가지 사건을 묶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더구나 당시에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폭정에 맞서 20일 넘게 단식 농성 중이었다.

 

이재명 대표가 단식하다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 날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어서 법무부는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했다. 이것이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것은 명백했다. 놀라운 것은 표결 결과였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지만, 민주당에서도 30여 명이 찬성 또는 기권표를 던져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일주일 후에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기각하지 않았다면, 이재명 대표는 구속됐을 것이다. 그랬다면, 윤석열 정권은 이번 12.3 쿠데타를 통해서 이루려고 했던 목표 중 하나인 이재명 제거를 훨씬 더 일찍 이룰 수 있었다. 이 과정은 민주당의 일부 세력이 검찰의 칼을 빌려서라도 이재명을 제거하고 당권을 잡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그런데 최근 이재명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 당시 상황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2023년) 6월에 민주당에서 유력한 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저한테 '사법 처리가 될 거니까 당 대표를 그만둬라. 그만두지 않으면 일이 생길 것이다'라며 시점까지 정해줬다. 그게 나중에 보니 (검찰의) 영장 청구 시점하고 딱 맞아떨어졌다."

 

이것을 근거로 이재명 대표는 당시의 체포동의안 통과가 "당내 일부하고 (검찰이) 짜고 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충격적이면서도 중요한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당시의 이재명 구속 시도가 윤석열 정권과 검찰이 정치적으로 기획한 탄압이었고, 동시에 탄압받고 있는 야당의 내부에서도 그것에 협조한 세력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정황이기 때문이다. 

 

채널에이 유튜브 방송 화면 갈무리

 

따라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미리 알고서 이재명 대표에게 시점까지 정해주며 사퇴를 압박한 "민주당에서 유력한 분"이 누구인지, 검찰과 민주당 일부 세력의 유착과 협력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였는지 밝혀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거의 어떤 언론도 이것에 관심을 보이거나 더 깊이 있는 탐사 취재와 보도에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막말", "폭언"이라고 규정하면서 "경악"하는 반응들만 쏟아졌다. 그 발언이 '모처럼 민주당 내부에서 서로 다른 계파 간에 진행되던 소통과 화합에 찬물을 끼얹었다'라는 논리였다. 이처럼 대부분 언론은 철저하게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민주당 일부 세력'에게 감정이입하고 스스로를 동일시하면서 이 사안에 접근했다.

 

왜냐하면 2023년 9월 당시에,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과 구속을 위해서 검찰과 협력한 것은 '민주당 일부 세력'만이 아니라 바로 대다수 언론이었기 때문이다. 단지 조중동같은 족벌언론만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중도, 개혁, 진보 언론들도 별로 다르지가 않았다. 거의 모두가 한목소리로 합창하듯이 '이재명 체포동의안의 가결'을 주장하고 지지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키고, 이재명 일극체제와 방탄 정당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라는 대다수 언론의 프레임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져라'라는 강력한 압박이었다. '범죄자를 감싸며 민주당 2중대가 될 것이냐'라는 프레임과 압박 속에 진보정당과 의원들도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막상 검찰의 표적 수사와 기소를 통한 '이재명 죽이기'와 구속영장 청구가 과연 정당한지는 크게 관심을 보이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갈수록 명백해지는 '윤석열 일극체제'의 정권과 집권여당, '김건희 불체포 특권'에 대해서도 별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단순히 '검찰과 짜고 친' 결과라고 볼 수는 없었다.

 

그보다는 '정치검찰–족벌언론–보수우파 정치세력–재벌'로 연결된 기득권 카르텔의 구조와 힘, 작동 방식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 구성원들은 좋은 학교 나오고 시험 잘 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간 최상층의 사람들이고 학맥, 혼맥, 혈연 등을 통해서 서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9.21. 연합

 

더구나 '윤석열 검찰정권'은 족벌언론과 과두체제를 구성하고 법조기자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화려한 법 기술과 '누구든 검찰과 사법부의 공정한 심판을 믿고 따라야 한다'라는 뿌리 깊은 담론에 의존해서 훨씬 더 촘촘하고 효과적으로 권력을 지탱했다. 중도, 개혁(진보) 언론과 민주당의 일부 세력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은 중도개혁 정당이면서 동시에 국민의힘에 가 있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사람들이 포함된 '포괄정당'이기에, 검찰과 손잡으려는 세력도 나타났다. 이들이 검찰의 칼을 빌어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표를 제거하려는 것을 목격한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충격에 빠지고 분노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했다.

 

그러자 대다수 언론은 또다시 그런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이견을 용납하지 않고 공존을 거부하는 개딸', '좌표를 찍으며 보복하려고 하는 비이성적인 팬덤'으로 낙인찍고 매도하기 시작했다. "가결표 색출, 징계 운운하며 내부 권력투쟁에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당시 <경향신문> 사설)라며 지난 일은 덮고 넘어가자고 했다.

 

총선에서도, 정치검찰이나 족벌언론과 유착해서 당 지도부를 공격한 민주당 정치인들이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공천에 떨어지자, 대다수 언론은 그것을 "비명횡사"라고 규정하며 비난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재명 대표의 '검찰과 당내 일부의 협력' 발언에 대해서 '당의 화합을 파괴하는 막말과 폭언'이라는 프레임으로 덮어버리고 있다. 

 

검찰의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거듭해서 이재명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있었다/ 채널에이 유튜브 방송 화면 갈무리

 

하지만 민주당의 어떤 유력인사와 정치인들이 정치검찰과 손잡고 탄압받는 야당의 지도자를 제거하려고 했는지, 그 구체적 과정과 방식은 무엇이었는지는 그냥 덮어버릴 문제가 아니다. 진실을 파헤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할 문제이다. 그것은 '이재명의 경쟁자들에게 보복하면서 다른 목소리를 억누르고 이재명 일극체제를 만들기 위해서'가 전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기득권 카르텔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다. 기득권 카르텔이 단지 '정치검찰–족벌언론–보수우파 정치세력–재벌'을 넘어서서 어떻게 민주당의 일부나 중도-개혁(진보) 언론까지 포섭하거나 영향을 미치며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만 기득권 카르텔의 구조와 힘을 약화시키거나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이번에 우리가 윤석열 검찰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하더라도, 기득권 카르텔의 구조와 힘은 형태만 달리한 채 다시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기회를 잡아 반격하며 모든 것을 되돌리려 할 수 있다.   < 민들레 전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