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에 서류 접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 주도의 사상 초유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10일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 선출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낮 12시35분에 서울남부지법에 가처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이 자신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후보를 당의 새로운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는 절차를 완료하자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라며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반발한 바 있다.

 

앞서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하고 자신의 후보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남부지법에 냈지만, 재판부는 지난 9일 당의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 장나래 기자 >

 

김문수 “야밤의 정치쿠데타…불법 후보 교체 책임 묻겠다”

“명백한 당헌 위반…법적·정치적 조치 즉각 착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 주도의 사상 초유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0일 국민의힘이 자신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무소속 한덕수 후보를 당의 새로운 후보로 교체한 것에 대해 “이재명 괴물과 싸워야 할 당이 괴물로 변했다”며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 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야밤에 정치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인 일이 벌어졌다”며 “어젯밤 우리 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기자회견은 이날 새벽 국민의힘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김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한 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새로운 후보로 등록하는 절차까지 마무리한 데 따른 것이다. 

 

 “여러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입니다”라는 말로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한 김 후보는 당의 이런 ‘강제 후보 교체’를 “명백한 당헌”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당헌은 대통령 후보를 전당대회나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하게 돼 있는데, 전국위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가 후보 교체를 결정했다”며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제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한 후보를 정해놓고 저를 축출하려고 했다”며 “결국 오늘 새벽 1시경 대통령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새벽 3시부터 (한 후보가) 32건의 서류를 준비하게 해 현장접수를 강행했다”며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 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에게도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은 우리 쪽에 후보 취소 통보도 하지 않았다”며 “후보 등록을 위한 준비도 다 돼 있었지만, 우리에게 (후보 취소 및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새로운 후보 신청 등록을 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알려주지 않아서 (새 후보 신청을) 못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법적 조처를 예고한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곧장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대통령 후보 사무실로 이동했다. 자신이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임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재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뒤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지명한다. 과반이 재선출을 찬성하면 대통령 후보는 한 후보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 기자회견문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입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지난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습니다. 어젯밤 우리 당의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후보로 선출해 주신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습니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재명이라는 괴물과 싸워야 할 우리 당이 어젯밤 괴물로 변해버렸습니다.

우리당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 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습니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입니다.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축출하려 했습니다. 결국 오늘 새벽 1시경 정당한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이어 새벽 3시부터 단 1시간 만에 32건의 서류를 준비하게 해서 현장 접수를 강행했습니다.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 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습니다.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에게는 반드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의 탑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 해주십시오.

 

국힘 내부서도 “대국민 사기극” “쿠데타”…후보 기습 교체 반발

 

 
 
한덕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교체. 연합

 

국민의힘이 10일 새벽 기습적으로 대통령 후보 교체에 나서자 당 내부에서도 “대국민 사기극” “기습 쿠데타” 등의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국민이 잠든 새벽 시각, 국민의힘은 불과 62명의 찬성을 빌미로 수십만 명의 책임당원과 국민이 참여하여 민주적으로 선출한 대통령 후보를 전격 취소했다. 이는 명백히 대국민 사기극이며 쿠데타”라며 “특정세력의 원내 다수의 힘을 바탕으로 한 무력찬탈행위에 전 당원들과 국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떨쳐 일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한덕수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던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한덕수 무소속 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통령 후보로 등록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후보교체 막장극을 강력 반대한다’는 글을 올리며 “당 지도부는 당원들과 국민이 잠든 한밤중에 기습 쿠데타처럼 민주적으로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취소시키고, 사실상 새 후보를 추대하는 막장극을 자행하고 있다”며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교체 정치공작극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대선 패배주의에 따른 당권장악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당헌·당규와 정당의 민주절차를 무시한 불법 무도한 폭거다. 세계 민주정당사에서 전무후무할 흑역사와 치욕의 날로 기록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갖가지 꼼수까지 동원하면서 정식 절차를 통해 선출한 후보를 일방적으로 교체하는 건 정당사에 남을 치욕적 장면”이라며 “‘심야의 한덕수 추대'는 우리 당의 도덕성과 상식의 눈높이가 얼마나 국민의 그것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수십억 들여 경선은 무엇하려 했나. 말장난 서커스였나”라며 “당을 존중하고자 무던히 노력해왔지만 이 야밤의 법석은 당의 원칙에 대한 심대한 도전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적었다.

 

박정하 의원은 “한덕수 후보의 선거를 도당위원장으로서 지휘할 자신이 없다”며 강원도당위원장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 한겨레 강재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