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도 하기 전 '이재명 독재'라 국민 협박
당선되자 '나라 안팎 위기'라며 놀부 심보
나라 망쳐놓은 윤석열에게는 왜 말 못했나
회유 · 협박 범벅된 글, 칼럼이라 보기 힘들어
댓글엔 '안 찍은 사람 위한 정책 펴란 말인가?'

글 쓰기 전에 개념 정리부터 해야겠다. 이 글에선 한국의 정치 진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지 않으려 한다. 민주와 반민주로 나누려 한다. 국힘당은 보수 정당이 아니다. 독재 시절을 그리워하는 수구 결사체이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이익집단이다.
대통령 윤석열은 무지와 무능으로 나라에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모자라 법을 무시하고 희롱하는 실정과 폭정으로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그뿐인가, 민심은 등을 돌리고 퇴진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저 살자고 계엄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하여 친위 쿠데타의 내란을 저질렀다. 그런 망나니 대통령을 배출하고도 반성은커녕 내란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한 정당을 민주 정당의 범주에 넣을 순 없지 않은가. 입으로는 헌법정신을 말하면서 실제 행동에선 헌법을 부정하고, 엿장수가 엿 다루듯 자기들 맘대로 법을 주무르면서 국민에겐 법치를 강요하고, 법을 무기로 삼아 정치적 반대자들을 괴롭히는 정당을 민주국가의 정당이라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런 시각에서 나는 조선일보를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수구 정파의 기관지이고, 기득권에 목을 매는 이익집단의 대변지이다. 내가 아는 한, 조선일보는 정론직필로 포장하여 친일 반민주 독재정권을 옹호하고 언론 자유를 오남용하며 민주주의를 억누른 적은 있어도 언론의 윤리를 지키는 정론과 직필로 민주주의를 위해 진정하게 싸운 적은 없다. 오죽하면 주가조작과 디올백의 오물을 뒤집어 쓰고 있는 김건희를 욕하던 사람들이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다는 김건희에게 박수를 보낼까. 다 용서해줄 테니 꼭 그렇게 하라며.

조선일보는 자칭 ‘1등 신문’이다. 언론으로서의 1등이 아니라 독재정권에 유착한 대가로 지금까지 신문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시장점유률 1위 신문이다. 박정희 시절에는 사주가 ‘밤의 대통령’으로 불렸고, 독재의 시대가 가고 민주주의가 도래한 이후에는 정권을 창출하기도 하고 퇴출시키기도 한다는 오만함과 교만함의 중간쯤 어디에서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희한하게도 조선일보 사주는 매년 1월 1일에 신년사를 발표하는데, 방상훈 씨가 사장이던 작년에는 ‘조선일보는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이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신문이며, 할 말을 하는 신문’이라는 신년사를 발표했었다. 진짜 그런가? 내 눈에 조선일보는 ‘대기업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재벌기업 대변지이며, 사주의 이익과 사주 집안의 미래를 생각하는 신문이고, 언론으로서 할 말이 아니라 사주를 대신하여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신문’으로 보이는데?
방상훈 사주의 신년사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가짜뉴스와 정치 양극화로 인하여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단다. ‘진위를 구분하기 힘든 흑색선전과 선동이 극성을 부릴’ 거란다. ‘그럴수록 언론이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야’ 한단다. ‘오직 사실에 입각해 진실을 추구하는 팩트 퍼스트(fact first) 원칙에 충실해야’ 하며, ‘독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가짜뉴스가 설 자리는 없을 거’란다.
진단도 정확하고 해법도 정확하다. 언론이 불편부당의 자세로 사실만 충실하게 전해도 흑색선전과 선동의 가짜뉴스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어떤가? 그 반대로 하고 있지 않은가?
신문의 1면은 여론 형성에 방향을 제시하는 의제 설정의 역할을 한다. 21대 대통령 선거일을 2주일 앞둔 5월 20일, 조선일보 1면의 톱기사 제목은 <‘득표율 60%’ 절대 권력 향해 가는 李>였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세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자 ‘절대 권력’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으로 재를 뿌리려는 의도가 보이는 그 제목에선 조선일보의 공포가 선연하게 드러난다. 궁금하다, 대선 후보가 윤석열이었어도 조선일보는 1면에 그런 제목을 대문짝만하게 달았을까? 조선일보가 언론이라면, 제목을 <‘득표율 60%’ 내란 심판 분위기 고조>라고 뽑아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사흘이 지난 5월 23일, 조선일보 1면 톱기사의 제목은 <이재명 주춤, 김문수·이준석 상승>이다. 사실이 그러한지, 아니면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담은 제목인지 아리송하다. 다음 날의 조선일보 1면 한가운데에는 <이재명 45% < 김문수 36% + 이준석 10%>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김문수와 이준석의 지지율을 합치면 이재명보다 높다는 거다. 조선일보는 김문수와 이준석의 후보 단일화를 그렇게 채근했었다. 내 귀에 조선일보의 후보 단일화 채근은 ‘제발 나 좀 살려달라’는 아우성으로 들렸다.
칼럼은 어떠했던가. 김대중 전 주필을 위시하여 조선일보가 배출한 걸쭉한 기자들의 기명 칼럼은 한결같이 이재명에 대한 업신여김의 악의를 거리낌 없이 그리고 격렬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이번 대선에선 강천석 칼럼이 특히 그랬다. 살펴보자.
6.3 대선 선거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5월 10일, 조선일보에 실린 <이재명, 제 발로 내려올 수 없는 ‘대중 독재’ 사다리 오르나>라는 제목의 강천석 칼럼은 제목부터 살벌하다. ‘제 발로 내려올 수 없다’는 건, 윤석열처럼 끌려 내려온다는 거다. 이건 칼럼이 아니라 공갈이고 협박이다. 국민 다수가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건 ‘독재’란다. 그렇다면 임기 내내 지지율이 바닥을 긴 윤석열은 민주적인 대통령이었나?
다음 대통령은 몰락과 쇠퇴의 가속(加速) 페달을 밟았다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단다. 그만큼 나라 곳곳의 병(病)이 깊단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책임이 크단다. 나라 곳곳에 병이 깊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왜 이재명과 민주당의 책임인가? 이재명이 대통령이고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었나?
이재명 후보는 자신에게 유죄(有罪) 판결을 내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탄핵과 국회 청문회 소환으로 협박했고, 재판 연기 목적을 달성했단다. 다수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야당 지도자의 대선 출마를 봉쇄하려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법 규정을 대놓고 무시한 초고속 졸속 재판으로 사법부의 신뢰를 무너뜨린 장본인은 이재명이 아니라 조희대 대법원장과 9명의 대법관들이다. 그런 이유로 대법원장 탄핵 얘기가 나온 거다.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는 것이고, 폭탄주 들이키는 음주에 교통법규를 무시한 과속 난폭 운전으로 적발된 것인데, 왜 단속하느냐고 따지면 무어라 답해야 하는가?
이번 대선은 예사 선거가 아니란다. 이재명 대통령을 1년 2년 겪어보면, 그때가 마지막 기회였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될지 모를 선거란다. 그 말인즉,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재명 찍은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수도 있으니 이재명에게 표를 주지 말라는 거다. 조선일보는 이렇게 보수층과 중도층 유권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며 겁을 준다. 이건 칼럼이 아니라 공갈이고 유권자 협박이다.
독자들의 뇌에 ‘이재명 공포증’을 주입하는 살벌한 조선일보이지만 국힘당에겐 달콤하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중 독재가 될 것인데, 그런 시대에도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숨을 쉬고 있을지 걱정이란다. 논리 비약도 이 정도면 확증편향을 넘어 정신병원 수용 각이다. 공동운명체라 그런지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상실한 국힘당을 걱정하는 마음이 애틋하긴 하다. 이래서 조선일보는 국힘당 기관지라 하는 거다. 국힘당이 보수 정당이고, 조선일보가 언론이라고? 소가 웃는다. 대중 독재라고? 이재명 지지자들이 집단 독재를 한다는 건가? 웃던 소가 화를 낸다.

대선을 열흘쯤 앞둔 5월 24일에 실린 <“하느님 너무하십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은 더 노골적이다. 국회는 법안 찍어내는 인쇄기가 됐고 사법부는 이미 허리가 꺾여 무력화되어 ‘절대 권력’ 체제가 되었으며 박정희 이후에 가장 두려운 권력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단다. 우습다. 박정희 시절의 조선일보 사주는 ‘밤의 대통령’으로 불렸다. 조선일보에게 박정희는 ‘두려운 권력’이 아니라 호가호위하며 단물을 빨게 해준 든든한 배경이었고 오늘의 부귀영화를 안겨준 은인이 아닌가. 그런 은인을 모욕하다니, 박정희 신도들은 조선일보 절독 운동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은 일’보다 우선하면 국민이 편안하단다. 그런 훈계는 전체주의가 어쩌구 반국가 세력이 어쩌구 하며 제멋대로 행동하던 대통령 윤석열에게 했어야 했다. 주가조작과 디올백으로 국민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아내를 지키겠다고 검찰과 국민권익위를 내시로 만든 ‘상남자’ 윤석열에게 했어야 했다.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하던 망나니 대통령 윤석열에게 했어야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선일보가 하라는 일은 하지 말고, 하지 말라는 일만 열심히 해도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6월 3일은 최고 최적의 후보를 뽑는 날이 아니고, 그런 욕심을 부릴만한 밥상이 아니란다. 가장 위험한 후보를 가려내기만 해도 성공이란다. 이재명 후보를 찍지 말라는 거다. 지난 대선에서 조선일보의 간판이라는 김대중 전 주필은 기명 칼럼에서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후보이지만, 이번 대선은 문재인 정부 5년을 청소하는 청소부를 뽑는 선거이니 그런 건 따지지 말라고 계몽(?)했었다. 그렇게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후보를 찍으라는 대중 선동을 하고도 김대중 전 주필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한 적이 없다. 오히려 내란 우두머리가 된 대통령 윤석열의 명예를 걱정했었다. 참 뻔뻔하다.
강천석 조선일보 고문의 <“하느님 너무하십니다…”> 칼럼은 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게 했느냐고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이다. 강천석의 간절한 주술에도 이재명 후보는 넉넉한 차이로 국힘당 후보 김문수를 누르고 대통령이 되었다. 하느님은 조선일보의 편이 아님이 확실하다. 그래서일까, 그토록 저주하던 이재명이 대통령 되고 겨우 이틀이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나온 <제도적 견제 사라진 대통령은 낭떠러지에 혼자 선다>는 칼럼에서 강천석은 이재명 대통령에겐 잘못을 바로잡아 줄 제도적 견제 장치가 없어 가드레일 없는 낭떠러지 앞에 혼자 서 있는 꼴이라고 악담을 한다.
거대 여당은 완전히 평정됐고, 야당의 기력은 바닥이 났으며, 사법부는 포위 공격으로 흔들리고, 헌법재판소도 내일모레면 대통령에 유리한 쪽으로 재편되고, 공영방송이란 이름의 국영방송들은 풀보다 먼저 대통령 쪽으로 드러누웠단다. 과연 그런가?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신속하게 사회개혁을 이룰 수 있는 다시 없는 호기라는 거 아닌가. 국영방송들이 풀보다 먼저 누웠다고? 이른바 ‘파우치 박’이라 불리는 아첨꾼이 사장으로 있는 KBS에선 여전히 윤석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는데? 국영방송‘들’이라니, 이 나라에 국영방송은 없다. KBS는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MBC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우길 걸 우기시라. 오직 사실에 입각해 진실을 추구하는 ‘팩트 퍼스트(fact first)’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방상훈 사주의 말씀에 침을 뱉어서야 되겠는가.
이재명 대통령의 우군(友軍)은 나라 안팎의 위기뿐이란다. 그래야 이재명 대통령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한단다. 그 말인즉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 해병 특검 등 윤석열 정권이 남긴 오물을 청소하지 말라는 것이고, 경제 위기 등 나라에 위기가 깊어야 못하게 된다는 것인데, 악담도 이런 악담이 없다. 나라는 망해도 나만 잘살면 된다는 매국노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대체 왜 그런 악담을 해대는 걸까. 미루어 추측하건대, 조선일보는 윤석열의 후견인이고 동업자이고 실질적으로 한 몸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강천석 칼럼에는 놀부 심보로 배배 꼬인 악담과 겁에 질린 공갈성 협박만 있는 게 아니다. 사탕발림의 회유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 해병 특검에 연연하지 말고, 내란 청산에도 관심을 두지 말고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오로지 민생에만 천착하란다. 국민이 왜 자기를 찍었는지보다 왜 찍지 않았는지 먼저 들여다보란다. 조선일보의 말을 들으라는 거다. 이재명을 찍지 않은 사람들의 말을 들으라는 거다. 그것이 견제장치이고 이재명 대통령을 지켜주는 가드레일이라는 거다. 참 유치하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켜준는 견제장치와 가드레일은 광장을 꽉 채웠던 시민들이다.
인터넷 무림에는 고수들이 참 많다. 조선일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에 트집을 잡고 딴지를 걸고 혐오 프레임을 씌우며 이재명 정부 시기를 고구마 100개를 먹고 물을 마시지 않은 것 같던 문재인 정부 시즌 2로 만들려 할 것이다. 그러나 다수 국민에겐 그때의 무기력증이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 있고 강력한 학습효과로 작용할 것이다. 더불어, 조선일보가 얍삽한 선전 선동의 곡필로 여론을 조종하던 시절은 한참 전에 끝났다. 아니라고 우길수록 조선일보의 잔여 생명은 더 단축될 것이다.
정권을 창출하기도 하고 퇴출시키기도 한다는 조선일보의 정권 길들이기 회유와 공갈성 협박이 범벅이 된, 이재명을 찍지 않은 사람들의 말을 먼저 들어보라는 6월 6일의 강천석 칼럼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정곡을 찌르는 댓글 소개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안 찍은 사람들 위해서 정책을 펼치란 말이네? 무슨 말 같지도 소리를 하냐? 선거란 다수를 위해 정치를 하라는 거다. 조선일보는 구독하지 않는 독자를 위해 신문을 만드냐?” < 송요훈 기자 >

'● C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대통령 “민주주의 저절로 유지 안 돼…계엄, 경각심 일깨워” 6·10 항쟁 38주년 기념사 (1) | 2025.06.10 |
---|---|
감사원, 윤석열 ‘관저 뇌물 혐의’ 수사 요청…검찰→특검 인계될 듯 (0) | 2025.06.10 |
'리박스쿨'은 역사 왜곡 실험실 (1) | 2025.06.10 |
한국 첨단기술경쟁에서 5위, 반도체는 대만에 뒤져 (1) | 2025.06.10 |
‘이준석 제명’ 청원 50만명 육박…‘윤석열 내란 특검’도 제쳤다 (0) | 2025.06.09 |
"이재명 대통령, 이시바 일 총리와 첫 통화…긴밀한 협력 확인" (1) | 2025.06.09 |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미 토니상 작품상 등 최다 6관왕…한국인 최초 (0) | 2025.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