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외신 “트럼프 칭찬 전략 통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각) 정상회담에 대해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폭탄 발언으로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뜻밖의 환대로 시작해 낙관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한국 전문가들도 “두 정상이 유대감을 형성했다”며 긍정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위험요소가 남아있다”고 짚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한국학 펠로우 다르시 드라우트-베하레스 박사는 이날 한겨레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좀처럼 보기 힘든 개인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앞으로의 복잡한 협상 과정을 헤쳐나가는 데 매우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은 진정한 돌파구가 마련된 순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드러낸 뚜렷한 찬탄은 관계의 본질이 단순한 이해득실을 넘어섰음을 시사한다”며 “조선업 파트너십과 100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계약은 양국이 장기적인 협력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나 “동시에 극복해야 할 경제적·안보적 과제도 많다”며 “주한미군 주둔 비용 조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세부사항에 악마가 도사리고 있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퀸시연구소 동아시아 프로그램의 제임스 박 연구원도 이날 한겨레에 “무역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인데, 이 대통령이 이 점을 확실히 이해했기 때문에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긍정평가했다. 이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및 중국 관련 군사 문제는 한국도 피하고 싶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우선순위가 아니어서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정 체결,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개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대결을 목적으로 한미동맹을 재설계하는 것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도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은 회담에 철저히 준비된 모습이었고, 강력하고 역동적인 동맹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강조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했다”며 “순조로운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발표된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 구조와 운영 방식에 대해 양국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서 자동차와 철강 관세에서 우대 조치를 받지 못한 점에 한국은 실망하고 있다”며 “반면 미국은 한국이 디지털 무역 장벽을 줄이고 농업 시장에 대한 접근을 확대해 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압박하고 있다. 주한미군 기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했는데, 이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짚었다. 엠마 챈렛에이브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치담당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급 양자 외교를 선호할 경우, 한국이 소외되거나 김정은 위원장과 별도 협상이 한국을 배제한 채 이루어질 가능성을 이재명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대통령의 ‘칭찬 전략’을 긍정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벌 오피스 리모델링과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최고치 기록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사를 건넸고, 북한과의 대화를 요청하면서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지어 제가 골프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농담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소를 자아냈다”고 소개했다.
영국 비비시(BBC)도 방송도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칭찬과 한미 경제 및 안보관계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며 트럼프 대통령 대북 정책을 칭찬하면서 비위를 맞춘 달변가였다고 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대통령이 집무실 장식을 아낌없이 칭찬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요청하며, 심지어 북한에 트럼프 타워 건립까지 제안하자 적대적인 오벌오피스 회담이 이뤄질 모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며 “이 화기애애한 모습은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과거 회담에서 교훈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특별검사의 수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긴장감이 고조됐던 상황과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겪은 것과 비슷하게 궁지에 몰릴 수도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에서는 긴장을 피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고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면서 “이날 오전 수십 년 된 동맹국과의 긴장을 악화시켰던 발언과는 대조적”이라고 짚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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