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극우 - 미 극우 MAGA 세력 사이 긴밀한 연계 작동
미 극우 ‘부정선거 - 숙청 음모론‘ 세력, 트럼프에도 영향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불과 2시간30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 일어나는 상황 같다”는 글을 올리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정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 압수수색에 관한 소문이 있었는데,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하면서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25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무난하게 넘어가기는 했지만, 한국의 극우와 미국 극우 마가(MAGA) 세력 사이에 긴밀한 연계가 작동하고 있고, 마가 세력이 트럼프에게 미치는 영향이 한미관계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변수가 되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한미동맹의 미래가 걸린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4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례적으로 미국으로 향한 것도 미국 마가 세력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방미를 열흘 앞둔 지난 15일 미국 극우 마가 세력의 대표적 인물인 고든 창이 의회 전문지인 ‘더 힐’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의 6월 대선이 광범위한 부정행위로 얼룩졌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맹렬한 반미주의자로 한미의 조약 관계가 위태롭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강훈식 비서실장까지 미국행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들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막판에 급히 미국으로 간 이유는 마가 세력 쪽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반미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음모론성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쳐, 정상회담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응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백악관 내 실세이자 마가 세력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수지 와일즈 비서실장을 만나려면 카운터파트격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야 한다는 판단으로 강훈식 실장이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통상 대통령 비서실장은 해외 순방 시 동행하지 않고 국내에 남아 현안을 챙기는 데, 강 비서실장이 급히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로 강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벌어지고 있다’는 글을 올린 25일 오전에 백악관 들어갔다가 나와 다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글이 정상회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수지 와일즈 백악관 비서실장을 만나 사태 수습을 위해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로라 루머, 고든 창 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 세력을 연결하는 일종의 비선 라인이다. 이들은 미국에 있는 재미동포 부정선거론자, 한국 내 극우세력과 연결되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반미 공산주의자, 중국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당선된 인물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고든 창은 25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트럼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극우세력이 결탁해 이재명 정부에 대해 가짜뉴스를 계속 유포하는 상황은 이제 매우 심각한 안보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국익과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종의 심리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우리 정보 당국도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민희 기자>
트럼프에 낚인 나경원·주진우…“정치보복” “내란몰이” 다 설레발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의전 홀대를 받았다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당에 대한 정치 보복을 우려했다는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으나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릴 한미 정상 회담을 앞두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혹은 혁명 같다. 우리는 그런 것을 용납할 수 없고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글이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내란몰이’, ‘특검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등을 우려한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보여준 독재적 국정운영, 내란몰이, 사법 시스템의 파괴,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언론에 대한 전방위적 장악이 결국 미국의 눈에 '숙청'과 '혁명'처럼 비치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당대표 후보도 입장문에서 ‘피의 정치보복’, ‘입법 폭주와 사법 유린’ 등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주장했고,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의 반미·친중·독재 행보가 자초한 일”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구치소 시시티브이(CCTV) 공개를 강압하고, 병원에서도 (윤 전 대통령에게) 수갑을 채운 것은 ‘공산 혁명’에서나 볼 법한 반인권 행위로 인식됐을 것”이라는 해석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어 열린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중 해당 글의 취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국 내 교회와 군부대 수색에 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국회에서 임명한 특별검사가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군 기지를 수색하거나 압수수색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괜찮다. 분명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지만 교회 수색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 처우나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을 우려한 것이라는 국민의힘 의원들 주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앞서 기선을 잡기 위해 올린 에스엔에스 글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섣불리 정쟁의 소재로 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권성동·임종득 의원 등 국민의힘 여러 의원들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의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다.
여당에서는 ‘역대급 설레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젯밤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엔에스 글을 올리자마자 대다수 국민들, 윤석열 내란을 막아낸 국민들이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용 기선잡기라는 걸 알고 계셨고, 이재명 대통령도 우리 국민과 같은 생각이었다고 조금 전 시에스아이에스(CSIS) 연설서 얘기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해프닝에 설레발을 치며 또다시 내란 디엔에이(DNA)를 드러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박 부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씨는 특검 수사와 무관하고 내란 극복에 힘쓰는 이 대통령을 향해 ‘피의 정치 보복을 중단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정을 멈추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며 “12·3 내란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던 지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냐”고 했다. 이어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할 나경원·주진우 의원도 각각 ‘야당에 대한 정치 보복이 미국에게 숙청처럼 보인다’, ‘특검이 야권 인사들만 수사하는 것은 인민재판’이라며 특검 수사에 대한 흠집내기를 시도했다”며 “미국의 협상용 해프닝이 마치 신탁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대한민국에 저주와 악담, 이재명 정부에 대한 모욕을 일삼는 이들의 행태를 도저히 볼 수도 없고, 너무도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이 블레어 하우스(영빈관)에 묵지 않고 호텔에 묵는다는 점을 들어 의전 홀대를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 이 역시 사실과 달랐다. 나 의원은 25일 페이스북 글에서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 묵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을 방문한 전직 대통령들을 블레어 하우스에 묵도록 예우한 전례와 대비된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국무부가 관리하는 대통령 영빈관으로, 미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들의 숙박 장소로 쓰인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26일 한겨레에 이메일로 대변인 명의 성명을 보내 “블레어 하우스는 매년 진행되는 정기적인 보수 및 수리를 위해 8월 한 달 동안 운영을 중단한다”고 알려왔다. 우리 외교부 역시 동일한 설명을 내놓고 의전 홀대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 심우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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