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쟁 발발 2년 앞두고 종전 협상 급물살
무장해제 언급 없어…트럼프안 '조건부 수용'
가자 전쟁 종식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요구
고위 인사 "팔 자치 가능하면 모든 무기 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에 감사"
"가자 행정권, 독립된 팔 기구에 넘기겠다"
가자 전쟁 발발 2년을 나흘 앞두고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마스가 3일 억류한 모든 인질의 석방을 발표하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이스라엘에 가자 폭격 중단을 요구하고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은 군에 가자시티 작전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트럼프는 29일 가자 평화안을 제안하면서 "72시간 내 인질 석방"이란 최후통첩을 했다.
이날 '중대 성명' 형식으로 하마스가 모든 생존 및 사망 인질의 석방을 약속한 건 또 하나의 중요한 진전이다. 그러나 여기에 맥락이 있고 조건이 붙는다.

하마스 '중대 성명'…모든 인질 석방 약속
전쟁 종식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요구
먼저 하마스는 성명에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수감자 교환, 즉각적 구호품 반입, 가자 병합 거부, 가자에서 우리 팔레스타인 인민의 강제 이주 거부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뿐 아니라 아랍, 이슬람, 국제적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틀 안에서, 그리고 전쟁 종식과 가자 완전 철수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운동(하마스)은 생존자와 유해를 포함한 모든 '점령 수감자들'(인질) 석방 승인을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하마스는 일단 트럼프의 가자 평화안 20개 항 중 인질 석방과 자기에 유리한 것 위주로 수용하고 무장해제와 전후 가자의 행정권 등의 민감한 사안들엔 추가로 기술적 협의와 정치적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인질 석방도 △ 즉각적 구호품 반입 △ 이스라엘의 가자 병합 거부△ 가자 주민 강제 이주 거부 등이 전제되고, 전쟁 종식과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속 협상이 만만치 않을 걸 예고한다.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기습테러 당시 가자로 납치한 인질 중 남은 사람은 생존자 20명과 유해 등모두 48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에 감사해"
"가자 행정, 독립된 팔 기구에 넘기겠다"
뭣보다 제16항은 가자가 어떤 재발하는 테러 위협으로부터도 제대로 안전해질 때까지 '안보 경계선 주둔'은 유지된다고 규정해 일부 이스라엘군의 주둔은 허용하고 있어 이 부분도 후속 협상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조건부 수용'(yes, but.)인 것이다.
또한 하마스는 "가자지구 행정을 팔레스타인의 민족적 합의에 기초하고 아랍 및 이슬람 지원국의 지지를 받는 독립적 인사들(테크노크라트들)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기구에 넘긴다는 승인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평화안에 담긴 기술 관료적이고 비정치적인 '팔레스타인 위원회'의 임시 과도기적 통치와 트럼프 대통령이 이사장과 의장,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이사를 맡는 '평화 이사회'(Board of Peace)의 위원회 감독, 관리(제9항)와 '충돌'할 여지가 적지 않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관리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이 아닌 그 누구도 팔레스타인인을 통제하는 걸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특히 2003년 이라크 침공에 개입했던 블레어를 이사로 임명하는 것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하마스, 무장해제와 무기 회수 언급 없어
"팔레스타인 자치한다면 모든 무기 포기"
특히 트럼프 평화안의 핵심 중 하나인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무기 회수 부분에 전혀 언급이 없는 점도 문제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를 두고 협상하는 하마스 정치국 쪽은 수용하자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가자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중화기는 포기하되 소형무기는 유지하자고 맞서고 있다고 한다.
이에 마르주크는 "이스라엘의 점령이 끝나고 팔레스타인이 자치할 수 있다면 하마스는 모든 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평화안 제6항은 "평화 공존과 무장해제 약속"을 전제로 하마스 대원들의 사면과, 원할 경우 제3국행을 보장하고 있다.
인질 석방 등 트럼프 평화안에 일단 긍정적 답변을 배경에 대해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꿋꿋한 우리 인민을 상대로 자행된 침략과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끝내야 한다는 열망에서, 민족적 책임감에서, 그리고 우리 인민의 불변의 원칙, 권리, 최고 이익을 수호하는 차원에서"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고자 하마스 지도 기구들 안에서 깊이 있는 협의, 그리고 팔레스타인 세력, 파벌들과의 폭넓은 협의, 형제국·중재국·우호국들과의 협의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이스라엘에 가자 폭격 중단 '명령'
"하마스, 지속적 평화에 준비됐다고 믿어"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성명을 발표한 지 2시간 만에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나는 그들이 지속적 평화(PEACE)에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인질들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데려오기 위해 이스라엘은 즉시 가자 폭격을 중단해야만 한다!"란 글을 올렸다. 그리곤 "우리는 조율해야 할 세부 사항에 대해 이미 논의 중이다. 이는 가자 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중동의 평화와도 관계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 복귀 후 처음으로 트럼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투 중단 압박을 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 탓인지, 이스라엘 총리실도 4일 새벽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을 즉각 석방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의 첫 단계를 즉시 이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한 협력을 통해 전쟁을 끝낼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일치하는 이스라엘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대응에 네타나후가 "놀랐고" 하마스의 답변을 트럼프 평화안에 대한 "거부"로 풀이했다고 전했다. < 이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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