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대통령실 국정감사서 제보 문서 공개
"외교담당자 거부하자 장관 명의로 보낸 듯"
트럼프 쪽에 보낸 문건엔 "종북에 대항" 설명
김영배 "제2 내란 획책 근거…특검에 넘겨야"
"결재라인 보니 김태효 1차장 지시처럼 보여"
강훈식 "조사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 검토"
운영위 퇴장하던 이기헌-송언석 몸싸움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이 12·3 불법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인 지난해 12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에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문서가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당 의원은 "제2 내란을 획책한 것이라는 유력한 근거"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6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12월 5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름으로 당시 조현동 주미대사한테 공문을 보내서 미국 백악관과 트럼프 당선자 측에 문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를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김 의원의 물음에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은 국회가 계엄을 해제하고 나서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11개월 이상 숨겨온 것이 제보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트럼프 쪽에 전달한 문서는 두 장이다. 발신자 외교부 장관, 수신자 주미대사로 적힌 한 장은 백악관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문서에는 "국회는 22건 정보관료 탄핵 소추를 발의하고 판사를 겁박하고 검사를 탄핵해 사법 업무를 마비시켰다"며 "윤 대통령은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윤 대통령은 평소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라 종북 좌파 및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문서는 트럼프 쪽에 보내는 것으로, "미국의 신(新)정부하고도 이런 입장에 기초해서 관계를 맺어가겠다"고 적혀 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가 운영에 관한 트럼프 당선인의 철학을 지지하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대한민국을 운영해 왔다"는 내용도 담았다.
김 의원은 "제2 내란을 획책한 것이라는 유력한 근거라고 본다"며 "당시 외교비서관이 외교부에 문서를 보내라고 지시했는데 담당자가 거부했다. 옷 벗겠다, 사표 내겠다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자가 거부하니) 장관한테 직접 지시한 것 같다"며 "장관 이름으로 이걸 보내고 장관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냐. 내가 보니 결재라인에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까지 되어 있었다. (안보실 실세였던) 김 전 1차장이 지시한 것 같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즉시 조사하고 특검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거듭 "지난해 12월 4일 날 새벽에 국회가 계엄을 해제했지만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이런 내용의) 공문을 미국과 신정부까지 보낸 것은 명백하게 내란을 지속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이것보다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더 많은 범위에서 더 많은 것들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고, 그것에 대해서도 행정적인 절차와 책임을 확인하고 맡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조만간에 그것(내란)과 관련된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하는 것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운영위, 59분 만에 정회…이기헌-송언석 몸싸움
한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국감 시작 뒤 신상 발언에서 "제가 김현지 부속실장 관련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니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입틀막' 하는 것에 대해 항의한다"고 했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 회의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이렇게 계속 정쟁으로 감사가 진행되는 게 옳냐"며, 감사 개시 59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이후 국감장을 퇴장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이기헌 의원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송 원내대표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회 후 회의장 문을 나오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다가오더니 그대로 몸을 부딪쳤다. 국회선진화법 이후 어떤 물리적 접촉이나 폭력 행위도 금지됐으나, 불행히도 오늘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이 있는 운영위 회의장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 원내대표에 대해 대낮에 테러와 유사한 폭력 행위가 발생한 데 대단히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국감을 방해하는 건 국민의힘 당신들이라고 했더니 (송 원내대표가) 뒤돌아서서 제게 몸을 던지다시피 했다"며 "피해자는 저인데 폭력배라고 하는 것 등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그는 "송 원내대표는 내 앞을 걸어가면서 '국감 무산시키려고 작전 세운 거야 뭐야'라고 소리를 질렀고, 저도 '왜 소리를 질러'라고 맞섰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그 순간 송 원내대표가 뒤를 돌아 저에게 돌진하며 몸으로 밀쳤다. 잠시 소란이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다녀왔다. 이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제가 육중한 몸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배치기 피해자는 바로 저다. 저에게 죄가 있다면 배가 나왔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 김민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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