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한국정당학회 유권자 패널조사
1년 맞은 12·3 비상계엄에 대한 현재 평가

12·3 비상계엄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묻는 항목은 이번 3차 패널조사에 처음 들어갔다. 예상대로 ‘명백한 내란 행위’라고 평가한 응답자가 10명 가운데 6명꼴로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 6개월간 진행된 관련자 수사와 처벌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진상규명과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는 10명에 2명꼴이 채 되지 않았다.

이번 3차 패널조사에서 12·3 비상계엄을 ‘명백한 내란 행위’라고 규정한 응답자는 63.1%였다. ‘통치 행위의 일환이나 절차적 문제가 있었던 정치적 사건’이라는 응답은 18.9%, ‘불가피했던 구국의 결단’이라는 응답은 14.9%였다. ‘불가피했던 구국의 결단’이라는 응답은 지난 2차 조사에서 ‘극우’로 분류된 유권자 규모 14.3%와 큰 차이가 없다. 12·3 내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유권자 규모가 내란 가담자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연령별로는 40대(74.8%)와 50대(76.7%)에서 ‘내란’으로 규정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70살 이상에서는 46.1%로 가장 낮았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층의 95.3%가 내란으로 본 반면, 보수층에서는 ‘불가피했다’(41.1%)와 ‘통치행위의 일환이었다’(33.1%)는 응답이 ‘내란’(23.9%)이라는 응답을 앞질렀다. ‘불법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파괴적 행위에 대한 평가조차 양극화된 정치 지형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지 정당별로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94.8%가 내란으로 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11.6%만이 내란이라고 답해 인식 차이가 컸다.

계엄 관련자 수사 및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상규명이 미흡하고 처벌이 약하다’는 응답(44.7%)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정치적 보복 성격이 강하고 과도하다’(33.3%)는 응답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의 71.5%는 수사가 미흡하다고 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85.7%는 이를 과도한 정치 보복이라고 평가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17.2%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올드 이재명’과 ‘뉴 이재명’의 인식 격차가 작지 않았다. 대선 전부터 이 대통령을 지지해온 ‘올드 이재명’은 96.0%가 12·3 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했으나, 대통령 취임 뒤 새롭게 지지층에 편입된 ‘뉴 이재명’에서는 그 비율이 58.2%로 떨어졌다.
< 고경주 기자 >
민주 지지 62% “경제 좋아졌다”…국힘 지지 84%는 “나빠졌다”
국가·개인 경제상황 평가 및 전망
지지정당·정치성향 따라 긍·부정 엇갈려

지지하는 정당이 어디냐에 따라 경제 전망도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대부분은 경제가 이전보다 나빠졌으며 앞으로도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3차 패널조사에서 ‘이전과 비교할 때 국가 경제 상황이 어떻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좋아졌다’는 응답은 36.1%, ‘나빠졌다’는 응답은 43.2%로 조사됐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0.7%였다. 평가는 지지 정당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61.7%는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응답했고, ‘이전보다 나빠졌다’는 응답은 15.0%에 그쳤다. 반면에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선 ‘나빠졌다’는 응답이 83.6%나 됐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3.7%밖에 되지 않았다.
국가 경제에 대한 전망의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74.8%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고, ‘나빠질 것’이란 응답은 7.2%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에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76.4%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8.0%만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응답자를 놓고 보면 ‘국가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45.0%, ‘나빠질 것’이란 응답자는 35.2%였다. 19.8%는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 경제’가 아닌 ‘개인·가정 경제’에 대한 평가 역시 지지 정당에 따라 갈렸다. 민주당 지지층은 개인·가정 경제가 ‘좋아졌다’는 응답이 25.4%, ‘나빠졌다’는 응답이 18.4%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좋아졌다’는 응답이 5.8%에 그친 반면 ‘나빠졌다’는 응답은 61.6%나 됐다. 국가 경제에 대한 평가든 개인·가정 경제에 대한 평가든, 객관적인 경제 현실보다는 정권에 대한 주관적 호오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응답자 전체에선 개인·가정 경제가 ‘좋아졌다’는 응답이 16.4%, ‘나빠졌다’는 37%였다. 가장 많은 응답은 ‘이전과 비슷하다’(46.6%)였다. < 최하얀 기자 >
“새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 당선” 시민 59%…국힘 후보는 24%

올해 6월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유권자 절반 정도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시도지사)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또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시도지사 후보 당선을 예상했다.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 1년여 뒤 치러졌던 2018년 지방선거처럼 여당 압승을 예상할 수 있는 수치다.
‘2025~2026 유권자 패널조사(3차)’에서는 153일(1일 기준) 남은 17개 시·도 지사 선거 전망 등을 새로 물었다.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46.7%, 국민의힘 27%, 기타 정당 4.3%였다. 21.4%는 답변을 유보했다.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층에서도 민주당 43.8%, 국민의힘 16.3%, 기타 정당 5.4% 등 여당 우세가 뚜렷했다. 보통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서는 정치 구도(정당)보다 인물(후보) 비중이 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와 탄핵 이후 오히려 극우화하는 보수정당에 실망한 이들이 여당 선택을 통한 국정 지원론에 힘을 싣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조사 시기가 선거일까지 5개월여 남은 시점이었던 만큼 중도층의 답변 유보 비율(33.5%)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지 정당과 무관하게 어느 정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다시 물었다. ‘누구를 찍을 것이냐’는 개인 수준 의견(투표의향)이 아닌 응답자 주변 네트워크와 정보까지 종합했을 때 ‘누가 이길 것 같으냐’고 집합 단위 전망(시민예측)을 물은 것이다. 민주당 후보 당선을 예상한다는 응답이 53.5%,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을 예상한 응답은 그 절반인 26.5%에 그쳤다. 중도층에서는 차이가 더 커서 민주당 후보 당선 예상(52.6%)이 국민의힘(17.7%)보다 3배 많았다. 답변 유보 비율(26.1%)도 줄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 당선 59.1%, 국민의힘 후보 당선 23.7%를 예상했다. 경기·인천은 민주당 59.1%, 국민의힘 18.9%, 경합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민주당 39.2%, 국민의힘 37.3%를 각각 예상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대구·경북 2곳에서만 승리했다.
대구·경북만 빼고 민주당 후보 당선 예측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대통령 지지율)는 긍정 62.2%, 부정 33.3%였다. 긍정 평가자의 21.9%는 대선 전 1차 패널조사(5월8~11일) 때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대선 이후 지지자로 돌아선 ‘뉴 이재명’으로, 2차 패널조사(9월3~7일, 23.1%)와 큰 차이가 없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8.2%, 국민의힘 27.6%, 개혁신당 5.9%, 조국혁신당 4.6% 순이었다. < 김남일 기자 >

우리가 더 타격? 국힘 먼저 제안한 ‘통일교 특검’, 지지층 절반 “반대”
검사 보완수사권 존치 50.9%, 폐지 38.3%
재판소원 도입 찬성 58.4%, 반대 29.7%


수사 대상과 특별검사 추천 주체를 정하지 못하고 해를 넘긴 통일교 특검법안은 새해 벽두 여야 최대 쟁점이다.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전환(10월), 재판소원·법왜곡죄 도입, 대법관 증원 등 굵직한 검찰·사법개혁 로드맵을 두고도 각론과 총론에서 의견이 갈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통일교 특검 출범이 더디다’며 우선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통한 수사를 지시했다. 3차 패널조사에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제 도입이 필요한지 물었는데, 필요하다는 응답은 67%, 필요 없다 25.3%, 잘 모르겠다 7.7%였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먼저 특검 도입을 제안했는데, 오히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도입 반대(50.2%)가 찬성(42.7%)보다 많았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84%)이 반대(12.7%)를 압도했다. 개인 비리 의혹인 민주당과 달리 대선 개입 혐의가 불거진 국민의힘 쪽 정치적 대미지가 더 클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차 패널조사 종료 직후인 지난 22일 민주당은 특검 제안을 전격 수용했다.

검찰개혁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존폐를 물었는데, 검찰청 폐지 뒤에도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의외로 더 많았다.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강한데도 ‘보완수사권을 100% 없앨 것인가, 일부 남겨둘 것인가’를 물었더니 일부 존치·폐지 반대(50.9%)가 완전 폐지(38.3%)에 견줘 10%포인트 이상 많았다. 중도층에서도 보완수사권을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50.1%)이 완전 폐지(35.1%)보다 15%포인트 많았다.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허용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다시 심사하는 재판소원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58.4%)이 반대(29.7%)보다 30%포인트 가까이 많았다. 법원·법관에 대한 신뢰 저하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층(찬성 81.2%, 반대 10.7%)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찬성 79.9%, 반대 9.3%)에서는 도입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 29.5%, 반대 59.2%였다. 중도층의 경우 찬성 59.3%, 반대 25.5%였다. < 김남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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