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만 31만건…중수청 전방위 수사 포석

 

모호한 사이버 범죄 '9대 범죄'에 넣어 관할 넓혀
9대 범죄 중 선거·마약·사이버 범죄만 33만 건
2만~3만건 수준으로 설계한 중수청 감당 불가

선거·마약, 전국 조직 아닌 중수청 수사 '부적합'
사이버 범죄 어디까지 범죄인지 개념도 불확실
시행령 꼼수로 수사 범위 무한대로 확장할 여지

"관할 범위 망라하기 위해 사이버 범죄 넣은 것"
"검찰, 임의적 이첩권으로 선별수사하려는 것"

 

사진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6.1.13. 연합
 

연간 처리 사건 수를 2만~3만 건으로 설계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9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로 포괄 정의한 가운데, 9대 범죄에 포함된 선거·마약·사이버 범죄만 연간 33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수청이 감당하기도 어려운 9대 범죄를 법안에 넣은 것을 두고 선별 수사를 제도화하려는 시도라는 지적과 함께, 개념이 모호한 사이버 범죄을 통해 전방위 수사를 하도록 뒷문을 열어뒀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시민언론 민들레가 입수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선거·마약·사이버 범죄 건수는 32만 9310건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직선거법위반 1595건 ▲마약류관리법위반 1만 3196건 ▲정보통신망 이용·침해·불법콘텐츠 범죄 31만 4519건 등이다. 다만 33만 건에 달하는 사건은 경찰청과 같은 전국 조직이 아닌 중수청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승익 한동대 교수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긴급 토론회 발제문에서 중수청법 정부안에 선거범죄가 포함된 데 대해 "전국적 조직으로 설계되지 않은 중수청에서 수행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대형 선거범죄를 선별해 수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구조적으로 '표적 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수청 자체가 전국적으로 사건을 담당할 수 없는 만큼, 정치적으로 개입하고 싶은 선거 사건만 선택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약범죄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전국적 대응이 어려운 중수청이 수사하기 적합하지 않으며, 밀수·유통의 일부 과정만 수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비효율적이고, 기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수사 범위가 중복된다"면서 "(중수청법 정부안에 규정된) 중수청의 우선수사권에 따라 수사기관 간 조율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2025.1.6. 연합
 

특히 사건 건수가 많은 사이버 범죄의 경우 법률 정의가 없고 개념도 불명확한데다가, 법에서 세부 범위를 정하지 않고 있어 악용될 여지가 크다. 범죄 통계 자료를 관리하는 국가데이터처는 사이버 범죄의 개념에 대해 "정보통신망에서 일어나는 범죄"라고 정의하며, 크게 ▲정보통신망 침해범죄 ▲정보통신망 이용범죄 ▲불법콘텐츠 범죄 등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개념이 모호하다.

 

결국, 모호한 사이버 범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령 등 시행령을 통해 수사 범위를 규정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규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사 범위가 무한대로 확대될 수 있다. 실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를 부패·경제 2대 범죄로 축소시켰지만, 윤석열 정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꼼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사 범위에 '등'이란 단어를 넣어 검사의 재량권을 과거 수준으로 되돌렸다.

 

중수청은 조직 자체가 사이버 범죄 같은 일반 수사를 담당할 수준도 아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검찰의 직접수사 건수는 ▲2022년 2만 5403건 ▲2023년 2만 6997건 ▲2024년 2만 7890건으로 나타났다. 연간 2만 5000~2만 7000건 수준이다. 정부는 중수청의 처리 사건 규모를 2~3만 건으로 잡는데, 약 8000명 규모의 검찰 조직을 분리해서 만드는 중수청이 실제 설계대로 작동할지도 의문이다. 정부안대로면 중수청이 우선수사권 규정 등을 통해 임의적으로 원하는 수사만 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 출신인 강동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민들레와 통화에서 "중수청은 관할 범위를 망라 포섭하기 위해 사이버 범죄를 개념으로 넣은 것"이라며 "일반 민생 사이버 사기(중고나라, 당근 등 물품 사기)를 취급하자는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의적 이첩권, 이첩요청권, 거부권 등을 활용해 중수청의 구미에 맞는 핵심적인 사건만을 선별해 수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정부안의 배경을 분석했다.

 

강 변호사는 중수청법 정부안이 직무 범위를 광범위하게 설정한 데 대해서도 "(정부안대로면) 중수청은 전문·특별 수사기관이 아닌 일반 수사기관화되고, 그 결과 수사지연·혼선을 빚는 사건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정부와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주선으로 검찰개혁 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6명의 법조인과 교수들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14. 연합
 

한편 중수청법 정부안에 나온 9대 범죄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추진단)이 전문가의 자문·검토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김성진·김필성·장범식 변호사,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추진단 자문위원 6명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자문위원들은 특별수사기관의 성격상 선택과 집중의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수사대상을 4대 범죄(부패·경제·내란·외환)로 좁혀서 수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법안은 오히려 9대 범죄로 확대됐고, 거기에다 논의조차 되지 않은 사이버 범죄까지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자문위원 6명은 정부가 자문위 의견도 무시하고 검찰개혁 취지에 역행하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입법 예고한 데 대해 반발해 전날 사퇴했다. 자문위원들은 "추진단이 자문위를 들러리 세워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공소청 검사가 수사 개시 단계부터 중수청의 수사를 전방위로 통제하고 지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놨다"고 비판했다.

 

"공소청법은 수사권 유지…중수청법은 별건수사 조장"

검찰개혁 긴급토론…"정부안 관여 세력, 책임져야"
"중수청법, 선별수사 제도화하고 별건수사 유도"
"수사관이 사법관 되는 건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최악의 검찰개혁 법안…어떻게 이재명 정부가…"
"공소청법, 보완수사권 그대로 가질 수 있는 구조"
"특권 안 놓은 검찰…일반공무원 징계 적용해야"

"곧 지방선거 열려…정국 변하기 전에 통과해야"
"선거·마약·사이버만 33만 건…중수청 처리 불가"
"이대로가면 정권 바뀌면 봉욱 빼고 다 수사받아"

"지체된 개혁은 개혁 아냐…더이상 늦어선 안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공동 주최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2026.1.13. 연합
 

검찰개혁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과 공소청 법안에 대해 학계·법조계가 한목소리로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중수청 법안에 대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선별 수사를 제도화하고 별건 수사를 유도·조장한다고 비판했고, 공소청 법안에 대해선 검사가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가질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이들은 이번 정부안에 관여한 인사들의 해명과 책임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로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기 전에 보완수사권 폐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담은 개혁 법안을 입법부가 주도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수청법, 선별수사 제도화하고 별건수사 조장"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5당 의원들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 1층 소강당에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전날(12일) 정부가 발표한 중수청·공소청법안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중수청 법안과 관련해 발제를 맡은 유승익 한동대 교수는 "중수청 법안은 검찰개혁 핵심 자체를 몰각하고 검찰과 법조 카르텔, 기득권을 존속하고 강화시키려는 시도라고 평가된다"며 "이대로 시행이 될 경우에는 명목상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구분될 뿐, 기존 검찰의 형사사법 절차에서의 우위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아니면 오히려 지금의 검찰보다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중수청 조직과 관련해선 "중수청장을 15년 이상 수사 업무에 종사하면서 수사사법관으로 재직한 사람으로 제한했다. 초대 중수청장은 검찰 출신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검찰 고위관료 출신이 중수청장을 맡게 되고 초기 세팅을 다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수사관으로 나눠지는 현행 검찰청 조직과 유사하게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으로 중수청을 이원화 하는데 대해선 "수사 사법관은 검찰 출신 법조인 중심으로 될 것"이라며 "전문수사관이라 할지라도 일정한 요건 갖추면 수사사법관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속임수다. 전문수사관이 수사사법관으로 되는 것은 사실상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수청과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경합이 발생하면 중수청이 타 수사기관에 이첩을 요청하거나, 이첩할 수 있도록 규정한 데 대해선 "다른 이름으로 선별적 수사라고 한다"면서 "과거엔 (선별 수사를) 관행상 했는데 아예 법으로 제도화해서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수청 수사관이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한 때에 공소청 검사에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킥스) 등을 통해 수사 사항을 통보하고, 수사 필요성이 있을 경우 검사가 입건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 데 대해선 "별건수사를 하라는 뜻"이라며 "사법경찰관리 등이 직무 집행과 관련해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 지방공소청장은 해당 사건의 수사 중지를 명하고, 임용권자에게 그 사법경찰관리 등의 교체임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규정과 함께 검토해보면, 별건수사를 유도하고 조장하는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열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2 [국무총리실 제공] 연합
 

유 교수는 중수청법안에 대해 "형사사법 제도에서 악용의 소지가 컸던 제도들을 삭제·개선하지 않고, 오히려 그대로 차용하고 집약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하나로 모았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이후에 검찰개혁과 관련한 여러 정들과 법안들을 봤는데 어제 내놨던 법안이 최악이다. 어떻게 이재명 정부에서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법안에 관여한 세력들, 인사들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소청법, 보완수사권 그대로 가질 수 있는 구조"

 

공소청 법안 관련 발제를 한 김남준 변호사는 "큰 틀에서 보면 기존 검찰청이라는 말을 공소청으로 바꿨다고 보면 된다"며 "거의 바꾼 내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소청 법안에서 '검사의 직무'에 대해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등에 규정된 사항(4조 8호) ▲그 밖에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4조 9호) 등으로 정한 데 대해 "다른 법률의 규정 내용에 따라서 검사 권한이 유지될 소지가 있는 구조이고, 형사소송법에는 검사의 권한이 (현행) 그대로 남아 있다"며 "검사의 직무 조항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가질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공소청을 기존의 검찰청과 똑같이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 3단 구조로 정한 데 대해선 "법원하고 맞출 필요 없다. 다른 행정 조직은 중앙과 지방 2개로 되어 있다"면서 "고등공소청은 할 일은 특별히 없어서 필요한 조직이 아니"라고 했다. 또 공소청 조직의 수장을 공소청장이 아니라 검찰총장을 쓰도록 한 데 대해선 "(검사들이) 거기에 상당한 자부심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의 직원으로서 검사로 임명될 자격이 있는 사람은 검사를 겸임할 수 있다'는 내용과 '겸직 검사의 수는 정원에 포함하지 아니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검사의 겸임 규정(52조)에 대해선 "법무부 탈검찰화를 지향하고 있는 검찰개혁의 정신에 역행하는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경찰관리 등은 범죄수사에 있어서 검사의 요구, 요청 및 협의·지원 등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공소청법안 62조에 대해선 "(조항의) 이름은 협력 관계인데 실질적으로는 공소청 검사가 우위에 있다"면서 "대등성을 보장하거나, 이견 발생 시 조정을 하는 등 구체적인 협력 절차에 대해선 아무런 실질적 장치가 없다. 결과적으로 공소청이 우월적 지위에서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공동 주최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 2026.1.13. 이호 작가

 

김 변호사는 "공소청 검사의 조직·신분·징계 구조는 기존 검찰 체계와 유사한 특권을 유지하고 있고 외형적 형식은 수사권 분리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사권을 가질 여지가 상당하다"며 "나중에 정치 상황의 변화에 따라 형사법 개정이 유아무야 되거나 제대로 되지 않으면, (현행대로) 그대로 간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검사의 수사를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196조의 개정과 동시 진행해 보완수사권 행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공소청 조직 구조를 공소청과 지역, 지청 2단계로 단순화해야 한다"며 "일반공무원과 징계 책임을 똑같이 해야 한다. 탄핵에 의해 파면된다는 조항은 삭제하고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끝으로 "징치권은 3월부터는 지방선거에 매몰될 가능성이 크고, 국민들 관심도 마찬가지로 지선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올해 2월이 넘어가면 국회가 검찰개혁입법을 다룰 시간도 넘어간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국 변화시 사실상 검찰개혁이 무력화되는 것은 역사가 보여준 경험인데도 우리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마약·사이버만 33만 건…중수청 처리 불가"

 

발제에 이어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중수청법안과 공소청법안에 숨겨진 검찰의 의도를 짚었다. 또 국민의 뜻을 담은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하며 역사적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경찰 수사과장 출신인 강동필 변호사는 수사 실무 경험을 토대로 중수청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중수청은 기본적으로 한정된 전문적 수사 인력을 표방하는 곳"이라며 "선거·마약·사이버 범죄만 합쳐도 약 33만 건인데, 9대 범죄 전체로 넓히면 중수청이 과연 이걸 다 접수·선별·이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는 전혀 검토되지 않고 법안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을 만든 사람도 원안이 통과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흥정의 대상으로 (검찰이 원하는) 최대치를 던진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중수청·공소청 법안 중에 중수청 법안을 공들여 만들었는 것에 주목한다"며 "검찰의 의지는 직접 수사를 계속 유지하겠는 것에 있고 촘촘하게 중수청법안에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 교수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이 낸 보도자료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수사를 개시한 기관이 이를 종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우리는 이런 말을 한 적 없다"면서 "이건 이미 현행 검찰청법 4조2항에서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미 구현된 문제인데, 이게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해답이라면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석범 변호사는 검찰개혁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과 정보기관 권력은 개혁됐는데,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남은 검찰은 다른기관 견제 받지 않은 채 수사·기소권을 가지고 과거 경찰·정보기관이 휘두른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남용해왔다"며 "검찰공화국을 혁파하고 민주공화국을 수하고자 하는 건 민주시민의 역사적 소명이자 의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즉시 정부안을 철회하고 대의제 책임정치 원리에 따라 국회주도안을 적극 반영하길 제언한다"며 "비판 여론을 경청하고 민정수석은 해명하고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공동 주최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1.13. 이호 작가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광장의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개혁입법을 추진하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어제 (정부안 입법 예고로) 모든 기대가 불과 몇시간 만에 와르르 무너졌다"면서,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을 향해 "광장에 나온 분들은 당에서 논의하라고 하지 않는다. 국민이 뭘 요구하는지 정확하게 듣고 보라고 한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걸 광장에 나와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그 말씀대로 실현할지 궁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정권 검찰은 다르다 말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검찰은 달랐나. 노무현 정부 검찰 때문에 노 대통령은 핍박받고 돌아가셨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 검찰은 달랐나. 문재인 정부 검찰이 법무부 장관을 박살내고 문 대통령을 기소했다"며 "이재명 정부 검찰은 다를거 같나. 언제까지 장관이 부하로 데리고 있을 거 같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대로 간다면) 정권이 바뀐 다음에 검찰 칼날 앞에 살아남을 분이 누가 있을까"라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봉욱 민정수석 빼고 다 타깃(목표)이 돼서 고초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검찰의 요구는 보완수사권과 전건송치(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것) 2개다.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 모든 걸 다 검사 손으로 넘겨서 검사가 종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신경써서 형소법을 개정할 때 이 두 가지는 막아야 한다"며 "검사가 수사에 일체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론회에 참석한 의원에게 "의견을 잘 수렴을 해서 바람직한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를 이루는 검찰개혁 법안을 신속하게 마련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지체된 개혁은 개혁 아냐…더이상 늦출 수 없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도 보완수사권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강조하며, 검찰개혁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보완수사권을 남기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중수청을 이원조직으로 만들어서 사실상 기존 검찰 특수부를 확대 재편하는 구조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이 늦어지는 것, 이것만은 절대로 막야야 한다"며 "신속한 검찰개혁을 하고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하는게 우리 앞에 놓인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공동 주최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6.1.13. 이호 작가

 

법사위원인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정권이 바뀌어도 검찰권이 살아남아서 국민 위에 군림하며 삶을 무너뜨렸다"며 "검찰 시대적 소명이고 국민주권정부의 가장 중요한 개혁과제"라고 했다. 또 "공소청 검사는 보완수사권을 가져서 안 된다. 확대해서 대대적으로 중수부를 만들 필요도 없다"며 "국회에서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정상적으로 제대로 된 중수청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신속하게 해내야 한다. 더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체된 개혁은 개혁이 아니다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실감이라기보다 절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사·기소 분리해야 한다는 철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보완수사권 또는 보완수사요구권은 어떤 명분으로도 검찰에 쥐여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