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군사긴장 유발” 재발 방지 지시
북한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담화 통해 화답

 

이재명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6일 민간인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무인기 사건에 관해 북한에 유감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은 이에 “우리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하였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번 정부 들어서 있을 수 없는 민간인 무인기 사건이 발생했다. 거기에 국정원 직원과 현역 군인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수사 결과 확인됐다”며 “관계 부처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당장 집행 가능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경 합동조사 티에프(TF)는 지난달 31일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직원 1명과 군 장교 2명을 일반이적 방조와 항공안전법 위반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전략상 필요에 따라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도 극도로 신중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대북 도발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며 “이번 사건으로 누구보다 접경지역 주민 여러분의 우려가 컸을 것이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이날 저녁 담화를 내어 “이 대통령이 직접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고 밝혔고, 청와대는 “남북 정상 간 신속한 상호 의사 확인이 한반도 평화 공존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김여정 “유감 표한 이 대통령, 대범 · 솔직하다고 국가수반이 평가”

이재명 대통령 ‘북 무인기 침투’ 첫 유감 표명에 담화 발표

 
김여정 조선노동당 총무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
 

김여정 조선노동당 총무부장이 6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자신을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총무부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이 대통령이 6일 자기 측 무인기의 공화국 영공 침범사건과 관련해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킨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고 언급했다”며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대통령은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김 총무부장은 “한국 측은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로만 외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모한 일체의 도발 행위를 중지하며 그 어떤 접촉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사건이 재발할 때는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 서영지 기자 >

 

북한이 2026년 1월10일 개성시 개풍 구역에 추락시켰다고 밝힌 한국 무인기의 모습. 연합
 
 

이재명 대통령 “무인기 유감”…화답한 김정은, 상황 관리하나

 

이 대통령 무인기 침투 사건 사과

당일에 김 국무위원장 평가 전해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민간인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북쪽에 ‘유감’을 공개적으로 밝힌 까닭은 “이런 시기일수록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발언에 오롯이 담겨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와중에 군사적 충돌까지 발생한다면 남북관계 악화는 물론 한국 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은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이 대통령의 공개 유감 표명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전하면서도, “그 어떤 접촉 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의 공개 유감 표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렇다고 이를 계기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되리라 기대하지는 말라는 거리두기다.

 

이 대통령은 무인기 침투 사건에 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국무회의에서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3·1절 기념사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사안”이라며 “한반도에서 긴장과 충돌을 유발하는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18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쪽에 정부 차원의 “공식 유감 표명”을 하고 접경지역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3대 재발 방지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이튿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유감과 함께 재발 방지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월 하순 노동당대회와 3월 중순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서투른 기만극·졸작”이라 폄훼하고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해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란 전쟁 중에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가겠다는 강력한 ‘대북 신호’이자 선제적 예방 조처라고 할 수 있다. 5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밑돌을 깔아 두자는 생각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김 위원장이 직접 평가한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김 부장의 담화는 상황 반전용보다는 상황 관리용으로 보인다”고 했다.                                                                                    < 이제훈  서영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