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1월 법률신문 대표 등과 오찬 보도
11명이 52만 5000원 업무추진비 결제 기재
법률신문 이수형 대표 "7명이 식사" 확인해줘

 

가장 싼 메뉴 일인당 6만 5000원으로 알려져
출입처 기자들과 대표라 청탁금지법 위반 분명
법사위, 조 대법원장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

 

본인도 "국감에서 필요하면 공보관 통해 전달"
법원행정처장 "조 원장 격노한 사실 없고
재제청 방안만 골라 보고한 것도 아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28 연합

 

조희대 대법원장이 업무추진비를 무분별하게 썼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가운데 법률신문사 대표와 기자 등에게 고가의 식사를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대법원 직원들이나 재판 연구관들에게 격려 차원의 식사 대접에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특히 법원행정처가 조 대법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심을 사지 않도록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허위로 신고했다는 사실이 28일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졌다. 

 

조 원장은 지난 1월 15일 법률신문 이수형 대표 등과 오찬을 가졌다. 식사 장소는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서울 강남의 고급 한정식 전문점이었다. 당일 식사 비용은 조 대법원장이 지불했는데 개인 돈이 아니었다. 국민 세금인 업무추진비로 식사 비용을 결제한 것이었다. 

 

뉴스타파는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을 통해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확보했는데 해당 자료에는 11명이 모두 52만 5000원어치의 식사를 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런데 문제의 한정식 전문점 일인당 식사 비용은 최소 6만 5000원이었다. 이 금액 아래로는 아예 주문할 수 있는 메뉴 자체가 없다.

 

그러니까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나와 있는 대로 식사 자리에 11명이 참석했다면 최소 71만 5000원을 결제했어야 하는데 52만 5000원으로 기재된 것이다.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모든 지출 내역이 일인당 3만~4만 8500원대에 맞춰져 있다. 

 

동아일보 법조기자 출신이며 2022년 5월 11대 사장으로 취임한 이수형 대표는 뉴스타파 취재기자에게 당시 식사 참석 인원을 직접 확인해줘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사실관계 확인해서 답변 보내드립니다'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참석 인원은 대법원에서 대법원장 포함해 토론회 행사를 주관한 분 등 4명 참석했고, 법률신문에서 대표이사와 OOO 당시 편집국장, 법원팀장인 OOO 기자가 참석했음. 이상입니다'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확인한 대로 7명이 식사를 해놓고 대법원은 식사 참석 인원이 11명이라고 허위로 적어 넣은 것이다. 뉴스타파는 대법원이 조 원장의 업무추진비 자료를 허위로 작성할 분명한 동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신문은 국내 유일의 법조 전문 언론이다. 대법원과 그 아래 소속된 각급 법원에 대한 기사도 중요하게 다룬다. 조 대법원장이 식사를 제공한 법률신문의 대표, 편집국장, 법원팀장은 대법원장의 직무와 관련된 인사, 즉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앞서 확인한 것처럼 조 원장이 법률신문 대표 등에게 제공한 식사는 일인당 최소 6만 5000원인데 청탁금지법 허용 기준인 5만원을 벗어난다. 식사 참석 인원을 11명으로 기입하면, 조 원장이 제공한 식사 비용은 일인당 약 4만 7000원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벗어난다. 

 

뉴스타파는 대법원에 조 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심을 감추려는 목적이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대법원은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신 “집행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지침에 위반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행 관련 서류 등에 미비한 점이 있으면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포함된 국정감사 증인 참고인 명단이 야당 법사위원 자리에 놓여 있다. 2026.9.28 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조 대법원장을 증인 명단에 포함했다고 항의하며 의결 전에 퇴장했다. 통상 대법원장은 대법원 국정감사 때 인사말을 한 뒤 이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경위 등을 질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 침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법원행정처에서 제청하는 게 맞는다고 하니까 대로(大怒)하면서 재제청을 안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라며 "대법원장을 불러서 '왜 당신은 거부한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법원행정처장이 (기존)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전화해 사퇴를 종용했다"며 "(대법원장을) 불러서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퇴장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적 근거와 사유도 없는 재제청을 요구한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태규 의원은 "대법원장을 창피 주고 압박 줘서 사직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 외에 명분이 없다"며 "대법원장을 불러 신문하는 선례는 없었고, 명백한 사법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은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을 통해 전달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6.9.28 연합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법사위 현안질의에 나와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법원행정처 의견을 격노하며 묵살했다'는 여권발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노 처장은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법원장이 저에게 격노하신 적은 없다"며 "화를 내신 적도 없고 행정처에서 어떤 특정한 의견을 보고드린 적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노 처장은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냈다"며 재제청을 하자는 의견도 여러 방안 중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당초 법원행정처 내부에서 재제청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검토 의견을 마련해 보고했으나, 조 대법원장이 이를 묵살하고 재제청을 거부하는 방향으로 다시 정리하라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행정처는 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보고했을 뿐, 특정 방안만을 제시했다거나 이를 조 대법원장이 거부한 적은 없다는 게 노 처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요구를 어떤 의미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대법원장의 재제청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는 취지로도 답변했다. 노 처장은 "대통령이 임명 제청을 반려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법원장에게 '스스로 제청을 철회하고 다른 분을 제청해달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장 스스로 제청을 철회하고 나머지 3명 중 1명을 (제청)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면 헌법에 근거가 없어서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반려했다고 해석이 되면 어떻게 할지는 또 세 가지로 해석이 나뉜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 제청을 놓고 청와대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달 18일 청와대와 합의 관행을 깨고 손봉기 후보자를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인 지난달 28일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손봉기 후보자 서면 제청을 사실상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25일 만인 지난 22일 취재진에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에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히지 않았고,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 임병선 기자 >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13건 확인

 
 
 

대법원이 허위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이 2026년 상반기에만 최소 13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한 끼 식사 비용으로 많게는 1인당 20만 원을 지출했는데, 대법원이 식사 참석 인원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인당 5만 원 이하의 식사를 한 것처럼 업무추진비 자료를 허위 작성한 것이다.

 

나아가 대법원은 허위로 작성한 자료를 국회에 국정감사용으로 제출하기까지 했다. 형법상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 차원의 감사,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원 허위 작성 조희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추가 확인

 

뉴스타파는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를 취재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이 의혹이 감춰지는 방향으로 대법원이 자료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기사: 조희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대법원이 ‘허위 자료’로 은폐 / https://newstapa.org/article/pfFw-)

 

이게 다가 아니다. 올해 5월 26일 조 대법원장은 ‘국제심의관 전출 기념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한강이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판사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식사 비용 44만 6,000원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식사 인원을 15명이라고 적어 넣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짓말, 허위다.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뉴스타파는 취재를 통해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을 새롭게 확보했다. 여기에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바로, 주문 내역이다. 식사 인원이 몇 명인지 정확히 특정할 수 있는 정보다.
주문 내역을 보면 ‘스페셜 코스’ 5개가 찍혀 있다. 식사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5명이었던 거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식사 인원이 15명이었던 것처럼 인원을 부풀려 적어넣었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영수증. ‘국제심의관 전출 기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5명인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2월 5일 조 대법원장은 퇴직 법관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고급 한식 레스토랑을 찾았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로 식사 비용 60만 원을 결제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식사 인원을 12명이라고 적어넣었다. 이 역시 거짓말, 허위다.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뉴스타파가 새롭게 확보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을 보면, 주문 내역에 와인 1병과 1인당 16만 원짜리 코스 요리 3개가 찍혀 있다. 식사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3명이었던 거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식사 인원이 12명이었던 것처럼 인원을 부풀려 적어넣었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영수증. ‘퇴직 법관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3명인 것으로 확인된다.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2026년 상반기에만 최소 13건 확인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은 2026년 자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을 통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치만 공개된 상태다. 건수로는 총 59건이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서울에 위치한 식당에서 ▲카드로 결제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26건을 중심으로, 대법원에서 허위로 작성한 내용이 있는지 검증했다.

 

취재는 이렇게 진행했다. ①먼저 식당 한 곳 한 곳에 직접 찾아가 주문 내역이 나오도록 카드 영수증을 다시 발급받았다. ②이 영수증 속 주문 내역을 통해 확인되는 실제 식사 인원과 대법원에서 작성한 자료 속 인원을 대조했다.

 

검증 대상으로 삼은 26건 가운데 13건은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영수증을 재발급받지 못했다. 결제한 날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제 영수증을 다시 발급하는 게 불가능한 식당이 여럿 있었다.

 

카드 영수증을 다시 발급받아 실제 식사 인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나머지 13건. 한 건도 빠짐 없이 전부, 대법원이 식사 인원을 허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4배 넘게 부풀린 식사 인원… 1인당 식사 비용 20만 원 → 5만 원

 

허위 작성의 목적은 분명해보인다. 대법원은 많게는 4배 넘게 식사 인원을 부풀렸다. 그 결과 1인당 최고 20만 원이었던 식사 금액은 전부 5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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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원, 50만 원 썼는데 그걸 인당 금액 5만 원 이하로 맞추는 방법은 참석 인원을 늘리는, 부풀리는 수밖에 없잖아요.

그거는 결국에는 뭔가 어떤 지침이든 법령이든 뭔가를 좀 회피하기 위한, 그걸 위반했는데 위반을 감추기 위한 그런 거라고 봐야죠."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대법원, 국회에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자료 제출…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가능성

 
 

심각한 문제, 더 있다. 대법원은 이렇게 허위로 작성한 자료를 다름 아닌 국회에, 그것도 국정감사용으로 제출했다.

 

"국회가 자료 제출 요구를 해 가지고 대법원이 자료를 제출했다면 그거는 공문서라고 봐야죠.

왜냐하면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에 의해서 보낸 것이기 때문에 다 공문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형법상 허위 공문서 작성 등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런 일을 다른 곳도 아니고 대한민국 사법부의 정점에 있는 대법원이 벌였다.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했기 때문에 만약에 그 참석 인원 같은 것들을 허위로 기재하면 그거는 ‘허위 공문서 작성죄’도 성립될 수 있고요.

고의성이 있느냐에 따라서 형사 처벌 여부는 가려지는 거지만 참석 인원을 허위로 적는다는 걸 인식하면서 적었으면 그 사람이나 또는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 사람, 이런 사람들은 이제 다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감사, 나아가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뉴스타파는 ▲대법원에서 공개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가운데 허위 작성 사실이 확인된 내역의 원문과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주문 내역) 원본을 공개한다.                                         < 임선응 김규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