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일본군 위안부피해 생존자 쉼터를 14년동안 지켜온 고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소장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일부 언론 쉼터 소장 의혹 보도 할머니 보살핀 요양보호사들 증언 인용 반박

방문·특별 요청때도 아들에 현금 제공” “길 할머니, 1일에도 3천만원 지급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최근 숨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손영미 소장 관련 의혹 보도에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정의연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양자 부부가 주장한 내용을 토대로 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16년간 정성과 헌신으로 피해당사자들을 보살펴왔던 손영미 소장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정의연을 비리집단으로 몰며, 인권운동가의 삶을 실천해 오신 길원옥 할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일방적인 주장에 기초한 악의적 보도를 당장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밝혔다.

일부 매체는 최근 길 할머니의 양자인 황선희(61) 목사 부부의 주장을 인용해 길 할머니가 매달 받던 정부 지원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갔고, 이를 알게 된 조씨가 손 소장에게 해명을 요구하자 손 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손 소장이 길 할머니의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의연은 이러한 의혹을 일축하고 황 목사가 정기적으로 오랜 기간 길 할머니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정의연은 길 할머니를 보살핀 요양보호사들이 할머니는 양아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 시 혹은 특별한 요청에 따라 현금을 제공했다는 증언했다고 밝히면서 길 할머니의 돈을 받아간 것은 황 목사 부부라고 주장했다.

황 목사 부부에 대해 정의연은 더 이상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명예에 누가 되는 일을 하지 말고, 손영미 소장의 삶을 폄훼하지 말아달라. 부디 가족으로서 할머니의 건강과 안녕만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 이재호 기자 >

이하 정의연 입장문 전문.

일부언론은 고인이 되신 쉼터 소장님과 길원옥 인권운동가, 정의기억연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십시오!

길원옥 할머니의 양아들과 며느리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617일 조선일보 원우식 기자의 “[단독] ‘길원옥 할머니 통장서 돈 빠져이유 묻자 쉼터소장 무릎 꿇더라,’” 617일 중앙일보 이우림·정진호 기자의 “[단독] 길원옥 할머니 가족 "뭉터기로 돈 빠져나갔다" 진술”, 618일 조선일보 원우식·조유진 기자의 “2천만원, 5백만원치매 길원옥 할머니 통장서 뭉칫돈 나가,” 618일 조선일보 사설 “[사설] ‘뭉칫돈해명 요구에 무릎 꿇었다는 쉼터 소장, 너무 썩었다등 고인의 계좌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16년간 정성과 헌신으로 피해당사자들을 보살펴왔던 손영미 소장님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정의연을 비리집단으로 몰며, 인권운동가의 삶을 실천해 오신 길원옥 할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정의연은 몇 가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1. 길원옥 할머니 양아들의 법적 양자 취득 시기는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만약 조선일보 618일 보도대로 할머니가 이미 치매상태라면, 지난 5, 길원옥 할머니의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가져가 등록한 양아들의 법적 지위 획득 과정 또한 문제가 됩니다.

2. 양아들은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길원옥 할머니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고인은 물론 쉼터에서 할머니를 함께 보살피던 요양 보호사분들의 증언에 따르면, 할머니는 양아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 시, 때론 특별한 요청에 따라 현금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접 방문이 어려워지자, 고인이 양아들의 은행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습니다. 61일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1천만원과 2천만원, 합계 3천만원이 양아들에게 지급되었습니다.

3. 그간 마포 쉼터에는 네 분의 요양보호사분들께서 돌아가며 길원옥 할머니를 돌봐 주셨습니다. 매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급되는 보조금만으로는 모자라 정대협도 추가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2019년 한해만, 1545만원이 정대협 계좌에서 간병비로 지급되었습니다.

4. 길원옥 할머니는 인권운동가의 삶을 실천해 오셨습니다. 전 세계를 돌면서 증언활동을 하시고 다른 전쟁피해자들을 다독이며, 수요시위를 비롯해 다양한 장에서 젊은이들과 만나고 적극적인 기부활동을 통해 인권의 가치를 널리 퍼트리셨습니다. 이 모든 활동은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던 고인께서 주야로 할머니의 건강과 정서적인 안정을 온전히 보살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2014~2019년 길원옥 할머니 해외 증언활동 프랑스,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등 13

2017<길원옥여성평화기금> 5천만원 기부 등

2019~2020<김복동센터> 1천만원 기부

2019~2020<김복동의희망><길원옥장학금> 1500만원 기부 및 매월 5만원 정기후원으로 현재까지 총 75만원 기부

5. 이중 <길원옥여성평화상>의 경우, 전적으로 길원옥 할머니의 기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15한일합의이후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지불하는 1억원을 거부한 할머니는 2017년 시민들의 성금으로 모인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을 받으셨습니다. 이중 5천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시고 1천만원은 양아들에게 지급했다고 합니다. 정의연은 할머니의 숭고한 뜻을 받아 <길원옥여성평화기금>을 조성하고, 이 기금으로 운영되는 <길원옥여성평화상>을 만들어 여성인권평화에 기여한 분들을 매년 선정해 상금을 수여해왔습니다. 길원옥 할머니의 기부금은 공시에서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을 뿐 기부금 전체 금액에 포함되어 있으며, 정의연 결산서류에 정확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부 언론의 보도는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삶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이자, 당사자의 소신과 의지에 따른 여성·인권·평화 활동을 뿌리째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자 개인의 삶조차 희생한 고() 손영미 소장님과 정의연을 파렴치한으로 매도하는 명예훼손 행위입니다.

2017528일 길원옥 할머니는 독일 베를린 방문 중 진행된 IS성노예제 피해자 마르바 알-알리코씨와의 간담회에서 내가 겪은 아픔은 마음으로 참되,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알고 해결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도록 계속 알리고 싸워야 해. 우리의 후손들은 나같은 피해를 당해서는 안돼. 힘들지만 함께 해요라고 말씀하시며 피해자와 손잡고 위로하셨습니다. 남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합니다. 길원옥 인권운동가께서 손수 실천하신 숭고한 가치를 지키고 계승하는 일입니다.

 언론에 요구합니다. 일방적인 주장에 기초한 악의적 보도를 당장 중단하고 사과하십시오. 길원옥 할머니의 명예와 존엄함에 더 이상 상처내지 말아 주세요. 그의 숭고한 실천정신에 감명 받아 새로운 희망을 품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삶을 흔들지 말아 주세요.

길원옥 할머니의 가족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명예에 누가 되는 일을 하지 말아 주세요. 그의 삶을 빛나게 하며 그림자처럼 돌봤던 고() 손영미 소장님의 삶을 폄훼하지 말아 주세요. 부디 가족으로서 할머니의 건강과 안녕만 생각해 주세요. 할머니께서 쌓아온 업적과 명예가 훼손하지 않게 지켜 주세요.

길원옥 할머니의 몸과 정신의 강건함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 손영미 소장님의 평안한 영면을 기도합니다.

2020618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지난달 21일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직원들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의 피해자 쉼터로 압수수색을 하기위해 들어가고 있다.

길 할머니 요양보호사들 양아들 매주 돈 받아가” “검찰 부르면 적극 증언할 것

매달 60만원 정기적으로 가져가고 주말마다 찾아와 현금 받아가

손영미 소장 횡령양아들쪽 주장에 터무니없어 인터뷰 나섰다밝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양자 황선희 목사 부부가 고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쉼터) 소장에 대해 횡령의혹 등을 제기하고 검찰도 수사에 나선 가운데, 황 목사가 수시로 길 할머니를 찾아 현금을 가져갔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길 할머니를 6~7년 동안 가까이서 돌본 쉼터 요양보호사들은 필요하면 검찰에 나가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18<한겨레>와 만난 길 할머니의 요양보호사 2명은 황씨가 매달 60만원을 정기적으로 가져갔고, 매주 주말 찾아와 길 할머니에게서 현금을 받아 갔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렇게 다달이 황씨가 챙겨간 돈이 100~200만원 선에 이른다고 봤다. 6년 동안 쉼터에서 돌봄 업무를 한 요양보호사 씨는 할머니 주머니에 항상 돈이 5만원짜리로 수십만원 있었는데 아드님이 오면 거의 다 주셨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교통사고, 손주들의 어학연수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수시로 돈을 받아 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황 목사는 갓난아기 시절부터 길 할머니가 키운 양아들이다.

이들은 황 목사 부부가 최근 언론을 통해 손 소장이 길 할머니의 통장에서 뭉칫돈을 빼냈고 할머니를 앵벌이시켰다고 주장하는 점이 터무니없어 인터뷰에 나섰다고 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쉼터 회계관리와 관련해 황 목사 부부가 제기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앞서 서부지검은 황 목사 부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길 할머니의 통장에서 인출된 현금의 사용처를 놓고 황 목사 부부와 정의연 쪽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양쪽 진술의 신빙성이 수사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요양보호사들은 검찰에서 부르면 가서 적극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매달 18일 길 할머니가 일정 액수를 현금으로 뽑아달라고 하면 손 소장이 정부·서울시 보조금 등 300~350만원이 들어오는 길 할머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할머니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7년간 쉼터에서 일한 씨는 손 소장이 돈을 뽑아 와서 드리면 할머니께서 현금을 가지고 쓰셨다. 아들에게 용돈을 얼마 주셨는지, 어디 쓰셨는지 손 소장이 기록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연과 쉼터의 회계부정의혹이 불거진 뒤 황 목사가 2004년부터의 지출내역을 모두 달라고 요구하며 폭언을 이어가자 손 소장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씨는 손 소장이 하도 걱정하기에 아드님이 가져간 돈들인데 어떻게 그걸 기록해놓겠나. 내가 뭐라고 할 테니 걱정 말라고까지 말했었다고 돌아봤다.

요양보호사들은 길 할머니가 연세 때문에 자주 사실관계를 혼동하거나 잊었지만 치매 등급을 받은 적은 없다고도 주장했다. 2016년 장기요양등급을 받긴 했지만, 치매 진단을 받은 적 없는 길 할머니를 언론이 치매 노인으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손 소장의 장례기간에 아들 황씨가 어머니가 (충격 때문에) 1분 단위로 실신하셨다고 말한 인터뷰 내용을 보고 놀란 여성가족부 관계자가 쉼터에 연락했을 땐, 길 할머니가 전화를 바꿔 받아 멀쩡한 사람을 왜 쓰러졌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길 할머니는 지난 5월 하순 황씨를 호적에 올리는 일이 논의되자 또다른 수양딸 김아무개씨를 불러 1천만원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내가 정신이 멀쩡할 때 줘야겠다는 할머니의 요청에 손 소장이 현금을 뽑아왔고, 딸 김씨는 영수증도 써뒀다. 황씨와 달리 김씨는 성인이 된 뒤 길 할머니와 연을 맺은 사이다. 요양보호사들은 딸에게 돈을 준 사실을 아들이 알면 싫어할 거라고 손 소장이 걱정한 기억이 난다. 아들이 입적하기 전에 수양딸을 챙겨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손 소장과 길 할머니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요양보호사들은 손 소장의 오랜 희생이 폄훼되는 데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씨는 가족들이 명절에도 할머님들을 모셔가지 않고 할머님들도 쉼터에 계시고 싶어 해서 소장님은 명절에도 한번도 집에 가지 못했다. 황 목사님도 소장님이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씨도 소장님이 진짜 고생 많이 했다. 할머니들 대소변도 직접 다 받았다. 나도 어머니 모시지만 그렇게 못한다고 전했다.

정의연은 앞서 손 소장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내어 “‘일부언론은 고인이 되신 쉼터 소장님과 길원옥 인권운동가, 정의기억연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겨레>는 황 목사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입장을 물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 채윤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