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왼쪽 사진)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18105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불법지원(화이트리스트)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대법, 직권남용 유죄강요 무죄법정구속은 면해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에 수십억원을 불법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81)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실장은 법정구속은 면했다. 서울고법 형사6(재판장 오석준)26일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사건으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직권남용죄를 적용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김 전 실장의 강요죄는 무죄, 직권남용은 유죄로 보고 2심과 비교해 형량을 6개월 줄였다. 강요는 폭행 또는 협박이 수반될 때 성립하는데, 대법원은 김 전 실장 등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보수단체 지원을 요구한 행위를 협박이라 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앞선 항소심은 직권남용과 강요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 전 실장은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이미 수감됐던 기간이 1년을 넘어 법정구속은 되지 않았다. 그는 앞서 블랙리스트사건으로 지난 2017년 구속된 뒤 기간 만료로 20188월 석방됐다. 그러나 석방된 지 두 달 만인 같은 해 10월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에서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아 재수감됐다. 그 뒤 425일간 수감생활을 더 하고서야 구속 기간 만료로 대법원이 구속 취소 결정을 해 지난해 12월 석방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54)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징역 16개월,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은 20142016년 전경련을 압박해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 21곳에 모두 69억여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선고를 마친 뒤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김 전 실장은 실형 선고했는데 무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장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