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면역세포 균형이뤄야 건강
세균은 무조건 나쁜 것이므로 박멸해야 하는가?
그렇지않다. 세균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균형을 이룰때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항생제를 먹은 뒤 설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항생제 부작용 가운데 하나가 설사다.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 이유는 세균을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성질을 가진 항생제가 대장 등에 살면서 우리 몸에 이로운 기능을 하는 세균마저 죽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감기에 항생제를 쓰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효과도 없이 항생제 때문에 설사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거의 대부분의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서 세균에 대해서만 효과를 갖는 항생제를 써도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 몸에서 공생하면서 좋은 기능을 하는 세균마저 죽인다고 하니 더더욱 항생제를 무작정 쓸 일이 아니다.
세균이라고 무조건 박멸의 대상으로 여기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세정제나 섬유탈취제, 방향제, 세탁기 등의 효과를 설명하는 광고를 보면 세균을 99% 이상 박멸한다고 설명한다. 마치 피부를 비롯해 우리 몸에는 어떤 세균도 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자연의 이치는 물론이고 의학적으로도 우리 몸의 건강에 이로운 생각이 아니다.
우리 몸이 외부와 닿는 부위인 피부나 입·식도·위장·소장·대장의 점막에는 여러 세균이 살고 있다. 이는 건강하고 면역력이 튼튼한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감염 등 질병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우리 몸에서 세균을 막는 면역세포들이 이 세균들과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염 등 질병이 생기는 것이다.
세균을 아예 살지 못하게 하면 이런 감염이 원천적으로 예방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이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가장 강력한 항생제를 아무리 먹고 바른다고 해도, 세균은 이를 이겨내는 종류가 살아남아 또다시 서식하게 된다.
오히려 강력한 항생제를 이겨내는 세균이 크게 유행하면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영유아, 임신부는 감염으로 인해 생명을 잃게 될 수 있다.
또 생태계마저 파괴해 결국 사람에게 다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나노 세탁기 같은 경우에도 미국 등에서는 나노 입자가 강이나 바다로 유입됐을 때 플랑크톤 등과 같은 미생물마저 죽인다는 보고도 있다.
이 때문에 감염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우리 몸에서 살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충분히 알고 있고 만약의 사태가 생기면 대비할 수 있는 세균과 균형 상태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새로운 세균을 만나면 우리 몸의 면역이 이에 적응할 때까지 또 희생을 치러야 하므로, 우리 조상들이 세균과 살아오면서 우리에게 넘겨준 면역의 기억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의 연구들은 어릴 적에 자연계의 많은 미생물에 노출될수록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질환 등에 덜 걸린다는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고 일부러 세균 감염을 시키자는 것은 아니지만, 세균은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은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건강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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