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여부·대남 언급 없어, 검사 결과 미발표 등 건조한 반응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탈북 3년 만에 재입북한 사태와 관련해 북한 <노동신문>27당중앙의 지시와 포치(업무 분담)를 정확히 집행해 조성된 방역 위기를 타개하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4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코로나19라는) 대유행 전염병에 대해서는 1%라도 안전율을 높이며 앞질러가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뜻이라며 자기 부문, 자기 단위의 방역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잘해 단 한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설은 재입북자의 코로나19 확진 또는 음성 판정여부와 관련해 진전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로 의진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라는 전날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발표문과 같은 표현을 썼다. 탈북민의 재입북이 19일에 있었는데, 여드레째 최종 검사 결과를 내놓지 않은 셈이다.

아울러 사설은 방역과 관련한 내부 경각심을 촉구했으나, “월남 도주자의 불법 귀향사태와 관련해 남쪽을 향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25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 결과를 전한 <노동신문> 전날 기사에 대남 언급이 전혀 없던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탈북민 재입북 사태에 남쪽 정부나 탈북민 단체 등이 개입한 정황이 아직 없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하다. ‘아무 말 없음이라는 남쪽을 향한 건조한 반응은, 대남 신호의 성격으로 읽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전쟁 정전 67돌을 맞아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에 참배하고 박정천 총참모장 등 인민군 주요 지휘성원(지휘관)들에게 존함이 새겨진 백두산기념권총을 직접 수여했다<노동신문>271·2면에 보도했다. 역시 대남 언급은 없었다.

한편,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5년간 북한의 보도 등을 통해서 확인된 재입북 탈북자는 20153, 20164, 20174명 등 모두 11이라고 밝혔다. 북쪽이 이번에 불법 귀향했다고 발표한 재입북 탈북민을 더하면 12명이다. < 이제훈 기자 >

“20대 탈북자, 강화도 철책 밑 배수로로 한강 나간 듯

3년 전 탈북했다가 며칠 전 다시 월북한 20대 탈북자는 강화도에서 배수로를 통해 한강으로 빠져나간 뒤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당국이 27일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육군 대령)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월북한 탈북자 김아무개(24)씨에 대해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를 강화도 일대에서 특정했다해당 인원을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하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가방에는 물안경과 옷가지, 통장에서 500만원을 인출한 뒤 480만원가량을 달러로 환전한 영수증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출한 돈 대부분을 달러로 환전한 것은 북한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월북한 김씨는 2017년 탈북할 때 한강을 헤엄쳐 강화도 옆의 섬 교동도로 국내에 들어왔다. 이런 이유로 애초 김씨가 이번 월북 때 교동도를 통해 한강을 건너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군 당국의 실제 조사 결과 강화도 북단이 김씨의 월북 지점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락 실장은 또 김씨가 월북하기 위해 통과한 지점에 대해 철책은 아니고 배수로로 추정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 지금 정밀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씨가 월북한 지점으로 추정되는 강화도 북단 해안과 강기슭 쪽에 둘러쳐진 철책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철책에는 센서가 있어 침입자가 접촉하면 비상벨이 경계 부대의 지휘통제실(지통실)로 곧바로 전달된다. 김씨는 이런 철책 경계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철책 밑으로 나 있는 배수로를 이용해 한강으로 나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철책 밑에 설치된 배수로는 바로 한강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가방도 이 배수로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이달 18일 새벽 택시를 타고 강화도 내 접경지역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김씨가 18일 오전 220분께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군 강화읍의 한 마을에서 택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김씨가 “19일 귀향했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 오전 220분 강화도 내 접경지역에서 내린 김씨가 야음을 틈타 미리 확인해두었던 월북 지점으로 접근한 뒤 배수로를 통해 한강으로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헤엄을 쳐 북쪽 강기슭에 도착한 김씨는 북한 전방부대의 삼엄한 경계망에 뚫고 다음 날인 19일 개성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씨의 귀환 소식을 전하며 월남 도주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 전연부대의 허술한 전선 경계근무실태를 엄중히 지적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가 사건발생에 책임이 있는 부대에 대한 집중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엄중한 처벌을 적용하며 해당한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탈북한 김씨는 지난달 12일 김포시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 박병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