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민간 유인우주선 비행사 2인 기자회견

지구귀환 당시 우주선 상황·느낌 생생히 전해

 

         2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돌아온 뒤 우주선에서 내리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우주비행사 밥 벵컨(왼쪽)과 더그 헐리.

 

"마치 뒤에서 야구 방망이로 내 의자를 힘껏 후려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2일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왕복비행에 성공한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우주비행사 밥 벵컨은 지구에 돌아오는 순간 우주선에서 느낀 충격의 강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4일 저녁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우주선 크루드래건(일명 인데버)의 지구 귀환 과정은 예상대로 진행됐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대기를 뚫고 하강할 때 모든 것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개인적으론 놀랐다""궤도이탈을 위한 엔진점화가 끝나고 불과 몇분 뒤에 창밖으로 구름이 몰려들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우주정거장 도킹 해제에서 해상 착수까지 19시간에 걸친 우주선의 지구 귀환 과정은 모두 자동으로 진행됐다.

대기권 진입시의 마찰열로 검게 그을린 우주선.

우주선의 대기 마찰 소리는 동물 울음처럼 들려

"대기로 진입하자 드래건(우주선 이름)이 실제로 살아났습니다. 우주선이 추진기를 점화하더니 곧 방향을 제대로 잡아 우리를 이끌었죠. 우주선 밖에서는 대기가 우르릉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우주선이 제어에 들어가자 몸이 춤을 추듯 흔들렸습니다."

그는 "온몸이 뒹굴고 처박히고 흔들리는 것같은 느낌이었다""우주선 밖에서 나는 소리가 점점 커졌는데, 이때 녹음한 소리를 들어보니 기계음이 아닌 동물 울음소리 같았다"고 말했다.

4개의 낙하산을 펼친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이 플로리다 앞 바다로 돌아오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돌아오는 우주선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기 전에 태양광 패널, 라디에이터 등이 있는 아래쪽 트렁크 부분을 분리해야 한다. 대기 마찰열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할 열 차폐막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지구 귀환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다. 이때 우주선 속도는 음속보다 20배 이상 빠른 시속 28까지 치솟고, 우주선의 외부 온도는 엄청난 공기 마찰로 섭씨 1900도에 이른다.

그는 "트렁크 분리에서 낙하산 발사에 이르는 각각의 과정이 진행될 때마다 마치 누군가 의자 뒤를 야구 방망이로 후려치는 것과 같았다""트렁크 분리 때는 충격이 약했지만 낙하산 발사 때는 충격이 엄청 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우주선 안은 따뜻했다고 덧붙였다.

성조기를 꽂은 개인 선박들이 우주선이 도착하자 다가가고 있다.

우주선, 정비 후 내년 봄 다시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이들을 태운 우주선이 플로리다 앞 바다에 착수할 당시 인근 해상에는 많은 개인 보트들이 이 장면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번 우주 왕복비행에서 사령관 역할을 맡은 더그 헐리는 그러나 "창문이 그을린 탓에 우주선 안에서 바깥의 보트들을 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헐리는 두달여간의 역사적 우주 우주왕복 비행을 돌아보며 "내 생애 진정한 영광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몇주 동안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 머물면서 신체 진단과 함께 회복 훈련을 받는다. 나사와 스페이스엑스는 6주에 걸쳐 이들이 타고 온 우주선을 점검하며 우주선 공식 인증 절차를 밟는다. 스페이스엑스는 이 우주선을 정비해 2021년 봄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다시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낼 계획이다. < 곽노필 기자 >

깡통 모양 스페이스X 화성 우주선 첫 시험비행 성공

152상공으로 솟아 오른 뒤 수직 착륙45초 비행

스페이스X 화성 이주선 '스타십' 시제품 첫 시험 비행

미국의 민간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이주를 목표로 한 우주선 시제품의 1차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화성 우주선 '스타십'(Starship) 시제품의 첫 번째 수직 이착륙 시험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고 5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타십 시제품 'SN5'는 전날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시설에서 500피트(152.4) 상공으로 솟아오른 뒤 지상에 수직으로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비행에 걸린 시간은 45초였다.

'SN5'는 길게 쭉 뻗은 깡통 모양의 우주선으로, 전체 길이는 100피트(30.48).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화성(여행)이 현실처럼 보인다. 진척 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십' 시제품이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

스페이스X는 앞으로 이착륙 시험 비행을 몇차례 완수한 뒤 더 높은 고도로 스타십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이용해 2050년까지 인류의 화성 이주를 완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스타십 크기를 400피트(122미터)로 늘려 최대 탑승 인원 100명에 달하는 대형 우주선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2024년 달에 다시 인류를 보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파트너로도 선정됐다.

머스크는 지난 2일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NASA 우주비행사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을 때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주여행의 꿈이 실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달에 갈 것이고 기지를 만들 것"이라며 "화성에 사람을 보내 인류가 여러 행성에서 거주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에 다시 수직 착륙하는 '스타십' 시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