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하고 침묵한 죄, 막지 못한 죄에서 자유로운가,
검사 성폭력 사건 대놓고 거짓말 하더니…“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한 문찬석 광주지검장을 "난세의 간교한 검사"라고 맹비난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지검장을 두고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가 될 거란 생각이 들 만큼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능력과 처신술이 빼어났다"고 적어 문 지검장과 그의 발언을 다루는 언론을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의 글은 문찬석 지검장이 과거 검찰 내 성폭력 의혹을 덮기 위해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사람인데 그런 그의 주장을 언론이 공정한 비판인양 다루는 건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임 부장검사는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지검장이 2015년 남부지검 2차장검사 시절 여검사 성추행 의혹을 받던 검사 A씨가 돌연 사직한 이유에 대해 “본인은 ‘그냥 좀 힘들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부장한테 보고 받았다”고 말한 내용을 거론하며 “문찬석 선배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았는데 대놓고 거짓말을 한 걸 알고 마음을 접었다”고 썼다.
임 부장검사는 이와 관련해 “거짓말을 한 공직자의 위선이 드러나면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라 언론이 그 말을 더는 믿어주지 않을 것 같은데 계속 믿어주고 공감해주는 기사들을 보면 언론의 망각이 지나치게 빠른 것인지, 알고도 속아주는 체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문 지검장에게 이런저런 소회를 물어볼 기자분들이 있으시면 김모 부장, 진모 검사의 성폭력을 어떻게 덮을 수 있는지, 왜 당신은 2015년 5월 공연히 국민을 속였는지…. 꼭 좀 물어봐 달라”고 적었다.
문 지검장이 조직을 떠나기 전 추 장관의 검찰 인사를 비판하며 올린 글을 거론하면서는 “대선 때마다 검찰개혁이 공약이었던 나라에서, 그 시절 잘 나갔던 간부들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와 잘못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있나”라며 “방관하고 침묵한 죄, 막지 못한 죄에서 자유로운 검사는 없다”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이 글에서 문 지검장의 신뢰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20년 동안 검찰에 근무하면서 ‘저 사람, 검사장 달겠구나’라는 확신을 한 검사는 딱 3명이었다. 문찬석, 한동훈, 이원석 선배다”라며 “한나라 말 최고의 인물평가자로 꼽히는 허자강이 조조를 두고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이라는 평을 했는데, 그 선배들은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가 될 거란 생각이 들 만큼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과 처신술이 빼어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시대와 검찰이 과연 정의로운가’와 맞물리며 계속 승승장구하며 요직에서 이런저런 일을 수행하는 선배들이 스스로는 물론 나라와 검찰에 위태위태하다 싶어 멀리서 지켜보던 제가 오히려 더 조마조마했다”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마지막으로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위법하거나 부조리한 검찰 조직문화에 덜 때 묻은 후배들이 선배들의 자리에 올라설 날이 결국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소동을 후배들은 ‘오십보백보’라며 어이없어하게 될 것이다”라며 “조금 맘 편하게 지금을 돌아볼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글을 맺었다.
문찬석 검사
앞서 문 지검장은 지난 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추미애 장관의 검찰 인사를 비판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친정권 인사들’ 혹은 ‘추미애의 검사들’이라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웠다”고 적었다.
문 지검장은 전국시대 조나라가 장평전투에서 진나라에 대패한 것을 거론하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검사라고 다 같은 검사가 아니다. 각자의 역량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검언유착 수사를 두고 “참과 거짓을 밝힐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면 검사직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는 “사법참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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