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교회발 감염 확산에 자성의 목소리 잇따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일로 한국교회에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는 말도 나온다. 교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을 역임한 전병금 강남교회 원로목사는 목회자와 교회가 세상에 큰 염려를 주고 있으니 너무 부끄럽고 안타깝다코로나19 초기 확산 진원지였던 신천지와 기성 교회를 구분했던 국민들이 이제는 둘을 똑같이 보게 됐다고 개탄했다.

사랑제일교회 일부 교인의 비행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확진자가 병원에서 탈출하거나 교회 교인 명단을 허위로 제출하는 등 지난 2~3월 신천지 사태와 유사하다.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행태를 보면 오히려 이단보다 더하다확진자가 그렇게 많이 나왔으면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것이 만약 정통이라면 기성교회는 이단과 비슷해져 가는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전 목사와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주요 8개 교단의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공교단들에 전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판정할 것을 요청했다. 전 목사의 이전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은 이미 전 목사를 제명했다. 양희삼 카타콤교회 목사는 많은 국민이 전 목사를 통해 한국교회를 볼 것이라며 전 목사 뉴스는 한국교회에 사망선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교계에선 이번 사태를 일부 교회가 본연의 역할을 넘어 정치집단화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교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전국적으로 분포하게 된 건 전 목사가 태극기집회 등 극우성향의 집회를 주도하면서부터다.

한국기독교통일학회장을 역임한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번영신학에 물든 목사들은 교인 수가 조금 많아지면 자신을 위대한 존재로 착각한다어떻게 하면 교인 수가 늘어날지에 대해 혈안이 되기 때문에 목회의 목적이 뒤틀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영돈 작은목자들교회 목사 또한 일부 한국 보수 기독교가 정치적 우상숭배에 빠져 전 목사의 광란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그를 이 시대의 사사이며 선지자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코로나19는 하나님의 심판이기보다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라고 말했다.

주요 교단 및 교계 지도자들은 전날에 이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국성결교회연합회는 긴급 입장문을 통해 최근 드러난 우리의 민낯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감염병 퇴치를 위해 교회가 사회의 모본이 되지 못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총연합도 국내 최대 75000여개에 이르는 기독교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의 통로가 되고 말았다이는 대부분 주요 교단의 행정력 범위 밖에서 독립해서 운영하는 작은 모임들과 전 목사 측의 정치적인 행보로 인한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 황인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