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 위축된 상황에서 물의 일으켜 송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최근 서거한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문을 마친 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쿠웨이트 대사관을 나서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행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거듭 사과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기 전 "국민께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해외여행과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제 남편이 해외 출국을 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이에 대해 많은 의원의 질의와 질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성실하고 성의있게 답변하겠다"고 했다.

강 장관은 남편이 오래전부터 여행을 계획했는데 만류했어야 했다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지적에 "개인사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제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가 국내에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했던 시기에 국민 불편이 없도록 미국과 여행길을 열어 놓으려고 애를 썼고, 현재 매달 국민 1516천명이 여러 이유로 미국에 간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그렇게 가는 것을 보고 그때 문 열어놓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그런 생각도 있었으니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고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위축된 어려운 심리를 가진 상황에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남편 미국행 논란 확산에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

"남편과 계속 연락하고 있어기회 있으면 또 말씀드리겠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행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과 관련해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주한 쿠웨이트대사관 조문을 마친 뒤 복귀한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며 이같이 전했다.

강 장관은 이 교수와 대화 여부에 대해 "계속 연락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언론에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강 장관은 논란 확산에 부담을 느낀 듯 이날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오후 2시께 최근 서거한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의를 표명하고자 용산구 주한 쿠웨이트대사관을 방문했다.

쿠웨이트 대사관은 애초 강 장관을 포함한 외부 인사의 조문 참여를 공개한다고 언론에 안내했지만, 이날 오전 갑자기 '코로나19로 인한 조문객 안전'을 이유로 비공개로 바꿨다.

대사관 측이 외교부와 조율을 거쳐 공개 여부에 대한 입장을 변경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장관은 대사관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조문하러 왔으니 지금은 조용히 해주시기 바란다. 제가 기회가 있으면 (입장을) 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최근 서거한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문을 하기 위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쿠웨이트 대사관을 들어서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8시 전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면서 평소 이용하던 2층 로비 대신 지하 주차장을 통해 사무실로 이동했다.

취재진이 강 장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의 출근 시각에 맞춰 로비에 대기하고 있었던 점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강 장관이) 어제 언론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오늘 출근할 때는 언론 노출에 부담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당장은 남편의 해외여행 논란에 대한 추가 입장 표명 없이 오는 7일 국회에서 예정된 국정감사 대비에 집중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감에서는 외교부 수장인 강 장관의 배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요트 여행을 목적으로 미국에 간 상황을 두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날 새벽 자신의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이 교수의 블로그에 접속하면 '이 블로그는 초대받은 독자에게만 공개됩니다'란 공지 글이 나온다.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미국에서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미국 연안과 카리브해 등을 방문할 계획 등을 공개했었다.

             

     강경화 장관 남편, 미국행 논란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 없어 매일 집에서 지키고만 있을 수 없다

외교부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속 해외여행 불법은 아니지만 '부적절' 지적

 

인천국제공항에서 지난 3일 출국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여행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주무 부처 장관의 가족도 따르지 않는 권고를 국민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이 교수는 공항에서 여행 목적을 묻는 KBS 취재진에게 "그냥 여행 가는 건데. 자유여행"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는 지적에는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판매자를 만나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미국 동부해안 항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계획을 수개월 전부터 자신의 공개 블로그에 올려왔다.

이 교수의 미국행이 논란이 되는 것은 정부가 지난 323일부터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을 금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교수가 공직자가 아닌 만큼 여행을 무작정 비판할 게 아니라 개인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현실적으로 정부가 모든 개인의 해외여행을 막는 게 쉽지도 않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 고위공직자의 가족에게도 정부 정책 준수를 기대하고 요구하는 분위기가 있는 상황에서 이 교수의 여행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군다나 특별여행주의보는 여행자 본인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불필요한 국가 간 이동을 통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도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18일 주의보를 연장하면서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 방지와 더불어 국내 방역 차원에서도 우리 국민의 해외 방문 자제가 긴요한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 교수의 미국행이 "개인적인 일"이라는 이유로 사실관계 확인도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