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사망자 주검 교환 휴전 돌입, 서로 포격” “미사일 공격비방전

··프 등 평화협상 중재 앞두고 유리한 고지 차지하려 집중 교전도

 

지난 10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사는 한 노인이 발코니 빨랫줄에 청바지를 널고 있다. 옆 발코니에는 불발된 로켓탄이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AP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교전 2주 만에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한 시간도 안 돼 서로 공격받았다고 비방했다. 분쟁의 핵심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영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등은 10일 새벽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포로와 사상자 교환을 위해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하고, 이날 정오부터 휴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중재로 전날 모스크바에서 만나 10시간 넘게 회담을 했다.

휴전 합의에 따라 양쪽은 국제적십자위원회 규정에 맞춰 포로와 사망자 시신을 교환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교전으로 300~400여명이 죽고 수만 명이 이재민이 되었다. 휴전 기간은 포로와 사망자 교환이 완료되는 때까지로 제한된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양쪽은 또 이번 사태를 초래한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대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분쟁 해결을 위해 꾸려진 민스크 그룹공동 의장국들이 협상 중재에 나선다. 일시 휴전이 아닌 근본 해결을 위한 탁자가 놓인 셈이다.

그러나 휴전 직후 양쪽은 상대가 휴전 합의를 어기고 자신들을 공격했다고 상호 비방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휴전 발효 5분 만에 아제르바이잔 군이 아르메니아 남부 마을 인근을 포격해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는 아르메니아군이 밤사이 간자시 주거지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7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휴전을 앞두고 양쪽은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집중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시 휴전이 자칫 더 큰 희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슬람국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해온 터키 외무부는 성명을 내어 휴전 합의는 중요한 첫 단계지만, 지속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옛 소련 시절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지만 기독교를 믿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했다. 소련 붕괴 뒤 이 지역에 독립공화국이 들어섰고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쪽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그 결과 이 지역은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분쟁지역이 됐다.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2017아르차흐 공화국으로 명칭을 바꿨다. 양쪽은 지난달 27일부터 14일간 격전을 벌였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