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장관 78개월 거리 두다 총리되자 공물 보내

직접참배 외교 부담 덜고 정치적 참배 효과 노림수

야스쿠니 한국·중국 등 일본 침략 전쟁상징 인식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 도쿄/AF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의 혼령을 함께 제사 지내는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정부 시절 관방장관 78개월 동안 야스쿠니신사를 참배는 물론, 공물도 보내지 않는 등 거리 두기를 하다가 총리가 되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NHK> 방송은 스가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를 맞아 이날 제단에 비치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마사카키를 바쳤다고 보도했다. 스가 총리가 공물을 봉납한 것은 직접 참배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덜면서 국내 정치적으로는 사실상의 참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직접 참배할 경우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로 외교적 갈등이 커질 수 있는데, 공물 봉납으로 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물 봉납으로 일본 내 우익 세력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의 혼령을 함께 제사 지내는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큰 제사(추계예대제)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이날 한 여성 참배객이 야스쿠니신사 제단에 비치된 스가 총리 명의의 ''마사카키'' 앞에서 예를 올리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의 경우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1226일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고, 이후 재임 중에는 한국과 중국을 의식해 봄·가을 큰 제사와 8.15 패전일(종전기념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아베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스가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문제도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도쿄 지요다구에 세워진 야스쿠니신사는 1867년의 메이지 유신을 전후해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여러 침략전쟁에서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246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약 90%는 일본의 태평양전쟁(194112~19458)과 연관돼 있다. 이 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이 1978년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은 일본이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김소연 기자

 

힌국, 스가 일본 총리 야스쿠니 공물 봉납에 깊은 유감

신 내각 계기 역사직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부응해야

 

정부는 17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낸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정부 및 의회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신 내각 출범을 계기로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요구에 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스가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처음 맞는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추계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밑에서 78개월여 동안 관방장관으로 있으면서는 참배나 공물 봉납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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