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험생 49만명 시험장으로확진 35·자가격리 404명도 응시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49만명이 응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3일 치러진다. 수험생 가운데 코로나19에 확진된 35명과 자가격리 조처를 받은 404명도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2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021학년도 수능 준비상황 관련 브리핑에서 자가격리 수험생 3775명을 수용할 수 있는 113개 시험장 583개 시험실을 마련했고, 전국 거점 병원 25곳과 생활치료센터 4곳에 확진 수험생 205명을 수용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집계 결과, 수험생 가운데 확진자는 37, 자가격리자는 43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응시자를 제외하면 각각 35명과 404명이 실제 시험을 치른다. 의심 증상이 있는 수험생들이 이날 밤까지 보건소를 통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어 하루 사이 최종 수치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확진·격리 수험생의 규모가 미리 준비한 시험장 범위 안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수능에 지원한 수험생은 모두 493433명이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수험생 전용 고사장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상황실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의료진의 책걸상 준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뒤로 과연 수능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다른 나라에서 대입 관련 시험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개학 연기에 따라 수능일을 2주 뒤로 미뤘을 뿐 시험 자체는 그대로 추진해왔다. 대신 코로나19 확진 수험생과 자가격리 수험생, 일반 수험생을 나누어 각각 별도의 공간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자리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동시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확진 수험생은 입원·입소한 거점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자가격리 수험생은 지역별로 마련한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교육당국은 진단검사 결과가 새벽에 나와도 수능 당일에 시험장을 배정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능 당일 아침에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는 수험생은 애초 배정된 일반 시험장 안에 마련된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수험생들은 입실 전 체온 측정이 있으므로 여유 있게 시험장에 도착하는 게 좋다. 일반 시험장에서는 망사형·밸브형 마스크를 제외한 일반 마스크를 써도 되지만, 별도 시험실에서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따라서 아침에 열이 나면 보건용 마스크를 챙겨 가야 한다. 감염 방지 차원에서 시험장 안 정수기·급수대 등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마실 물도 각자 준비해야 한다.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은 수능 이후 방역에도 긴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수능이 끝나도 학교에서 가급적 등교수업을 하도록 하고, 수능 이후부터 연말까지를 학생안전특별기간으로 정해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12월 말까지 연인원 60만여명이 응시하는 수시 전형의 면접·논술과 같은 대학별 평가가 예정돼 있어, 이를 계기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학별 평가의 특성상 많은 인원이 지역을 넘나드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차관은 수능 직후인 12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수도권 대학(평가)에 전국의 수험생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 감염의 위험요인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능일에 확진되어 대학별 평가를 치르지 못할 경우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박 차관은 일반 원칙에 따라 적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대학들이 확진자에 대해 면접 등의 응시를 제한하더라도 교육당국이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다.  최원형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예비 소집일인 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죽전고에서 수험생들이 야외에서 수험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