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 집권 민주필리핀당 대표 선출

두테르테 퇴임하면 대권 도전할 수도

 

                              매니 파퀴아오.

 

미국의 복싱작가협회가 선정한 ‘2000년대 최고의 선수인 필리핀의 복싱 영웅매니 파퀴아오(41) 상원의원이 2일 밤 집권 여당인 민주필리핀당(PDP-Laban)의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2022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퀴아오는 취임식에서 필리핀 빈곤의 근본 원인인 부패와 싸우기 위해 여당의 막대한 힘과 영향력을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필리핀 뷸레틴> 등 현지 언론이 3(현지시각) 보도했다. 파퀴아오는 이를 위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패와의 전쟁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여당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주필리핀당의 5대 원칙인 진정한 휴머니즘, 계몽된 민족주의, 민주 사회주의, 참여 민주주의를 재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민주필리핀당은 실질적으로 필리핀의 절대 권력자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끝나는데, 지난 2018“(2022) 선거 중단은 없을 것이며, 임기 연장도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파퀴아오의 상원의원 임기 역시 2022년 끝난다. 현지에서는 파퀴아오가 상원의원 재선에 도전할 수도 있지만, 두테르테가 퇴임할 경우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파퀴아오는 이날 취임식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선거는 아직 멀었다며 언급을 꺼렸다.

파퀴아오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빈민가에 태어나 하루 한끼도 먹기 힘든 가난과 싸웠고, 마약과 절도에 빠지기도 했다. 대전료를 벌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으나, 프로권투 8개 체급 석권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부와 명성을 거머쥔 뒤에는 사재를 털어 구호 사업에 앞장섰다. 경쟁자가 없는 압도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2010년 하원의원, 2016년 상원의원이 됐고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나, 의원으로서 뚜렷한 업적을 보여준 것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