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부터 출생까지 가장 오래 걸린 사례로 기록
시험관 아이 시도 뒤 남겨둔 배아를 ‘입양’ 활용
미국의 한 부부가 27년 동안 냉동되어 있던 다른 남녀의 인간 배아를 이용해 최근 둘째 딸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 부부가 같은 방법으로 얻은 첫째 딸 이야기를 소개한 ‘미국 배아 기증 센터’ 누리집.
27년 동안 냉동 상태로 ‘잠자던’ 인간 배아를 이용한 출산이 최근 미국에서 성공했다. 이는 인간 정자와 난자의 수정부터 출생까지 가장 오래 걸린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 테네시주의 초등학교 교사 티나 깁슨(29)은 1992년 어떤 남녀가 기증해 ‘미국 배아 기증 센터’에 냉동되어 있던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 지난 10월 딸 몰리를 얻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일 보도했다.
티나와 그의 남편 벤(36)은 5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티나의 부모를 통해 ‘배아 기증(또는 입양)’을 알게 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배아 기증은 난임 부부가 시험관 아기 출산을 위해 채취한 배아 중 출산에 이용하고 남은 배아를 남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태어난 몰리는 깁슨 부부가 2017년 역시 배아 입양을 통해 얻은 딸 에마와 ‘생물학적 부모’가 같다. 배아 입양을 통해 아이를 얻은 부부는 배아 기증자의 다른 배아를 이용해 추가 출산을 시도하곤 하는데, 깁슨 부부도 이렇게 해서 서로 닮은 두 딸을 얻었다. 큰 딸 에마는 24년 동안 배아 상태로 냉동되어 있다가 태어남으로써 당시 가장 오래 걸린 출산 기록을 세운 바 있는데, 이번에 몰리가 이 기록을 3년 늘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티나 깁슨은 “몰리 출생 이야기를 공개하는 건 딱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내 부모가 배아 입양을 소개한 뉴스를 접하지 못했다면 현재의 우리 가족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설립된 미국 배아 기증 센터는 지금까지 배아 입양을 통해 약 1천명의 아이 출생을 도왔으며, 지금도 한해 200회 정도의 배아 기증을 주선하고 있다. 배아 입양을 통해 출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7500달러(약 820만원) 정도다. 이 센터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만 냉동 상태로 보관되어 있는 인간 배아는 100만개에 달한다.
이 센터의 마케팅 및 개발 책임자 마크 멜링거는 “인간 배아 냉동 보존 기간에는 제한이 없다”며 “언젠가는 30년 동안 냉동했던 배아에서 생명이 태어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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