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 중국, 공동 측량 결과 8848.86m로 조정

지구 중심부터와, 산 밑에서부터..최고높이달라

 

히말라야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48.86m(29031.69피트)로 조정됐다. 기존 높이보다 86cm가 높아졌다. 그동안 에베레스트 높이를 공동 측량해 온 네팔과 중국이 함께 내린 결론이다. 에베레스트의 네팔 이름은 `사가르마타(하늘의 이마)', 중국 이름은 주무랑마(세상의 어머니란 뜻, 초모룽마란 티베트어를 음차한 것).

에베레스트를 사이에 둔 두 나라는 그동안 에베레스트 높이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네팔은 1955년 인도가 삼각법으로 측량한 8848m(29029피트)를 공식 높이로 인정해온 반면 중국은 자체 측정을 통해 이보다 3미터 이상 낮은 8844.34m를 주장했다.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쌓인 눈을 산 높이에 포함할지를 두고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다. ‘비비시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정상은 성인 6명이 함께 설 수 있는 눈더미로 덮여 있다. 네팔은 눈 높이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눈을 포함시키면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네팔 방문을 계기로 함께 측량에 나서 지난 8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새로 조정된 높이에는 눈이 포함됐다.

에베레스트 높이에 영향을 주는 네 가지 요인

에베레스트 높이를 변화시키는 요인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계속해서 쌓이는 눈, 둘째는 조금씩 꾸준히 진행되는 지각판 이동, 셋째는 바람 등으로 인해 암석이 깎이는 풍화작용, 넷째는 가끔씩 발생하는 지진이다. 앞의 두 가지는 높이를 올리는 쪽으로, 뒤의 두 가지는 높이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한다. 2015년 일어난 규모 7.9의 네팔 대지진 때는 이로 인해 히말라야산맥의 산 높이가 낮아졌을 가능성이 지질학계에서 제기됐다.

네팔은 이번에 처음으로 독자적인 측정을 했다. 전통적인 측량법인 삼각법과 위성 내비게이션 및 해수면 모델을 활용한 최신 기법을 함께 동원했다. 중국은 1975년과 2005년 조사 때의 자료와 새로운 데이터를 사용해 높이를 측정했다.

최고봉은 인간의 도전욕을 자극한다. 지금까지 에베레스트 정상에는 네팔과 중국 양쪽에서 5789명이 1184회 올랐다. 이 과정에서 3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에콰도르의 침보라소산.

지구 중심에서 본 최고봉은?

일반적으로 산 높이를 재는 기준은 해수면이다. 그래서 해발 몇미터라는 말을 쓴다. 네팔은 이번 측정에서 벵골만을, 중국은 산둥성 앞바다를 해수면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기준을 달리 하면 가장 높은 산이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지구는 완전히 둥근 천체가 아니다. 적도 부근이 좀더 두껍다. 지구 자전이 만드는 원심력 때문이다. 남북극을 잇는 반지름은 6357km, 적도 반지름은 6378km이다. 따라서 지구 중심에서부터 따지면 적도에 있는 산들이 훨씬 높이 솟아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자료에 따르면 이 기준으로 볼 때 가장 높은 산, 즉 지구 중심으로부터 가장 높이 솟은 산은 라틴아메리카 에콰도르의 침보라소산이다. 이 산의 해발 높이는 6268m(2564피트)로 에베레스트보다 2589m 낮다. 하지만 지구 중심으로부터 보면 에베레스트 정상보다 2072m(6800피트) 더 높은 곳에 있다. 지구 중심에서 산 정상까지의 총 거리는 6384.4km. 적도에서 남쪽으로 1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산이다.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산 밑에서부터 본 최고봉은?

또 다른 기준이 있다. 산 밑에서부터 높이를 재는 방법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가장 높은 산은 하와이제도의 빅아일랜드섬에 있는 화산 마우나케아다. 태평양 깊은 곳에서 분출한 마그마가 만든 이 산은 해수면 위의 높이는 4207m이지만 밑에서부터 정상까지 거리가 1211m(33500피트)에 이른다. 바다 위로 솟아 우리 눈에 보이는 부분은 전체의 3분의1에 불과하다. 마우나케아산 정상은 구름이 거의 없어 세계적인 천문 관측 장소로 유명하다. 현재 11개국 13개 천체 망원경이 이곳에 있다. 곽노필 기자

           

에베레스트 높이는 8천848.86m…60여년만에 약 1m 높아져

   네팔 · 중국, 공동 측량 결과 발표해 논란 종식

   수준측량과 GPS 활용, 눈 쌓인 높이 포함계산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기존에 알려진 공식 높이보다 1가까이 높은 8848.86m로 측정됐다.

네팔과 중국 정부는 8일 이같은 내용의 에베레스트 공동 측량 결과를 발표했다.

에베레스트 높이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던 양국이 공동으로 에베레스트의 높이에 대해 결론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에베레스트의 높이에 대한 오랜 논란은 끝났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지적했다.

중국과 네팔이 이제까지 사용한 에베레스트의 높이는 서로 3넘는 차이가 있었다. 정상에 쌓인 눈의 높이를 포함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었는데 이번에 공동 측정한 높이는 눈까지 포함한 것이다.

에베레스트는 네팔과 중국에 걸쳐 자리 잡고 있으며 높이 측량은 1849년부터 시작됐다.

네팔 일간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공식 높이로 받아들여지는 8848m1954년 인도가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서 삼각 측량법을 활용해 측정한 결과다. 다만, 인도 타임스나우처럼 인도 측의 측정 연도를 1955년이라고 주장하는 매체나 전문가도 있다.

이 높이는 1975년 중국의 측량에 의해 다시 재확인됐다. 중국은 당시 자체 측량을 거쳐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48.11m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2005년 재측량 후 높이를 8844.43m로 수정했다. 이 높이는 바위의 최고점을 잰 것으로 그 위에 쌓인 눈은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다.

반면 네팔은 에베레스트의 높이에는 눈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봤다.

앞서 1999년 미국의 측량팀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기 등을 활용해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50m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지각판의 이동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에베레스트의 해발 고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미끄러져 내리면서 에베레스트가 10년에 13가량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진이 일어나면 에베레스트의 높이는 낮아질 수 있다.

2015년 히말라야에 일어난 규모 8.1의 강진으로 에베레스트 높이가 바뀌었을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추정했다.

바람이 에베레스트 높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에베레스트산 측량에 나선 중국 측량팀 [AP=연합뉴스]

이에 네팔과 중국은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네팔 방문을 계기로 에베레스트 높이 공동측량에 합의했다.

이후 네팔은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자국 측량팀을 파견했고, 중국도 지난 5월 수십 명의 전문가를 파견해 정상 측량에 나섰다.

네팔은 이번 측량에 여러 지점 간의 고저차를 활용하는 수준측량(leveling survey)GPS 수신기 등을 함께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측량팀 중 1명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동상에 걸려 발가락 끝부분을 잃기도 했다.

또다른 측량팀은 네팔 곳곳 297개 지점으로 중력계를 옮기는 작업도 수행했다. 중력계는 에베레스트 바위 덩어리 아래의 해수면 고도를 정밀하게 파악하는데 필수적인 장치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프라카시 조시 네팔 측량국장은 EFE통신에 "네팔은 에베레스트의 높이를 직접 측량한 적이 없다""이번 측량으로 에베레스트 높이를 둘러싼 논란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발표된 측량 결과가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높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비디아 데비 반다리 네팔 대통령이 이날 서한을 교환하고 에베레스트산의 최고 고도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서한에서 "에베레스트산은 중국과 네팔의 우호의 상징"이라면서 "중국은 네팔과 함께 에베레스트 생태 환경 보호와 과학 연구 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네팔이 경제사회 발전과 번영을 공동 실현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에베레스트라는 이름은 히말라야 측량에 기여한 영국인 조지 에베레스트경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반면 네팔에서는 이를 사가르마타라고 부른다. 산스크리트어로 '세계의 정상'이라는 뜻이다.

에베레스트의 티베트 이름은 초모랑마다. '대지의 어머니'라는 의미다.

중국은 티베트어를 차용해 에베레스트를 주무랑마(珠穆朗瑪)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