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차량 통제 안돼 충돌국과수 의뢰 사고 원인 파악

 

테슬라차 화재. 용산소방서 제공

 

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테슬라 승용차가 벽에 충돌해 불이 나 1명이 숨졌다. 전기차 특성상 인명구조와 진화에 어려움을 겪어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9일 밤 943분께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던 테슬라 자동차가 주차장 벽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차주 윤아무개(60)씨는 소방대원 출동 당시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병원 이송 뒤 숨졌다. 운전석에 있던 대리운전 기사(59)는 부상을 입었다. 대리운전 기사는 자력으로 차에서 빠져나왔지만 차주는 탈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운전기사는 차량이 통제가 안 돼 충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의뢰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려 한다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대리기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차종은 올해 생산된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전문가들은 충돌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특훈교수는 가장 위험한 게 충돌이다. 충돌이 강하게 일어나면 테슬라에 쓰이는 원통형 배터리가 압착돼 눌린다. 그러면 분리막이 손상돼 불꽃이 튀며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 화재는 1시간이 지난 밤 1048분쯤 꺼졌는데, 소방당국은 전기차인 테슬라 특성상 일반 자동차에 견줘 화재 진압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전기차가 사용하는 배터리의 경우 충격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면 전원공급 차단이 어려워 불을 끄기가 쉽지 않다문도 일반 승용차와 달리 위로 열리는 형태라 평소 사용하던 장비를 이용해 신속하게 구조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한 자동차 업체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팩은 고에너지라 불이 붙으면 끄기 어렵다. 바닥에 배터리가 깔려 있고 알루미늄 등으로 싸여 있어 안에 소화기를 넣어 끄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누리집에 게시한 차량 안전 보고서를 통해 자사 전기차의 배터리팩은 차량 바닥에 견고하게 보호돼 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도 큰 손상을 입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드물기는 하지만 해외에서도 몇차례 충돌이 원인으로 보이는 화재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안전성 논란에 대해 직접 트위터를 통해 대부분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테슬라는 내연기관보다 화재가 날 가능성이 500% 덜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광준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