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중독 원인 논란, 투옥 항의 확산 와중에 파문

나발니 측 '독살 시도 증인 살해' 증거인멸 가능성 제기

 

집행유예 취소된 러시아 야권 운동가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여름 독극물에 중독됐을 당시 치료했던 러시아 의사가 갑작스레 사망, 의문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옴스크 구급병원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유감스럽게도 이 병원의 마취통증·중환자 담당 차석의사 세르게이 막시미쉰 박사가 55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사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막시미쉰은 지난해 8월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져 이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치료를 맡았던 책임자다.

당시 옴스크 병원측은 기자들에게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의사들은 그가 중독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막시미쉰은 당시 단 한 차례의 언론 브리핑에도 나서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막시미쉰은 이 병원의 고참 의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막시미쉰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독일에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귀국한 나발니가 곧바로 체포·수감돼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러시아에서 확산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분노와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푸틴 정권이 나발니 사건 '증거인멸'을 위해 그의 죽음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정권 차원의 암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CNN은 나발니의 투옥에 대한 분노가 현재 크렘린궁 입장에서 큰 문제라고 전했다.

나발니의 비서실장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막시미쉰이 나발니의 치료 책임자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피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CNN에 "막시미쉰은 나발니를 치료한 과의 최고위 인사였으며 그의 혼수상태에 대한 치료를 책임지고 있었다"면서 "막시미쉰이 알렉세이(나발니)의 상태에 관해 그 누구보다 많이 알았던 만큼, 나는 그가 자연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시에 "러시아의 보건의료 체계는 훌륭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연령대의 의사들이 돌연사할 수 있다"며 다른 사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의료여건이 열악한 러시아에서 50대 의사가 돌연사하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지만 러시아의 권위주의 통치가 서방의 많은 비판을 받는 까닭에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심이 속출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부고발자를 포함, 최전선에 있는 의료 종사자들의 사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러시아에서 정치적 쟁점이 돼왔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다만 그의 죽음이 살인이라는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옴스크주(州) 보건부 공보관은 "막시미쉰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몇 명의 가까운 사람들을 잃었고 올해는 부모님을 떠나보냈다. 그는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중환자실로 옮겨져 사망했다. 다른 배경은 없다"고 밝혔다.

막시미쉰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었다. 옴스크 보건부는 막시미쉰의 죽음이 코로나19와도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옴스크의 보건 책임자인 알렉산드르 무라호프스키는 성명을 통해 막시미쉰이 이 병원에 28년간 몸담아왔으며 수천 명의 생명을 살렸다면서 "우리는 막시미쉰 박사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 그는 너무도 일찍 떠났으며, 이 때문에 그를 잃은 고통은 더욱더 쓰라리다"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머물다가 사흘 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한동안 그곳에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서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나발니는 앞서 지난달 17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모스크바 시모놉스키 구역법원은 지난 2일 나발니의 2014년 사기사건 관련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고 이에 따라 나발니는 2년 8개월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러시아-EU 외교수장, 모스크바서 회담…나발니 사건 두고 충돌

라브로프  "관련 EU 제재 신경 안써"… 보렐 "나발니 석방 촉구"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중독 사건과 투옥 문제를 두고 의견 충돌을 보였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와 회담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다.

EU 고위 대표가 러시아를 방문한 건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보렐은 방러 목적에 대해 EU와 러시아의 전반적 관계 설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5일(현지시간) 회담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이날 회담에선 예상대로 나발니 중독 및 투옥 사건이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는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발니 사건과 관련한 EU의 대러 제재 여부는 EU의 내무 문제이며 러시아는 이미 일방적 제재에 익숙해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를(대러 제재를) EU의 내부 문제로 간주한다. 우리는 EU가 점점 더 자주 합법적 기반이 없는 일방적 제재에 의존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EU의 추가 제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EU 회원국들의 연대 원칙이 나발니 사건에 대한 (EU의) 단일 입장을 도출했지만 그러한 입장의 부적절함은 유럽의 많은 정치인도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는 이에 앞서 보렐과의 회담을 시작하면서도 러시아-EU 관계의 비정상화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못한다며 EU의 대러 추가 제재 움직임 등을 비판했다.

보렐은 기자회견에서 EU의 이름으로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를 석방하고 그에 대한 독살 시도 사건을 완전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가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에 단서를 밝혀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가 계속 같은 요구를 반복하더라도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수사 의지에 회의를 표시했다.

그는 대러 제재와 관련 "현재 EU 회원국 가운데 (제재) 제안을 한 나라는 아직 하나도 없다"면서 "하지만 논의는 (EU) 외무장관 협의회와 전반적 EU-러시아 관계 논의를 위한 3월 회의 등에서 계속 이루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보렐은 이어 EU-러시아 관계에서 일부 문제에 대한 이견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협력 가능한 분야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3상 시험 결과가 최근 권위 있는 국제 의학지 '랜싯'에 게재된 것과 관련 "성공을 축하하며 이 백신이 EU의 승인을 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머물다가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한동안 베를린에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서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나발니는 앞서 지난달 17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모스크바 시모놉스키 구역법원은 지난 2일 나발니의 2014년 사기사건 관련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고 이에 따라 나발니는 2년 8개월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러, 야권 활동가 나발니 자택 전격 수색…장기 수감 포석?

 

주말 시위 방역 규정 위반 혐의, 수감 생활 10여년 가능성 우려도

 

러시아 경찰들이 27일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러시아 경찰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모스크바 자택과 그가 이끄는 반부패재단 사무실을 전격 수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나발니의 수감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의 이반 즈다노프 소장은 27일 복면을 한 여러 사람이 모스크바에 있는 나발니의 아파트 문을 부수고 집을 수색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나발니 아파트에 있던 동생 올레그는 체포됐으며, 나발니의 다른 아파트도 수색당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나발니 아내 율리아가 살고 있는 아파트 문을 부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영상도 러시아 인터넷 방송에 올라왔다. 율리아는 “(당국이) 내 변호사를 들여보내지 않고 있다. 그들이 문을 부수고 있다고 소리쳤다고 외신이 전했다.

즈다노프 소장은 반부패재단 사무실도 수색당했다고 전했다. 이 재단은 러시아 고위층의 부패를 폭로해왔으며, 최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호화 저택이 흑해 연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저택에 대해 내 소유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지난 23일 모스크바 등 100여개 도시에서 열렸던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와 관련해 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시위가 코로나19 방역 규정 위반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당시 시위에 수만명이 참가했으며 3900여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무부 대변인은 지난 주말 시위 조직자 및 참가자들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위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발니 쪽은 오는 31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는데, 러시아 정부가 전격적인 수색을 통해 나발니 쪽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러시아 정보기관 소행으로 의심되는 독극물 공격을 받았던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지 5개월 만인 지난 17일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당했다. 나발니는 2014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59천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뒤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집행유예 규정을 지키지 않은 혐의다. 이번 수색과 관련해 새로운 혐의까지 추가되면 나발니의 수감생활이 10여년 이상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조기원 기자

     

나발니 지지 시위에 미-러 충돌…"억압 규탄" vs "내정간섭"      

     , 정치권도 가세 전방위 비판, 미 대사 초치해 항의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 출범하자마자 양국 긴장 국면 고조

         

경찰과 충돌한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대; 2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독일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귀국한 뒤 구금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졌다.

 

미국이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를 지지하고 나서자 러시아 당국이 즉각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지난 23일 시위에서 연행된 시위 참가자가 3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발니 체포 문제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미·러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조짐이다.

24일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무부, 대사관 등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속속 러시아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주말 러시아 전역 도시에서 시위대 및 언론인을 상대로 가혹한 수단을 동원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러시아 당국의 나발니 체포 및 평화 시위 억압이 "시민 사회와 자유를 한층 더 제한하려는 조짐"이라고 지적하고 "인권 수호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도 러시아 압박에 가세했다.

레베카 로스 대변인은 같은 날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일어난 시위와, 평화적 시위 참가자 및 언론인 체포에 대한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평화로운 시위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이들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이 내린 조치는 이들을 억압한다"면서 "평화 시위대 및 언론인을 체포하는 러시아 당국은 발언의 자유 및 평화 집회를 억압하려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성명]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24일 성명을 통해 미 당국자들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내정 간섭이며 러시아인의 불법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5일 존 설리번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이날 자국 TV 방송 '1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이 설리번 대사와 면담했다고 전하면서 "러시아 주재 미 대사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자체 인터넷 자산을 통해 러시아 도시들에서의 불법 시위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확산시킨 데 대해 미국 측에 단호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자하로바는 "러시아 측은 이 게시물과 (러시아 시위 사태에 관한) 미 국무부 성명 등을 러시아 내정에 관한 간섭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미 대사에게 전달했으며, 러시아 법률과 외교 관행을 철저히 준수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지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서는 앞서 지난 23일 구속 중인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시위 규모를 놓고선 나발니 측 발표와 언론 보도, 러 당국 발표가 엇갈리고 있다.

나발니 측은 모스크바에서만 5만여명, 전국에서 25~3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 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 명이 각각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내무부는 모스크바 시위 참가자를 4천명으로 추산했다.

러시아 내 독립 언론들은 전국 110개 도시에서 11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했고 35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러시아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439, 상트페테르부르크서 545명 등 러시아 전역에서 3642명이 연행됐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지도부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 뒤 이달 17일 귀국했으나 도착 직후 체포돼 구속됐다.

그는 구금 이후에도 SNS로 푸틴 대통령의 호화판 리조트를 폭로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비판 행보를 이어갔고, 지지자들은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나발니 즉각 석방하라"…러 국내 시위번저, 3천여명 체포

나발니 석방시위 번지는 러시아"미국과 대화할 준비됐다"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대 체포하는 러시아 경찰;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경찰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독일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귀국한 뒤 구금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졌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미국의 새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타스·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물론 우리는 대화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화는 양국 관계를 더 가깝게 하기 위한 가능성을 찾는 것"이라며 "미국의 현 행정부가 이런 접근법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 대통령도 의심의 여지 없이 호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구금과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 체포 문제를 두고 악화하고 있다.

나발니는 지난 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후 독일 병원에서 치료받고 지난 17일 러시아로 돌아왔으나 귀국 직후 체포됐다.

미국은 전날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 석방 시위에 나선 지지자를 체포한 것을 비판하면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이 나발니 지지자의 시위를 조장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도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AFP 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 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398,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6명 등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자 3521명이 체포됐다.

 

폼페이오 "문제는 나발니가 아냐즉각·조건없이 석방하라"

·폴란드 등 유럽국 가세러 외무부 "국제법 존중을" 반박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독극물 공격을 받고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17일 부인 율리아와 함께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으로 귀국해 입국심사대로 향하고 있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온 지 약 5개월 만에 이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공항 도착 즉시 입국심사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독일에서 러시아로 귀국한 직후 체포되자 각국에서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나발니는 17일 독일에서 5개월 만에 러시아로 돌아왔지만, 공항 도착 직후 교정 당국에 체포됐다. 연방형집행국은 그를 집행유예 의무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나발니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구하며 "러시아 정부가 선거에 참여하려는 모든 정당과 후보에게 공평한 경기장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러시아 국민도 사상의 자유시장, 투명하고 책임있는 국가운영, 독립적인 사법부를 지지하는 정부를 보유할 자격이 있고 보복의 두려움 없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누릴 권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 역시 트위터로 "나발니는 즉각 석방돼야 한다"라며 "나발니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단순한 인권 침해가 아니라 그의 목소리를 듣길 원하는 러시아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날 트위터로 공개한 성명에서 나발니의 체포 소식에 우려를 표하며 "유럽 동맹국과 함께 프랑스는 최고 수준으로 상황을 주의하고 있으며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실 역시 나발니의 석방과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인권최고대표실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알렉세이 나발니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한편, 그가 법치주의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권리를 존중해줄 것을 촉구한다.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도 재차 촉구한다"고 적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나발니의 체포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나발니의 석방을 요청하며 그를 유럽의회에 초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쿠보 국제공항에서 17일 경찰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를 체포하고 있다. 나발니가 탄 여객기는 이날 브누쿠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착륙 직전 항로를 바꿔 세레메티예보 공항에 내렸다. 독극물 공격을 받고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다가 약 5개월 만에 귀국한 나발니는 공항 도착 즉시 경찰에 체포됐다.

EU의 외교수장 격인 조셉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사법부의 정치화는 용납할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내 민주적 야권세력을 위협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비난했으며, 가브리엘리우스 란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도 나발니가 석방되지 않을 경우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가 EU에 러시아에 대한 제한 조처를 요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발니 체포는 오는 18일 개회하는 유럽의회와 25일 열리는 외교이사회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타스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유럽국이 19일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알려진 나발니는 작년 8월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에서 독극물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그간 재활 치료를 받아왔다.

독일과 프랑스 등 서방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며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해왔다.

각국의 나발니 석방 요구가 잇따르자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들에게 "국제법을 존중하며 주권국의 법을 침해하지 말고 자국 이슈나 다뤄라"라고 반박했다.

    

러 당국, 귀국 나발니 구속영장 청구"경찰서 구금 중"

2014년 유죄판결 관련...29일 집행유예 취소 재판 예정

       

러시아 교정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이 18일 독극물 중독 치료 뒤 독일서 귀국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전날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연방형집행국 요청으로 경찰에 체포돼 공항 인근 경찰서에 구금된 상태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변호사는 이날 연방형집행국이 공항 인근 '힘키' 구역 법원에 나발니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전했다.

법원 판사는 이날 나발니가 구금 중인 힘키 경찰서로 와 구속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고 변호사는 소개했다.

연방형집행국 모스크바 지부는 앞서 지난 14일 나발니가 2014년 사기 사건 연루 유죄 판결과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수배 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면서, 그가 귀국하면 곧바로 체포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나발니는 지난 2014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 루블(59천만 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6개월에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초 201912월 종료될 예정이던 집행유예 시한은 2017년 법원 판결로 지난해 말까지 한차례 연장됐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의 집행유예 의무 위반을 근거로 모스크바 시모노프 구역 법원에 집행유예 판결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집행유예의 실형 전환을 위한 시모노프 법원의 재판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러시아 정부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줄기차게 고발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20일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시 비행기는 옴스크에 비상착륙 했다.

그는 옴스크 병원에 머물다가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하지만 퇴원 뒤에도 베를린에 계속 머물며 재활 치료를 받아오다 전날 귀국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푸틴 정적’ 나발니 귀국, 모스크바 공항 내리자마자 체포

       독극물 공격으로 독일서 5개월가량 치료 뒤 귀국

       착륙 직전에 모스크바 공항으로 항로 전격 변경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왼쪽 앞줄 2번째)17일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교정당국에 체포되고 있는 모습이 찍힌 영상 중 일부분.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독극물 공격에서 살아남은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귀국 직후 체포됐다. 나발니는 5개월 가량 치료를 받던 독일에서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17일 도착했다. 나발니가 탄 비행기는 원래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착륙 직전 전격적으로 항로를 바꿨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은 집행유예 의무를 여러 차례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수배 대상이 된 나발니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2014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 루블(59천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201912월 종료될 예정이던 집행유예 시한은 2017년 법원 판결로 지난해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됐다. 독일에서 치료받은 기간 동안 교정 당국의 출두 요구에 응하지 못한 것을 집행유예 규정 위반으로 보고 체포한 것이다.

푸틴 정부를 비판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20일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독일 등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나발니를 석방하라며 러시아 정부를 비판했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