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독립검토위 중간 보고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중국의 우한 봉쇄 1주년을 닷새 앞두고, 코로나19 발생 초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방역당국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중간 보고서가 나왔다.
‘팬더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준비 및 대응을 위한 독립 검토위원회’(독립검토위)는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 집행이사회에 제출한 중간 보고서에서 “회원국의 공식 보고 이전부터 새로운 질병의 정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아날로그 시대에나 걸맞는 경고대응 체제를 디지털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해 5월18일 열린 제73차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채택한 ‘코로나19 대응 결의’에 따라 구성된 독립검토위는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해 오는 5월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독립검토위는 보고서에서 “국제사회는 코로나19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고, 국제적인 경고·대응 체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특히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에 대한 보고가 2019년 말 이뤄졌음에도, 2020년 1월22일에서야 관련 긴급위원회를 처음 소집했다”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1월30일 2차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고서야 코로나19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했다. 당시 코로나19는 이미 18개국으로 확산된 상태였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3월12일에야 ‘팬데믹’으로 공식 규정했다.
독립검토위는 “긴급위원회가 뒤늦게 소집된 이유도, 1차 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며 “팬데믹 규정도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18일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평균 사망자는 1만2500명에 이르며, 68만2000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또 독립검토위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의 대응과 관련해선 “코로나19 발생 초기 최대한 이른 시점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지난해 1월 중국 국가 방역당국과 지방 정부가 더욱 강력한 공중보건 조치를 적용할 수 있었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첫 발생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봉쇄한 것은 지난해 1월23일이다. 이미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성·시·자치구) 가운데 모두 25개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온 시점이었다.
이어 독립검토위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적 차원은 물론 세계적 차원에서도 불평등 구조가 심화했다”고 강조했다.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지낸 엘런 존슨 설리프 공동위원장 “부유한 국가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반면, 가난한 나라에선 단 20%만 접종이 가능한 상황은 부당하다”며 “세계적 차원의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위해서라도, 이같은 상황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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