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지난 3일 군부가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해 38명이 숨졌다고 유엔이 밝혔다. 지난달 초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로, 총 사망자가 59명으로 늘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면서 중국의 개입을 촉구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의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미얀마 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2월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며 “이제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 전했다. 부르게너 특사는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9㎜ 기관단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봤으며 “무장하지 않은 자원봉사 의료진을 때리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28일 최소 18명의 시민이 숨졌고, 그 이전에도 3명이 시위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날 사망자 38명까지 모두 합치면 59명에 이른다. 이는 유엔 등에 의해 집계된 숫자이며, 미얀마 시민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은 쿠데타 이후 구금된 이들은 17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자, 미얀마 시민들은 외교적·경제적 제재를 넘어 유엔군이 직접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유엔에 ‘보호책임’(R2P·Responsibility to protect)을 촉구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보호책임은 국가가 집단학살이나 전쟁범죄, 인종청소, 반인륜 범죄 등 4대 범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고, 이에 명백히 실패할 경우 국제사회가 강제 조치 등을 통해 나서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최근 ‘얼마나 더 죽어야 유엔이 행동에 나설 것이냐’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면서 중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문민정부 복귀를 평화적으로 요구하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에게 자행된 폭력을 목격해 간담이 서늘하고 끔찍하다”며 미국은 미얀마 군정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은 버마 현지 군정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그 영향력을 버마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건설적으로 활용할 것을 우리는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치 지도자 석방 등을 촉구하며 미얀마 군부를 압박했지만, 하루 만에 살인 진압이 진행되는 등 성과가 없었다.

한편, 미얀마 공무원들은 속속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 공보부 산하 <미얀마 뉴스 통신>(MNA) 등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115명은 전날 성명을 내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일부 경찰 간부가 공직을 떠나 시위대에 합류했고, 군부의 지시를 따를 수 없어 인도로 피신한 간부도 있다고 전했다. 최현준 기자


미얀마 헬멧 판매상 “맘껏 가져가시고 살아 돌아오세요”

총격 시작되자 무료로 헬멧· 보호조끼 등 보호구 나눠줘

 

미얀마 시민들에게 무료로 헬멧과 보호 조끼를 나눠주는 한 남성. 페이스북 갈무리

 

“필요한 만큼 가져가고 반드시 살아오겠다고 약속해주세요.”

군부의 총격으로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보호 장구를 무료로 나눠주는 시민이 등장했다.

4일 미얀마 시민의 페이스북을 보면, 한 미얀마 남성은 거리에 플라스틱 헬멧 수백 개와 보호 조끼를 가져다 놓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남성은 수량은 마음껏 가져가되 꼭 살아돌아오라는 팻말을 들었다.

미얀마에서는 보호헬멧을 쓰지 않은 채 시위에 나갔다가 군부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일 제 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진행된 시위에서도 보호헬멧을 쓰지 않은 19살 여성이 머리에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다 잘 될거야’…미얀마 19살 여성의 마지막 메시지

시위서 피격 숨져, 입었던 티셔츠 희망적 문구 확산

 

3일(현지시각)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경찰의 총격을 피해 자세를 낮추고 있다. 왼쪽 여성이 이날 숨진 것으로 알려진 ‘에인절’, 혹은 ‘치알 신’이다. 만달레이/로이터 연합뉴스

 

‘Everything will be OK’(모두 잘 될 거야)

지난 3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머리에 군경의 총격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19살 여성의 사진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지고 있다. 이 여성이 이날 입은 검은 색 티셔츠에는 ‘모두 잘 될 거야’라는 영문이 적혀 있었고, 이 문구는 미얀마 시민들이 벌이고 있는 군부 쿠데타 저항 시위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에인절’ 또는 ‘치알 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여성의 사진과 이야기를 보도했다. 에인절은 이날 만달레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거리 시위에 참가했다. 군부의 총격이 시작되자 시위대는 땅에 엎드렸고 많은 시민이 플라스틱 방탄모를 썼지만 에인절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에인절과 함께 시위에 나갔다는 미얏 뚜는 <로이터>에 “경찰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에인절은 ‘총알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말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해줬던 친구였다”고 말했다. 미얏 뚜는 경찰이 최루탄에 이어 실탄 총격을 가하자 에인절과 헤어졌고, 나중에 ‘한 소녀가 사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는데, 그가 에인절이었다고 한다.

 미얀마 19살 여성 에인절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미얀마 시민 트위터. 트위터 갈무리

 

페이스북 사진에는 에인절이 다른 희생자와 함께 숨진 채 누워있었고, 그가 입은 까만색 티셔츠에는 하얀 글씨로 ‘다 잘 될 거야’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댄서이자, 태권도 사범이었던 에인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춤을 추는 영상과 태권도 대회에 출전한 사진 등을 올려놓기도 했다. 최현준 기자

 

미얀마 대사 2명으로...서로 “합법”…유엔이 가린다

쿠데타 비판  툰 대사  “내가 합법, 군부 나 못 잘라”

군부 임명 대사에 맞서 2차 투쟁…군, 유혈진압 계속

 

지난달 26일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는 연설을 한 뒤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내가 합법적인 주유엔 미얀마 대사다.”

유엔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비판했다가 해임된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자신이 여전히 합법적인 유엔 대사라고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는 새 대사를 임명했다고 유엔에 통보해, 누가 합법적인 대사인지를 놓고 유엔이 검토에 들어갔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각)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이 이날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유엔 대사가 된 초 모 툰 대사가 보낸 것과 지난달 초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 외교부가 보낸 것으로, 유엔 대사의 자격을 다투는 내용이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아주 독특한 상황”이라며 “모든 법, 규정 등을 통해 해결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초 모 툰 대사는 편지에서 “미얀마 민주 정부에 대한 불법 쿠데타 가해자들은 대통령의 합법적인 인가를 철회할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을 유엔 대사로 임명한 윈 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여전히 합법적인 선출직 인사라며 “내가 여전히 미얀마의 유엔 대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 모 툰 대사는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에서 “쿠데타를 즉각 종식하고 국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줘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연설해, 미얀마 시민과 서구권 국가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그는 연설 말미에 미얀마 시민들이 저항의 뜻으로 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기도 했다. 곧 9명으로 구성된 유엔 자격심사위원회가 검토해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등 주요 회원국은 미얀마 문민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한편, 3일 미얀마 군경은 시위대에게 또다시 실탄 사격을 가해 10대 소년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언론과 목격자 증언을 바탕으로 중부 민잔과 모니와, 만달레이 그리고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 희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민잔에서 숨진 이는 14살 소년이라며 희생자의 머리와 가슴이 피로 붉게 물든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곤 대교구 대주교인 찰스 마웅 보는 “미얀마 주요 도시 대부분이 (1999년 당시 중국) 천안문광장 같은 상황”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2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이 군부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치 지도자 석방 등을 촉구하며 이례적으로 미얀마 군부를 압박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대거 사상자가 발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는 없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영국의 요청으로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회의를 오는 5일 열 예정이다. 앞서 안보리는 미얀마 쿠데타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군부를 비난하지 않았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8일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해 최소 18명의 시민을 숨지게 했다. 지난 2일에도 최소 3명의 시민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준 기자


유엔 미얀마특사 "38명 사망…가장 많은 피 흘린 날"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 50명 이상…진짜 전쟁날 수도"

 

3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38명이 숨졌다고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가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버기너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2월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면서 "이제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버기너 특사는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날 미얀마에서는 군경이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아세안, 미얀마 유혈진압 군부에 아웅산 수치 석방 촉구

   사태 해결을 위한 아세안의 참여도 촉구

   군경, 폭력적 시위 진압 계속… 3명 중상

 

미얀마 양곤 시민들이 2일 시위 도중 경찰의 총격에 맞아 숨진 니 니 아웅 테 나잉 추도식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해법을 찾기 위해 화상회의를 열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촉구했다. 양곤/AFP 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이 2일 미얀마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한 화상회의를 열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치 지도자 석방과 사태 해결을 위한 아세안의 참여를 촉구했다. 아세안은 내정 불간섭과 합의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 조직이어서, 이런 요구는 군부에 대한 이례적인 압박으로 평가된다.

이날 회의에서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미얀마 군부가 제기한 선거 부정 문제를 다룰 전문가 집단 구성을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도 날로 악화되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아세안에 “문을 열 것”을 군부에 촉구했다. 그는 아세안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깨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치 지도자 석방과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했다.

비비언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 앞서 “(군부의) 시민들에 대한 치명적인 무력 사용에 충격을 금하지 못한다”며 “미얀마 군부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석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미얀마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어서 군부에 일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한편, 이날도 군부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인 진압을 이어갔다. 미얀마 북서부 지역 마을 칼레에서 군경이 민주화 시위대에 발포해 적어도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한 구조대원은 “군인과 경찰이 실탄과 고무탄을 쏴 20여명이 다쳤다”며 “실탄에 맞은 3명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의사는 “한 명은 가슴에, 다른 한 명은 복부에, 또 다른 한 명은 넓적다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지난달 28일 경찰의 총격에 맞아 숨진 니 니 아웅 테 나잉(23)의 추도식이 열리는 등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안전모를 쓰거나 대나무 막대 등을 들고나와 경찰의 진압에 대비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에 맞서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신기섭 기자

 

미얀마 쿠데타 한달…군 유혈진압 "약 30명 사망 · 1천130명 체포"

    "전날만 약 1천명 체포된 걸로 알아"

     추가 반영시 사망·체포건수 더 늘듯

 

 

1일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지난 한 달간 미얀마 국민 약 30명이 사망하고 1천13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 현재 약 30명이 군경의 총격과 공격 등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날 미얀마 전역에서 2차 총파업 시위 과정에서 최소 18명이 숨진 것으로 발표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SNS에서는 전날에만 26명이 숨졌다는 발표도 나오는 만큼,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AAPP는 또 1천132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299명은 석방됐고, 833명이 아직 구금 중이라고 AAPP는 설명했다.

다만 AAPP는 일단 270명만 전날 체포 명단에 포함됐지만, 미얀마 전역에서 약 1천명 가량이 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체포된 시민들 수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피의 일요일’…유엔 “조준 사격, 최소 18명 숨져”

22일  1차 총파업 이어 대규모 시위에

군경, 총격 · 최루탄 등 강경 폭력 진압

 

28일 미얀마 남부 도시 다웨이에서 기자들이 부상당한 남자에게 응급 조처를 하고 있다. 다웨이/AFP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꼬박 4주가 지난 28일, 미얀마에서 최소 18명이 숨지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2차 총궐기를 맞아 전국 각 도시에서 수천~수만여명이 쿠데타를 반대하는 거리 시위에 나섰고, 군부는 이들에 대해 가차 없이 실탄 조준 사격을 가했다. 1988년과 2007년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짓밟았던 비극의 역사가 다시 되풀이된 것이다.

하루 사망자 집계는 시간이 갈수록 늘었다. 미얀마 현지 매체와 외신들은 오후께 시위대 1명이 경찰에 의해 숨졌다고 보도했고, 이후 4명, 7명, 11명으로 사망자 수가 점차 증가했다. 여러 보도가 엇갈리는 가운데, 미얀마 주재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날 저녁 양곤,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 전국 여러 도시에서 경찰의 발포와 폭력 진압으로 하루에만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얀마인들은 더 많은 시민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고, 남부 도시 다웨이에서 시민 3명이 경찰의 총격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달레이에서도 최소 2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현지인들은 이날을 ‘피의 일요일’이라 부르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시위대가 다치거나 숨진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하고 국제 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양곤 거리에서는 철모를 쓰고 빨간 스카프를 맨 진압경찰들이 거리에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쐈고, 소총으로 보이는 총기를 발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익명을 요구한 양곤의 한 병원 의사는 “한 남성이 가슴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한 현지 교민은 <한겨레>에 “양곤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경찰의 사격 및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늘고 있다”며 “매우 심각해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인 27일에도 경찰은 양곤과 네피도, 만달레이, 다웨이 등 미얀마 주요 도시에서 물대포와 고무탄 총 등을 쏘며 반쿠데타 시위를 진압했고, <미얀마 나우> 기자를 비롯해 시위 참가자 400여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미얀마 시민들은 지난 22일 대규모 총파업에 이어 이날도 타이(태국)·대만·홍콩·인도 등 이른바 ‘밀크티 동맹’ 국가들과 함께 총궐기 시위를 했다.

군부의 강경 진압과 대규모 사망자 발생으로 향후 미얀마 사태는 예측이 힘든 혼란 상태에 빠져들게 됐다. 군부는 칼을 뽑았고,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앞서 군부가 본격적인 진압을 하지 않자 주변국 등 외부 ‘눈치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섣부른 예측이 됐다.


UN서 ‘세손가락 연설’ 미얀마 대사 해임…시민들은 “영웅”

유엔주재 대사, 총회서 “난 문민정부 사람, 쿠데타 끝내야”

 

주 유엔 미얀마 대사 초 모에 툰이 26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뒤 저항을 뜻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유엔(UN) 주재 미얀마 대사가 유엔 총회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고 제재를 요구해, 군부가 해당 대사를 해임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우리의 영웅”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27일 “나라를 배신하고 이 나라를 대표하지 않는 비공식 기구를 대변하는 연설을 했다”며 초 모에 툰 주유엔 대사를 해임했다고 국영 <엠아르티브이>(MRTV) 등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초 모에 툰 대사가 “권력과 책임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지난 26일 유엔 총회에서 미얀마 군부를 비판해 주목받았다. 그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즉각 종식하고 무고한 시민에 대한 억압을 멈추도록 하는 한편, 국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줘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연설에 앞서 자신은 지난해 11월 국민이 선출한 민주주의민족동맹당(NLD)의 문민정부를 대표하며, 군부 통치 종식을 위한 그들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연설을 마쳤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대표 등은 초 모에 툰 대사의 연설에 대해 박수를 보내며 “용감하다”고 평가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우리는 모두 미얀마 국민에게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는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국내 문제로 규정하며 “국제사회는 미얀마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미얀마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초 모에 툰 대사를 “영웅”이라 칭찬했다. 한 미얀마 누리꾼은 “초 모에 툰 대사가 떨리는 목소리지만 용감하게도 미얀마 국민과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 편에 서며 감동적 연설을 했다”면서 “당신의 용감함에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그가 한 연설이 담긴 동영상과 성명 전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최현준 기자

 

미얀마 시위대 팔뚝에 쓴 혈액형·연락처, 그리고 '엄마 사랑해'

    3명 군경 총격 사망에 '최악' 대비하는 시위대 늘어난 듯

   네티즌들 "쿠데타 규탄 미얀마 국민 결연함…가슴 아프다"

 

 팔뚝에 혈액형, 긴급연락처 등을 적은 모습. 맨 아래에는 '엄마 사랑해'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트위터 캡처]

 

'혈액형 B, 긴급연락처 000-0000-0000, 엄마 사랑해'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연일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의 팔뚝에 비장한 결의가 담긴 문구가 적힌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현지 소셜미디어(SNS)에는 지난 22일 미얀마 전역에서 진행된 '22222(2021년 2월22일을 의미) 총파업' 시위에 참여하기에 앞서 일부 시위대가 팔뚝에 혈액형과 긴급 연락처 등을 적은 모습이 다수 올라왔다.

한 시위 참가자의 팔뚝에는 '엄마, 사랑해'(Love you Mom)라는 글귀도 적혀 있다.

다른 사진에는 '엄마가 쿠데타 규탄 시위장에 나가는 아들의 팔뚝에 혈액형과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고 있다'는 설명이 달렸다.

 혈액형과 긴급 연락처를 팔뚝에 적은 모습. [트위터 캡처]

'22222 총파업 시위' 이틀 전인 지난 20일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의 무차별 발포로 10대 소년을 포함해 시위 참가자 2명이 숨지고 수 십명이 고무탄 등에 부상하는 악몽 같은 현실을 떠올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뇌사에 빠졌다가 지난 19일 사망한 20세 여성의 장례식이 전날 열린 것 역시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티즌들도 "미얀마 시위대는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다가 부상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 또는 심지어 죽을 때를 대비해 팔뚝에 혈액형과 긴급 연락번호를 적어야 한다"고 SNS에 언급했다.

반(反) 쿠데타 시위에 나갈 경우, 군경의 총격에 심하게 다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각오까지 해야 한다는 미얀마 국민의 비장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들 팔뚝에 혈액형과 긴급연락 전화번호를 적어주는 엄마'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트위터 캡처]

한 네티즌은 SNS에 관련 사진들을 공유하며 "이는 우리 국민이 총파업에 얼마나 용감히 맞서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다른 네티즌도 "미얀마 국민들이 얼마나 쿠데타에 대항하는 의지가 단호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각각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 세계인들이여,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혈액형과 긴급 연락 번호)를 적어 줄 때 우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는가"라고 적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네티즌은 "가슴을 울리는 사진"이라고 했고, 다른 외국인 네티즌도 "이 사진은 내 가슴을 아프게 하면서도 용기를 갖게 해준다"고 공감을 표했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미얀마 유혈사태 악화일로…시위대 4명 사망·100여명 부상

        19일 1명, 20일 3명 숨져…570여명 마구잡이 체포
        페이스북, “폭력 조장” 군사정부 홍보 페이지 삭제

미얀마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숨진 20대 여성 카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이 군부독재에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세손가락을 펴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최근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4명이 목숨을 잃고 수 십명이 부상하면서 유혈 사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 사회의 제재 움직임은 물론 폭력진압 비판에도 군정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날 밤 현재 최소 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3명은 쿠데타 규탄 시위 참가자들이고, 한 명은 자경단원이다.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 도중 경찰 실탄에 머리를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던 한 명이 지난 19일 결국 숨졌다. 쿠데타 이후 처음 발생한 시위 참가자의 사망이었다.

주말인 20일에는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실탄 등을발포, 최소 2명이 숨지고 수 십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밤에는 최대 도시 양곤에서 민간 자경단 한 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양곤 등 주요 도시에서는 군경이 쿠데타 반대 인사들을 야간에 납치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주민들이 자경단을 구성해 이를 막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미얀마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 경찰이 이 자경단을 쏴 숨지게 했다고 전했다.

특히 만달레이에서는 1일 쿠데타 이후 시위대와 시민불복종 운동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군경의 폭력 진압이 최소 7차례 진행됐으며, 임신부를 포함해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군정은 또 시민불복종 운동 및 시위 참여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내렸던 6명 중 한 명인 배우 루 민도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까지 569명이 군정에 의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군부 매체는 첫 희생자인 먀 뚜웨뚜웨 카인의 머리에서 발견된 총알은 경찰이 사용하는 총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서, 그의 죽음에 군경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이라와디가 전했다.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는 카인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시민들이 차와 오토바이 등에 탄 채 카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유혈 탄압 속에서 미얀마 국민은 전세계를 향해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북부 까친주 미치나에서는 젊은이들이 이라와디 강변 모래둑에 '우리는 인권을 잃었다'(We Lost Human Rights)라는 대형 문구를 적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양곤의 유엔 사무소 앞에서도 시위대가 유엔의 개입을 촉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SNS에 "물대포, 고무탄에 이어 평화적인 시위대에 군대가 대놓고 총을 쏜다. 이런 광기는 당장 끝나야 한다"고 비난했다.

페이스북은 이와 관련, 군사정부 홍보 매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고 밝혔다고 외신이 전했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군정의 홍보매체 페이지가 폭력을 선동하고 위해를 끼치는 행동을 금지하는 페이스북의 방침을 반복해서 어겼다"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유혈 탄압 속에서도 양곤 등 곳곳에서는 16일째 쿠데타 항의 시위가 진행됐다. 만달레이에서는 전날 2명이 군경 총에 맞아 숨진 비극에도 불구하고 의대 학생 등 수 만명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 및 유혈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북부 샨주의 유명 관광지 인레 호수에서도 수 천명의 시위대가 보트를 타고 시위에 동참했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미얀마 만달레이 유혈탄압,  2017년 로힝야 학살 군부대가 자행"

 당시 로힝야족 살해·암매장·방화…"군사정권의 위험한 긴장 고조"

 

저격용 소총을 들고 만달레이 시위대와 대치하는 군인(가운데). [AFP=연합뉴스]

 

20일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 최소 2명을 숨지게 한 군인들이 2007년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된 부대 소속으로 알려졌다.

21일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는 만달레이에 배치된 경찰이 33 경보병 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33 경보병 사단은 2017년 소수 무슬림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33 경보병 사단은 당시 로힝야족 거주지인 인딘 마을 학살 사건에 투입된 부대로, 만달레이주에 주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딘 마을 학살 사건은 미얀마 군부가 유일하게 인정한 학살사건으로, 당시 사단 소속 군인들이 로힝야족들을 살해한 뒤 암매장하고 마을을 불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33 경보병 사단 고위 인사를 제재 대상으로 올리기도 했다.

 만달레이 쿠데타 규탄 시위 현장에서 조준경이 달린 소총을 든 군인. [AFP=연합뉴스]

 

인권단체인 '포티파이 라이츠'의 매튜 스미스 대표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이 부대가 여전히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이는 정의와 책임 없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도 SNS에 관련 보도를 인용하고, "미얀마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쟁으로 보이는 상황 속에서 군사 정권에 의한 위험한 긴장 고조"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는 2017년 종교적 탄압 등에 반발한 로힝야족 일부가 경찰 초소를 공격한 이후 정부군이 대대적인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 집단 성폭행, 학살, 방화가 곳곳에서 벌어져 로힝야족 거주지들이 초토화되고 수천 명이 사망했다. 또 7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인접국인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그러나 현재 군부에 의해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2019년 말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출석, 미얀마군이 당시 반군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면서 집단학살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연합뉴스

 

“죽어도 군부 밑에선 살 수 없다…국제사회가 미얀마를 도와달라”

 

군부 시위대 무차별 살포에 분노…주한 중국대사관앞 등서 집회
청년단체도 아시아 각국정부에 “미얀마 시민 인권보호 선언” 촉구

 

재한미얀마청년연대, 이주노조 방글라데시, 재한베트남공동체, 인도네시아주한유학생회, 캄보디아CNRP청년위원회, 광적필리핀가톨릭공동체, 인도네시아 주한유학생회, 한국 해외주민운동연대(KOCO) 소속 아시아 청년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유엔 인권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서 ‘미얀마 군부독재 저항’, ‘군부 반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개를 펴고 집회를 하고 있다. 이 세손가락 시위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민중이 쓰는 사인이다. 미얀마인 이이(EE 28)씨.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21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주변에선 미얀마판 ‘임을 위한 행진곡’인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가 흘러나오자 미얀마인들이 고개를 숙였다. 전날인 20일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때 실탄에 맞아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살인마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하자’는 손팻말을 든 이들은 묵념 뒤 “군사 쿠데타를 반대한다!”라고 소리쳤다. 분노에 찬 목소리는 자주 갈라졌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라 9인으로 제한된 집회에 교대로 참석하려고 집회 참석자와 떨어져 대기 중인 미얀마인 수십명이 이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이들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연 것은 미얀마 군부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를 한 소식에 국내 거주하는 미얀마인들도 분노와 탄식을 쏟아냈다. 결혼 이민으로 한국에 산 지 10년이 된 깨띠앙(42)은 “심장이 터지는 거 같았다. 집에 도저히 있을 수 없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미얀마에 있는 제 가족들도 매일 시위에 나가요. 위험하지만 죽어도 군부 밑에선 살 수 없다, 이런 마음이 크니까….” 깨띠앙을 비롯해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 위원회’(위원회)를 꾸린 이들은 2월 초부터 서울 성동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무관부와 중국대사관 앞에서 번갈아가며 집회를 열고 있다.

미얀마 민주정부에서도 탄압을 당했지만 ‘군부는 반대한다’는 소수민족들도 있다. 위원회와 별도로 단체를 꾸려 서울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어온 카친족 ㄱ(49)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소수민족 탄압이 있었지만, 군부 정권 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인권이 보장되지 않던 군부 정권 치하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얀마 문제를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관점에서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입해달라고 호소했다. 소모뚜 주한미얀마노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은 “미얀마 쿠데타로 미얀마는 물론 아시아와 전세계 평화와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다. 전세계가 나서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과 미얀마, 캄보디아 등 8개 청년단체는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 각국 정부에 “미얀마 시민 인권 보호, 군부 독재와의 결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미얀마인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역사를 가진 한국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한국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묘헤인(29)은 “한국에선 1961년(5·16) 박정희 군부가, 미얀마에선 1962년 네 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1987년 한국은 6월 항쟁으로 민주화를 이뤘지만, 미얀마는 1988년 ‘8888항쟁’ 때 시민 수천명이 총에 맞아 숨지며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번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온 지 3년이 된 띤티아웅(29)은 “가족들이 너무 걱정된다. 한국도 이런 일을 겪으면서 민주화가 된 걸로 안다. 우리를 지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깨띠앙(42)씨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일 미얀마군부 쿠데타 독재타도 위원회가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전광준 김윤주 기자

 

 

미얀마 ‘피의 토요일’…경찰 발포 시위대 최소 2명 사망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경찰 발포로 30여명 부상도

 

미얀마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20여일 만에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해, 최소 두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다. 전날 처음으로 시민불복종 시위 관련 사망자가 나온 뒤 시위와 파업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이 실탄 발포 등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이날 저녁 미얀마 현지 매체들을 인용해, 만달레이에서 반 쿠데타 시위에 참가했던 시위대 두 명이 숨졌다고 긴급 타전했다. <AP>와 <BBC> 방송 등은 이날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이 최루탄과 발포로 대응했고, 목격자들은 현장에서 실탄과 고무탄 탄환을 둘 다 찾아냈다”고 전했다.

20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맞은 남성이 쓰러져 있다. 만달레이/로이터 연합뉴스

양곤에서 발행되는 잡지 <프론티어 미얀마>는 “사망자 중 한 명은 머리에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으며, 다른 한 명은 가슴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실려가던 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머리에 총을 맞은 사망자가 소년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슴에 총을 맞은 사망자는 36살 목수 텟 나잉 윈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만달레이의 자원봉사 응급 구조팀을 이끌고 있는 흘라잉 민 우는 <AFP> 통신에 “두 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며 “부상자 중 절반은 실탄에 맞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경찰은 이날 밤 10시30분(한국시각 21일 오전 1시) 현재, 사망자 발생과 관련한 언론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국영 <MRTV> 역시 이날 저녁 뉴스에서 시위 및 사상자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소수민족은 물론 시인과 래퍼 등 문화 예술인, 철도 노동자 등이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사망자가 나온 만달레이 야다나본 조선소에서는 경찰 500여명이 쿠데타 항의 파업을 벌이고 있는 조선소 노동자 및 파업 지지 시위대와 대치했다. <로이터>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쫓기는 와중에 경찰을 향해 새총을 쐈다”며 “경찰이 최루탄과 발포로 대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현장 취재를 나가있던 자사 기자들의 말을 토대로 “경찰과 군인들이 50여발을 발포했고, 최소 10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20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 도중 경찰의 발포로 2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이날 시위 현장에서 발견한 탄피와 탄약 등을 보여주고 있다. 만달레이/EPA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처음으로 전날 시위 관련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불복종 시위가 한층 거세지고 이에 따른 경찰의 무력 대응 수위도 높아지리란 우려가 나왔다.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미야 트웨 트웨 카잉(20)이 입원 열흘 만인 19일 숨졌다. 토요일인 20일 만달레이는 물론 수도 네피도와 최대 도시 양곤 등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카인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잇따랐다. 양곤과 네피도에서는 청년들이 화환과 꽃을 들고 나와 카잉을 추모했다.

카잉은 지난 9일 시위 도중 갑자기 쓰러졌으며 그를 치료한 의사는 “엑스선 촬영 결과 뇌에 실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언니는 피격 사건 이튿날 언론과 만나 “동생과 나는 거리 한가운데 있지도 않았고, 경찰 저지선을 넘지도 않았으며 경찰을 향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그곳을 떠나려는 순간 동생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군부는 지난해 11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한 총선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군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열릴 것”이라며 선거 뒤 정권을 이양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쿠데타 저항 세력들은 새 선거를 치러 승자에게 권력을 이양한다는 군부의 약속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로이터>가 20일 전했다. 전정윤 신기섭 기자

 

미얀마 민주화 시위 2주 만에 첫 사망자

지난 9일 경찰 총 맞은 20살 여성 숨져
군부쿠데타 반대 시위, 더욱 거세질 듯

 

지난 9일(현지시각)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20살 여성 시위 참가자가 19일 숨졌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가 전했다. 지난 1일 군부쿠데타 발발 이후 시민 불복종 시위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이 매체는 트위터를 통해 미야 트웨 트웨 카잉(20)이 이날 병원에서 숨져 이번 쿠데타 반대 시위의 첫 희생자가 됐다며 병원 관계자들이 카잉의 주검을 옮기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 희생자 오빠의 말을 인용해 그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그의 오빠는 “너무 슬프며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카잉은 지난 9일 시위 도중 갑자기 쓰러졌으며 그를 치료한 의사는 “엑스선 촬영 결과 뇌에 실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언니는 피격 사건 이튿날 언론과 만나 “동생과 나는 거리 한가운데 있지도 않았고, 경찰 저지선을 넘지도 않았으며 경찰을 향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그곳을 떠나려는 순간 동생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던 20살 여성이 19일 숨졌다. 지난 17일 수도 네피도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한 참석자가 이 여성의 사진을 들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시위 도중 사망자가 나옴에 따라 쿠데타 반대 시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군부쿠데타 며칠 뒤부터 본격화된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는 이날도 오전부터 양곤 등 주요 도시에서 계속됐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카잉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녀를 위해서도 우리가 목표를 이룰 때까지 시위에 계속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신기섭 기자

 

미국 이어 영국·캐나다도 미얀마 군부인사 제재

 

아웅산 수치 사진 들고 진압경찰과 대치하는 미얀마 시위대: 18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가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을 들고 진압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을 대상으로 국제사회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영국과 캐나다도 군부 쿠데타 주역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영국 외무부는 미얀마 국방 장관과 내무부 장·차관 3명에게 즉시 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조치를 적용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 주요 인사 16명은 이미 지난해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 올랐다.

영국은 또 기업들이 간접적으로 미얀마 군정을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 등 정치인사들을 임의로 구금한 것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 동맹들과 함께 미얀마 군부에 인권침해 책임을 묻고 미얀마 국민들을 위한 정의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발맞춰 캐나다도 미얀마 군부 인사 9명에게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11일 미얀마 최고사량관 등 군부인사 10명과 기업 3곳에 제재조치를 내렸다.

다음 날 유엔 인권이사회는 미얀마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수치 추가 기소에 양곤 시민들 대거 거리로…긴장 고조

     군 병력도 집결 “강경진압 충돌예상”

     유엔 보고관 “폭력 사태 발생” 우려

 

17일 미얀마 양곤 시내에 대규모 시민들이 모여 쿠데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최근 군 장갑차 투입 등으로 규모가 줄었던 미얀마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시위가 17일(현지시각) 다시 증가했다. 전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추가 기소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대규모 폭력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전 미얀마 현지 언론과 양곤 거주 교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시내에는 상당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였다. 전날에 비해 시위 규모가 훨씬 커졌다. 양곤에서는 지난 14일 군부가 장갑차와 군 인력 등을 배치하고 이튿날부터 사흘 연속 인터넷을 끊는 등 강경 진압 분위기를 보이자 시위 규모가 크게 줄었었다.

한 교민은 <한겨레>에 “전날 수치 고문에 대한 추가 기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규모 항의 집회가 예정됐다. 오전부터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 곳곳이 막혔다”며 “군이 강경진압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되는 등 많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규모 시위 계획과 군 병력의 집결이라는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일어나는 걸 볼 때 군부가 미얀마 국민을 상대로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며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보았던 것보다 더 큰 규모로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얀마에서는 사흘 연속 새벽 시간대에 인터넷이 차단됐고, 군 병력이 양곤 등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법 개정을 속속 진행해 시민들을 압박했다. 군부는 최근 형법 124조를 개정해 정부와 군, 군 인사에 대한 불만이나 혐오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최고 징역 3년인 처벌 수위를 징역 7~20년으로 대폭 높인 것이다. 군부는 앞서 지방 행정법을 개정해 방문객 신고를 의무화했고, ‘개인 자유와 안보를 위한 시민보호법’을 무력화해 법원의 허가 없이 시민을 체포·구금하거나 압수 수색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미얀마 경찰은 지난 1일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16일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혐의는 가택연금된 윈 민 대통령에게 적용한 것과 같은 것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징역 3년에 처해진다. 애초 수치 고문은 지난 15일까지가 구금 기간이었지만, 법원이 이틀을 더 구금하도록 해 추가 기소 전망이 나왔었다. 최현준 기자


중국 “미얀마 현 상황 우리도 원치 않아”

미얀마 군부 - 중국 ‘사전 교감설’ 부인

 

지난 11일 미얀마 양곤에서 대학생들이 반중 시위를 하고 있다. <이라와디> 누리집.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와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중국 외교당국이 “현 상황을 우리도 원치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근 미얀마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시위 과정에서 불거진 군부에 대한 ‘중국 지원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17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천하이(陈海)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는 전날 대사관 누리집에 <미얀마 타임스> 등 현지 매체 5곳과 진행한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천 대사는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얀마의 우호적인 이웃국가이며, 민주동맹과 군부 양쪽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현 상황은 중국도 절대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천 대사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의장 성명에서 미얀마에서 긴급사태가 선포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민 대통령 등이 구금된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구금된 이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도 관련 논의에 참여했으며, 미얀마 각계가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의 의장 성명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통적인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데타에 대한 미얀마 시민의 반대 시위와 관련해 천 대사는 “시민들의 호소를 이해하며, 미얀마 각계에 대화를 촉구하면서 그들의 ‘합리적 요구’를 언급한 바 있다”며 “현재 미얀마 국내 정세는 대단히 엄중한 상태며, 각 진영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상황에서 폭력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는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천 대사는 이번 쿠데타와 관련한 ‘중국 연계설’을 강력 반박했다. 그는 군부와 중국의 ‘사전 교감설’을 의식한 듯 “미얀마 내부에서 선거와 관련해 논쟁이 있다는 점을 알고는 있었지만, 미얀마의 정세 변화와 관련해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쿠데타 직후 중국이 특별기 편으로 기술진을 파견해 군부의 인터넷 차단을 지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터무니 없는 소리로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정기 운항 중인 화물기에 대해 기술진을 태운 특별기란 주장이 나오더니, 특별기 편에 무기를 실어왔다는 얘기까지 나온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은 헛소문이 계속된다면, 누군가 이를 조종·선동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시위대 열흘째 곳곳 시위… 장갑차 앞에서 '쿠데타 용인 못해' 항의

수치 구금 이틀 연장, 추가 기소 가능성…군부와 갈등 더 악화 관측

 

"우리는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곤시 중앙은행 인근에 배치된 장갑차 앞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항의 중인 시위대 2021.2.15[미얀마 나우 캡처]

 

미얀마의 쿠데타 항의 시위가 15일 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가 14일 저녁 항의 시위의 중심지인 양곤을 비롯, 북부 까친주 미치나와 서부 라카인주 시트웨 등 주요 도시로 군 병력을 이동시키면서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택 연금 상태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 기간이 이틀 더 연장되면서 성난 민심과 군대가 충돌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얀마 나우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양곤 중심부 중앙은행 근처와 중국 및 미국 대사관 인근 등에서 열흘째 쿠데타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북부 지역에서도 공대 학생 수백 명이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현지 영상에 잡혔다.

중앙은행 인근에 모인 1천여명의 시위대는 "야간납치 중단", "수치 고문 석방"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근처에 세워진 장갑차 앞과 뒤에서 '우리는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시민불복종을 지지한다' 등의 영문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기술자 수 천명이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양곤 중앙여성병원 앞에 세워져있는 장갑차와 군 트럭.[EPA=연합뉴스]

 

장갑차 등이 배치된 가운데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양곤 중앙은행 앞에서 열리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 규모는 지난주와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장갑차와 군 병력이 집결하면서 유혈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곤의 한 교민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오전 출근 당시 흘레단 사거리의 시위대 규모가 지난주 비슷한 시간대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시위하는 시민들

 대조적으로 양곤 시내 곳곳에 장갑차와 군 병력이 배치된 모습이 현지 언론에 잡혔다.

중앙은행 인근 시위에서도 길 옆에 줄지어 서 있는 장갑차와 군용 트럭들이 목격됐다.

로이터 통신은 시위가 자주 벌어지는 시내 중심부 '술레 파고다' 근처에는 이날 오전 경찰 트럭 수 십 대와 물대포 차량 4대가 배치됐다고 전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도심에 장갑차와 군인들이 배치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수도 네피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목격됐다.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길가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를 하던 고교생 20명 가량을 체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군정은 이날로 종료 예정이던 수치 고문의 구금 기간을 오는 17일까지 이틀 연장했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에 의해 변호인 역할을 맡았던 킨 마웅 조는 네피도에서 언론과 만나 법원의 이같은 결정 사실을 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화상 통화에서 구금 기간 연장을 수치 고문에게 전달했고, 수치 고문은 변호인을 고용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고 킨 마웅 조는 설명했다.

앞서 군정은 지난 3일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하고, 이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수치 고문을 기소했고, 이에 따라 법원은 이날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수치 고문의 구금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추가 기소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그의 석방을 촉구해 온 시위대의 반응이 주목된다.

AP 통신은 수치 고문에 대한 구금 연장 결정이 시위대와 군부간 갈등을 더욱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미얀마 반중정서 확산…18개 대학생회, 시진핑에 항의서한

     18개 학생회, 11일 시진핑 주석에게 공개서한
     SNS엔 중국이 인터넷 차단 돕는다 소식 퍼져

 

미얀마 대학생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얀마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미얀마는 중국과 오랜 우호 관계를 맺어왔으나, 중국이 이번 쿠데타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자 반중 정서가 크게 확산하고 있다.

15일 <이라와디>와 <미얀마 타임스> 등 현지 매체는 미얀마의 18개 대학 학생회가 지난 11일 시진핑 주석에게 군부 독재를 종식하고 문민정부를 재건하려는 미얀마 국민의 뜻을 인정해 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중국이 좋은 이웃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쿠데타로 권력을 빼앗고, 미얀마 국민의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을 구금한 군사정부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또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는 것은 중국의 평판에 심각한 손상을 줄 것”이라며 “중국은 미얀마 국민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군부에 협력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중국이 미얀마 군부의 인터넷 검열·차단 시스템 구축에도 도움을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지만, 미얀마 시민들 사이에는 ‘중국이 정보통신 기술자를 항공기에 태워 파견했다’는 등의 소식이 돌고 있다. 이런 의혹은 화웨이 등 중국산 제품의 불매 운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반중 정서 확산은 중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중국은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 유엔 안보리는 지난 4일 군부를 직접 비판하는 내용을 뺀 채, 쿠데타 사태에 대한 우려와 아웅산 수치 석방 요구 등을 담은 결의안을 내놨다.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미얀마 군부에 자제를 촉구하고 유엔 특별보고관의 조사권 보장을 촉구했던 초안을 수정했다.

미얀마는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네 윈 정부 이후 서방과 사회주의권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비동맹 외교 노선을 취해왔다. 1988년 민주화운동을 짓밟고 1990년 재집권한 군사독재 정권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고립 속에 중국에 치우친 외교 노선을 걸어왔지만, 2010년 전후 시작된 군부의 점진적 민주화 조처 이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본격화됐다. 2015년 아웅산 수치의 집권 이후 미얀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 노선으로 실리를 취해왔다.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얀마 군부 지도자 등에 대한 제재를 공식화했지만, 중국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연일 주미얀마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현준 기자

 

미얀마 시위대 “중국만 군부편”…반중 정서 급속 확산

소수민족도 나서 엿새째 평화시위…군부, 수치 측근 등 ‘심야 체포’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9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 규탄시위대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서 비닐을 쓰고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의 거리 시위가 11일 엿새째로 접어든 가운데 군부를 사실상 두둔해온 중국을 비난하는 시위와 여론전이 이어지는 등 반중 정서가 급속 확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재 방침과 뉴질랜드의 정치·군사교류 중단 등 미얀마 군부를 겨냥한 국제사회 압박을 이용, 중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행보로 보인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이날 최대 도시 양곤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약 1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이틀째 시위로, 전날과 비교해 규모가 훨씬 커졌다. 시위대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미얀마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악수하는 사진 위에 '미얀마 군사 독재자 지지를 멈추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전 세계가 미얀마 국민 편인데, 중국만 군사정권 편'이라고 적힌 팻말도 찍혔다.

중국 정부에 대한 미얀마 시위대의 불만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쿠데타를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은 미얀마 각 당사자가 갈등을 적절히 처리해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만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쿠데타를 규탄하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에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반대한 사실도 시위대가 중국을 미얀마 군부의 '뒷배'로 지목하는 이유다. SNS에는 중국 항공기가 중국 기술 인력을 미얀마로 데려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시위를 탄압하기 위한 군정의 조치에 중국이 인력까지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 측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항공기는 해산물을 수출입하는 정기 화물기라며 의혹을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그리고 수도 네피도 등 곳곳에서 엿새째시위가 이어졌다.

현지 언론과 SNS에는 공무원, 노동자, 학생 및 교사, 의료진은 물론 수녀들과 보디빌더 등 다양한 시위대가 행진하며 쿠데타를 규탄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외치는 모습이 전해졌다.

100여 개 소수민족 중 가장 규모가 큰 이들 중 하나인 카렌족들도 양곤의 거리 시위에 동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자치를 요구하는 소수민족은 수 십 년간 미얀마 군부와 충돌해왔다. 군부는 이날도 이틀째 '자제 모드'를 이어갔다. 지난 9일 네피도에서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시위 참여자 미야 테 테 카잉(20)이 중태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부는 수치 고문 측근인 띤트 스웨 국가고문실 실장과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지도부, 작년 총선 결과를 승인한 선관위 관계자들을 전날 밤 자택에서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통행이 금지된 만달레이에서 전날 밤 보안군이 일부 시민들을 곤봉과 군화 등으로 폭행했다는 '미확인' 동영상이 SNS에서 퍼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연합뉴스

 

미얀마 민주화 시위 ‘유혈 사태’로 악화…국제 사회 규탄

      경찰 실탄 발포로 2명 중태 부상자도 다수 나와
      유엔, 미국, 강경 진압 비판…뉴질랜드 제재 착수
      경찰,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정당 당사 한밤 급습

 

미얀마 민주화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진 가운데 유엔과 뉴질랜드 등이 군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나섰다. 미얀마 시민들이 9일 양곤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양곤/로이터 연합뉴스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자가 속출하자 국제 사회가 군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얀마 경찰이 9일(현지시각) 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를 급습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 정당 소속 의원들의 말을 인용해 경찰 10여명이 최대 도시 양곤에 있는 당사 건물에 들이닥쳤다고 전했다. 경찰의 당사 수색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 주요 도시에서 이어지면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자도 속출했다. 네피도에서 시위를 벌이던 여성 한 명이 경찰의 발포로 머리에 부상을 당해 중태에 빠졌다고 한 의사가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의사는 “이 여성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엑스선 촬영 결과 머리에 실탄이 박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찰이 쏜 고무탄 또는 실탄에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30살 남성이 중태에 빠지는 등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얀마 국영 <엠아르티브이>(MRTV) 방송은 이날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경찰 등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영 방송의 첫 시위 보도다. 방송은 나라의 안정을 해치려는 이들이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 방송은 10여년만에 최대 규모로 확산되고 있는 민주화 시위에 대해 그동안 침묵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지면서 국제 사회의 미얀마 군부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유엔은 군부에 평화적인 시위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올라 알름그렌 미얀마 주재 유엔 조정관은 “시위대에 대한 과도한 폭력 사용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12일 미얀마 사태를 논의할 긴급 회의를 열 계획이다.

뉴질랜드는 이날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미얀마에 대한 제재에 들어갔다. 나나이아 마후타 외무장관은 이날 미얀마와의 모든 군사·고위 정치 교류를 중단하고 미얀마 군 지도자의 뉴질랜드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마후타 장관은 “우리는 군부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구속된 정치 지도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민간 정부를 복귀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강력 규탄한다”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복원하고 구금된 이들을 석방할 것을 다시 요구한다”고 말했다. 신기섭 기자

 

미얀마, 반쿠데타 시위에 초강경 대응…"실탄 쏴 2명 중태"

계엄령·집회금지에도 나흘째 대규모 시위 벌이자 '강경 진압'

물대포·최루탄·고무탄 발사 이어 "실탄도 발포" 주장 제기돼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 쪽으로 돌진하고 있다.

 

미얀마 국민의 쿠데타 항의 시위에 군사 정권이 계엄령 선포와 야간통행 및 집회금지로 대응하자, 시위대가 이에 불응하고 나흘째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면서 사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또 군정이 물대포에 이어 경고 사격을 하고 최루탄 및 고무탄까지 발사한 데다 실탄 발포로 2명이 중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유혈 사태'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9일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경찰은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 해산을 위해 이틀째 물대포를 쏜 데 이어 경고 사격을 한 뒤 고무탄을 발사했다.

한 목격자는 AFP 통신에 "허공을 향해 두 차례 경고 사격이 이뤄진 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했다"면서 몇 명이 부상한 것을 봤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장에서 취재 기자를 포함해 최소 20명이 부상했고, 2명이 중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언론인 '미얀마 나우'는 익명의 의사를 인용, "네피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쏜 실탄으로 30세 남성과 19세 여성이 중태"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 두 사람 가운데 여성의 머리에는 실탄이 박혀 있고, 남성도 실탄 사격을 당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의료진의 말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실탄 사격으로 시위대 가운데 사망자가 나왔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돌고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도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쏘고 물대포와 고무탄을 발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곳에서는 경찰이 기자 1명을 포함해 시위대 최소 27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네피도에서 경찰이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고 있다.

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동북부 바고시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고, SNS에는 양곤에 군 병력이 배치됐다는 글과 함께 관련 사진이 올라왔다.

군정은 이날 오후 공보국 페이스북을 통해 만달레이와 양곤 일부 지역 등에 발령한 5인 이상 집회 금지 조처를 양곤 및 네피도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집회 금지 지역에는 카친·카야·몬주 일부 지역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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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의 이 같은 강경한 대응은 전날 일부 지역에 대한 계엄령 및 집회 금지 조처에도 대규모 거리 시위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양곤과 만달레이, 네피도를 중심으로 미얀마 곳곳에서 나흘째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오전부터 양곤시 산차웅 구(區)에서는 교사 200명가량이 도로를 따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교사인 테인 윈 소는 통신에 "군정의 경고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게 우리가 오늘 거리로 나온 이유"라면서 "우리는 어떠한 군부독재도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세인 구에서는 철도국 직원들이 거리로 나섰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북부 샨주에 있는 바고시와 다웨이를 포함해 여러 도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전역 여러 도시에서 공무원들이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석한 모습.

미얀마 나우는 교사, 간호사, 철도 노동자와 보건분야 관계자 등 더 많은 공무원이 전국의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쿠데타 항의 시위에 동참했다면서 네피도와 중부 마궤시에서 최소 5명의 경찰관이 엄한 처벌을 감수하고 시위 대열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얀마 국영TV인 MRTV는 이날 밤 뉴스에서 지난 1일 발생한 쿠데타에 대한 언급 없이 "만달레이에서 국가 안정을 해치려는 이들에 의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적법하게 시위대를 해산하려던 경찰관들이 부상하고 경찰 트럭이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이끈 이른바 '88세대'로 최근 항의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민 꼬 나잉은 성명을 내고 3주 동안 계속해서 총파업을 진행하자며 "미얀마 전역의 시위대가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미얀마 군부, 만달레이 계엄령 선포…“무력 사용” 경고

 

미얀마의 국영 MRTV에서 앵커가 군부의 성명을 읽고 있다. 트위터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군부가 8일 2대 도시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처음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는 등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만달레이 7개 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AFP> 통신이 현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5명 이상이 모이거나 시위하는 것이 금지되는 한편, 저녁 8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통행금지가 시행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만달레이 한 지역의 계엄 성명에는 “일부가 공공의 안전과 법 집행을 해칠 수 있는 우려스러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그런 행동은 주민 안전 등에 영향을 끼쳐 폭동을 야기할 수 있다”며 “그것이 모임과 집회, 차량을 이용한 행진, 대중 연설 등을 금지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군부는 미얀마 국영 <엠아르티브이>(MRTV)를 통해 성명을 내어 “정의, 평화, 안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 국민은 무법 행위를 하는 이들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금지되고 제거돼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항의 시위에 대한 군부의 첫 입장 표명으로, 향후 벌어질 반쿠데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국영 티브이 성명 발표 뒤 수도 네피도에선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해산하지 않으면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경찰은 네피도에서 시위대를 향해 처음으로 물대포를 발사해 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소셜미디어 영상을 인용해, 경찰이 수천명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며 “해당 영상에는 일부 시위대가 물대포를 맞고 바닥에 쓰러지면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네피도 근처에서는 진압 경찰이 소총을 든 모습이 목격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총파업이 계속되면 군사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날 미얀마 남동부 미야와디에서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고무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미얀마 전역에서는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첫 주말인 6~7일 본격적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평일인 8일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며 시위에 나섰고, 승려와 간호사들도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은 시위대가 이날 오전부터 급속히 늘었다고 보도했다.

 

8일(현지시각)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승려들이 “군부독재 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만달레이/AFP 연합뉴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일부 공장에서 직원들이 단체로 휴가를 내고 시위에 참여했고, 간호사들도 이날 간호복 차림으로 거리로 나섰다. 2007년 사프란 혁명을 주도했던 승려들도 이날 시위대 선두에서 행진했다. 독실한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승려들은 특별한 존재로 인식된다. 이들은 “군부독재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저항을 뜻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게임>에 등장하는 것으로, 지난해 타이의 시위에서 사용됐다.

공무원들도 저항에 나섰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만달레이에서 검사와 변호사들까지 거리 행진에 나섰다고 전했다. 교사들도 “군부독재 반대”를 외치며 시위에 동참했다.

 

8일(현지시각)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한 간호사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양곤/로이터 연합뉴스

시위대와 군부의 일촉즉발 대치가 시작된 가운데, 군부의 강경 대응을 암시하는 ‘미확인’ 사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이날 양곤 최고층 빌딩 옥상에 경찰 저격수가 배치된 사진이라며, 시위대의 주의를 촉구하는 트위터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이 사진이 ‘술레 파고다’ 주변의 옛 모습이라며 조작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최현준 김소연 기자

 

미얀마 현지 교민 “양곤 곳곳서 시위…빌미 안주려 비폭력” 

‘19년 거주’ 천기홍 교수 전화통화
6~7일 이틀간 양곤서 거리 시위

 

6일 미얀마 양곤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에 나선 한 시민이 진압복을 입은 경찰에게 장미꽃을 주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어제(6일)에 이어 오늘(7일) 시위 시민들이 훨씬 늘었다. 양곤의 웬만한 번화가에는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폭력적인 모습은 없고 차분하게 평화적으로 시위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 일주일 째인 7일 양곤과 만달레이 등 미얀마 주요 도시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미얀마에 19년째 거주하며 한국어를 가르치는 양곤 세종학당 천기홍 교수(부산외국어대 미얀마어과 특임교수)는 이날 오후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양곤의 상황을 전해 왔다. 그는 “시민들과 군부가 서로 눈치 보기를 하는 것 같다”며 “양쪽 다 선을 넘지 않은 채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제 인터넷이 끊겼는데, 지금은 어떤가?

“어제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오후 1시)부터 인터넷 연결이 안 됐던 것 같다. 쭉 끊어져 있다가 오늘 오후 2시반(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연결이 재개됐다.”

-양곤 상황이 어떤가? 시위하는 시민들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거 같은데?

“오늘 아침부터 양곤 곳곳에서 시위가 시작됐다. 어제보다 숫자가 많이 늘었다. 양곤의 번화한 곳에는 다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할 거 같다. 특히 양곤 시청 근처 슐레 파고다와 양곤대 앞 등에 시민들이 많이 모였다.”

-시위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시민들은 차분하게, 구호를 외치고, 노래하고, 행진하면서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시위한다. 폭력 진압의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쿠데타 초반, 군부에 탄압의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며 조심스러웠는데, 이제 본격적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가?

“그렇게 볼 수 있을 거 같다. 다만, 거리에 시민들이 나오긴 했는데, 과격한 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이나 군인들은 어떻게 대응하는가?

“아침에 좀 일찍 나가 봤는데, 거리에 군인들은 안 보였고, 경찰들이 보였다. 진압복을 입은 경찰과 교통경찰들이 있었다. 이들은 도로를 막는다든가 통제한다든가 그런 움직임은 없었다. 일부 지역에 바리케이드를 치긴 했는데,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리를 가득 메운 수천명의 시위대가 6일(현지시각)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웃 나라 타이의 반정부 시위 때부터 번진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게임>에 등장한 것으로,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양곤/AFP 연합뉴스

 

미얀마 현지에서 제보자가 보내 온 영상=미얀마 시민들,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
https://www.youtube.com/watch?v=Bb46--gf2VQ&feature=emb_imp_woyt

 

-2007년 이른바 샤프란 혁명 때, 유혈 사태까지 갔는데?

“당시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당시에는 군부가 처음부터 진압하기 위한 수단을 동원했다. 군경이 함께 나왔고, 총을 들었다. 나중에는 실제 발포도 했다. 오늘은 군인도 없었고, 경찰도 총을 들지 않았다.”

-군부도, 시민들도 분위기가 다른 거 같다?

“군부는 시민들이 아예 거리로 나오지 못하게 할 수 있는데 그러진 않는다. 군부도 그렇고, 시민들도 그렇고 서로 수위 조절을 하는 거 같다. 시위대 중간중간에 사복경찰들도 눈에 띈다. 아직은 서로 양상을 파악하는 거 같다. 경찰도 시민들이 일정한 범위를 벗어났을 때만 교통경찰들이 개입하는 정도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오늘 오후부터 인터넷이 열렸다. 주말에 열리는 집회를 막기 위해 이틀 동안 통제한 것 같다. 미얀마는 온라인이 닫히면 은행거래를 비롯해 주요 상거래를 할 수가 없다. 군부도 주말에는 인터넷을 닫을 수 있지만 평일에 통제하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를 보면, 당분간 군부와 시민들이 서로 수위를 지키면서 시위를 하고 이를 통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거 같다.”    최현준 기자

미얀마서 수천명 쿠데타 항의 시위…군정, 또 인터넷 차단

최대도시 양곤 곳곳 "군부독재 타도" 행진…박수·환호 시위대 안아주기도

경찰 방패와 총기들고 행진 막아…쿠데타 당일 이어 두 번째 인터넷 차단

 

6일 양곤에서 수 백명이 쿠데타 항의 거리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6일 수천 명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서는 등 미얀마 시민들의 불복종 저항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군사정권은 전날 밤 트위터를 막은 데 이어 쿠데타 이후 두 번째로 인터넷을 차단하고 시위 현장에는 총기로 무장한 경찰까지 배치하는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

현지 온라인 매체 '미얀마 나우'는 이날 오전 양곤 시내 곳곳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도 수천 명이 이날 항의 시위에 참여해 "군부 독재 타도" 등을 외치며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양곤에서 벌어진 시위는 지난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다.

 

6일 양곤 시내에서 쿠데타 항의 행진하는 시위대 모습

현지 언론이 전한 거리 시위 동영상에는 차량이 많은 도심에서 시위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인 빨간색 머리띠와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태국 반정부 시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6일 양곤 시내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가 벌어진 모습.

다른 영상에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에 거리의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모습과, 한 시민이 시위대에 앞장선 여성을 안아주는 장면도 보였다.

경찰은 시위대의 행진을 막았다. 방패를 든 경찰 뒤에는 총기를 든 경찰의 모습도 목격됐다.

시위대와 경찰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1962년과 1988년 민주화운동 당시 군경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전례가 있다.

전날 양곤 대학가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이 확산한 데 이어 이날 도심 대규모 항의 시위가 일어나자 군정은 인터넷을 전격적으로 차단했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인 넷블록스(NetBlocks)는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낮 12시30분) 현재 미얀마 전역에서 2차 인터넷 접속 불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1차 인터넷 차단은 지난 1일 쿠데타 당일 발생했다.

넷블록스측은 실시간 데이터는 미얀마 국내 온라인 접속률이 현재 평소 수준의 54%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나우도 쿠데타 항의 시위가 확산하면서 군정이 모든 인터넷 선을 끊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얀마 시민사회 단체는 인터넷 업체들이 군정의 인터넷 차단 지시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의 미얀마 지역 책임자 밍 유 하도 통신에 "쿠데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은 비열하고 무모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군정은 시민 불복종 저항 운동을 막기 위해 전날 밤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접속도 차단했다.

지난 3일에는 미얀마 국민 절반가량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접속도 막은 바 있다.

 

미얀마 쿠데타 대응 유엔 안보리 ‘무기력’…규탄성명도 못내

 

6일 양곤 시내 거리시위 행렬을 막은 경찰들. 총기를 든 경찰 모습도 보인다.

 

유엔, 중국·러시아 반대로 규탄 성명 미뤄
미국도 구체적인 제재 방안 내놓지 않아
인권단체들 군부에 대한 금융 제재 촉구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만달레이 의대 앞에서 4일 젊은이들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첫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만달레이/로이터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3일 미얀마 쿠데타 규탄 성명을 내지 못하고 미국도 구체적인 제재 방안 발표를 미루는 등 각국이 이해 관계를 따지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쿠데타를 무산시키기 위해 국제적 압박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구금된 인사들이 모두 석방되고 헌법 질서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 안보리가 이날 쿠데타 규탄 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조만간 일치된 대응에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미얀마 사태를 논의할 긴급 회의를 열었지만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성명 발표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영국이 작성한 규탄 성명 초안을 검토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시간을 두고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 외교관이 전했다. 성명 초안에는 구금된 인사들을 모두 석방하고 비상사태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제재 조처는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안보리가 성명을 내려면 거부(비토) 권한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가 필수인데, 중국은 강력한 미얀마 지지 국가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강제 이주 사태 때도 유엔 안보리 차원의 움직임에 반대한 바 있다. 중국은 이 사태가 미얀마 내정 문제라고 주장했다.

미국도 제재 등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재를 포함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제재 시간표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표는 없지만 이 문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이웃 국가인 타이나 캄보디아도 이번 사태를 내정으로 규정하며 거리를 두는 등 각국이 이해 관계에 따라 제각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강경 대응할 경우 군부가 중국 쪽에 더욱 기울 것을 우려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유엔이 처음부터 단호하게 대응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군부 지도자들에 대한 금융 제재와 미얀마에 대한 포괄적 무기 수출 금지를 촉구했다.

한편, 군부가 4일 미얀마에서 인터넷과 동의어일 정도로 널리 쓰이는 페이스북 접속을 7일까지 차단하기로 한 가운데, 이 나라 제2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첫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신기섭 기자

미얀마, 페이스북 차단에도 세손가락 경례 등 저항 이어져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에서 202123일 의료계 종사자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최근 발생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지난해 태국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서도 등장한 것으로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양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사정부가 미얀마 내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다. 확산하는 쿠데타 반대 저항 운동을 막겠다는 취지다.

최대도시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는 소규모지만 쿠데타 발발 이후 처음으로 거리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져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4일 외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전날 밤 국영 통신사 MPT를 비롯해 미얀마 내 인터넷 업체들에 페 연합뉴스이스북 접속 차단 명령을 내렸다. 정보통신부는 홈페이지 게시문에서 페이스북이 7일까지 차단될 것이라고 밝히며"국가 안정에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 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현지 교민들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전 일찍부터 페이스북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 페이스북은 인구 5400여만 명 중 절반가량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로,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쿠데타 저항 세력은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8시를 전후해 양곤 지역에서 쿠데타 항의 의미로 시작돼 이날까지 이어진 '냄비 두드리기·자동차 경적 울리기'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급속히 전파됐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쿠데타 발발 사흘 만에 처음으로 제2도시인 만달레이 거리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20명 안팎의 시위대는 만달레이 의대 정문 인근에서 군정 반대 구호를 외쳤다고현지 미얀마 타임스 및 온라인 매체 등이 전했다.

이들은 '국민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한다'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우리의 구금된 지도자들을 석방하라"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 중 3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만달레이 외에도 최대 상업도시 양곤에서도 십여 명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가 빠르게 흩어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양곤 거리에서는 미얀마어로 '우리는 독재자를 원하지 않는다'고 적힌 그라피티(공공장소 낙서)도 언론에 포착됐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작년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 70명가량은 수도 네피도의 정부 영빈관에 모여 스스로 선서식을 했다. 군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행사라고 언론은 전했다. 농업부 소속 일부 공무원들도 NLD를 상징하는 빨간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쿠데타에 대한 항의의 뜻을 내보였다.

한 정치범 지원단체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의원, 활동가, 정부관리 등을 포함해 최소한 147명이 구금돼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교도 통신도 NLD 지도층 인사 대부분은 여전히 구금 중이라고 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군부를 지지하는 시민 수천 명도 네피도 거리로 나와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행진을 벌였다.

이와 관련,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기업인들과 회동에서 헌법에 따라 다음 총선은 1년간의 비상사태 해제 후 6개월 이내에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이 최고사령관실 성명을 인용해 전했다. 이 발언은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비상사태 1년이 끝나고도 6개월 더 권력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아웅산 수치,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15일까지 구금

    자택서 발견된 워키토키가 불법 수입된 물품
    법원,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수치 구금 명령
   윈 민 대통령은 재난관리법 위반 혐의 구금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미얀마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통신장비를 불법으로 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경찰의 조서에 따르면, 수치는 수도 네피도의 자택에서 발견된 무선통신기인 워키토키 라디오가 불법으로 수입된 통신기기여서, 수출입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 혐의에 대한 조사를 위해 수치는 오는 15일까지 구금된다.

수치의 자택에서 발견된 워키토키는 지난 1일 그를 구금하는 과정에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수치는 현재 관저에서 구금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이 경찰조서는 “피고인 심문 뒤 증인을 심문하고, 증거를 찾고, 변호인을 구하기 위해” 수치의 구금을 요청했다.

수치의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한 간부도 페이스북에 미얀마 법원이 아웅산 수치에게 수출입법 위반 혐의를 묻고 있다고 확인했다. 카이 토 대변인은 “다키나티르 법원이 아웅산 수치에게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14일간 구금을 명령했다는 신뢰할만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군부에 의해 구금된 윈 민 대통령은 재난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다른 경찰 문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의길 기자

“쿠데타에 저항하라” 수치가 했다는 문서,  가짜? 진짜?

수치 발언 문건에 해석 엇갈려... 쿠데타 직전 발언인 듯

 

1일 오후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아웅산 수치의 발언이 담긴 문건. 페이스북 갈무리

 

“군부의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말고 모두가 저항하기를 호소한다.”

지난 1일 군부에 의해 구금된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국민들에게 했다는 당부의 발언을 놓고 진위 의혹이 일고 있다. 일부 미얀마 인들이 이 발언이 진짜인지 의심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미얀마에 사는 한 교민이 국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수치가 했다는 발언이) 제가 알기로는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고 말해 확산됐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볼 때, 해당 발언은 수치가 한 말이 맞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비시>(BBC) 등 미얀마에 주재하는 국외 언론들도 수치의 발언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진위 확인 전에 우선 이 발언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를 살펴보자. 이 발언은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 1일 오후 수치가 이끄는 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장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수치는 이 당의 의장을 맡고 있다. 곧 수치의 공식 계정을 통해, 미얀마 글자로 쓴 문서 사진 한장이 올라왔고, 여기에 “쿠데타에 저항하라”는 수치의 발언이 담겼다.

의심이 이는 대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문서의 글이 수치의 자필로 쓰이지 않았고, 수치의 서명도 없다. 둘째, 발언 시점이 쿠데타 발생 전인 것으로 보인다. 셋째, 글 내용이 평소 수치가 얘기하는 바와 다소 다르다.

우선 첫째 지적은 반증하기 어렵다. 이 문서는 실제 수치가 직접 쓰지 않았고, 수치의 말을 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글의 서두에는 전반적인 최근 상황이 담겼고, 후반부에 수치가 했다는 다섯 문장이 등장한다. “쿠데타에 저항하라”는 표현은 이 다섯 문장 가운데 하나다. 수치가 직접 쓰지 않았으니, 서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문서의 공신력은 무엇으로 보증될까. 이런 논란을 우려해서인지, 문서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이 글은 수치가 직접 한 발언이라는 것을 목숨 바쳐 맹세한다. 윈 테인”이라는 손글씨가 덧붙었다. 파랑 펜으로 두 줄에 걸쳐 윈 테인이 직접 쓴 문장이다. 윈 테인은 수치의 동료로 민주주의민족동맹의 고위 간부로 활동했다. 2015년에는 이 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가 직접 수치의 발언을 들어 당 공식 누리집에 올린 것이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얀마 인권활동가 소모뚜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우선 윈 테인이 직접 쓴 글이 증거다. 그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원로다”라며 “우리도 따로 미얀마 현지 유력 인사에게 확인했다. 수치의 발언은 그가 직접 한 발언이 맞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10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아웅산 수치의 사진을 들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둘째 지적은 반박하기 어렵지 않다. 수치의 발언은 실제 쿠데타가 발생하기 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거둔 뒤,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지난달 말부터는 공공연하게 쿠데타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26일 군 대변인이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였다. 쿠데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수치가 미리 당 동료에게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문건에 26일 군 대변인의 쿠데타 암시 발언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지난달 27~30일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지적은 “저항하라”는 표현에서 비롯된다. 페이스북의 해당 문건에는 수만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수치는 이런 식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글을 쓴다”, “군부가 올린 것일 수 있다”는 내용 등이 적지 않다. 1988년부터 민주화 운동을 시작해 30여 년 동안 비폭력 민주화 운동을 이끈 수치가 국민들을 위험에 몰아넣는 듯한 발언을 할 리 없다는 믿음이 깔렸다. 다른 한편으로는 군부가 쿠데타에 대한 폭력적 저항을 유도하기 위해 쓴 가짜 글일 수 있다는 의심이다.

이에 대해 미얀마 인권활동가 소모뚜는 “수치의 ‘저항하라’는 말은 길거리에 나와 폭력적으로 저항하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미얀마인들은 수십 년 동안 민주화 투쟁을 거치면서 군부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잘 안다. 지금 군부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시끄러워지기를 바랄 텐데,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 우리는 소셜미디어 소통과 파업 등을 통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아래는 위 문건을 해석한 글

국민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1월26일 조 민 툰 준장(군 대변인)은 ‘군이 쿠데타를 안하겠다고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발언은 군이 만든 2008년 기초 헌법을 무효화하고 필요시 쿠데타를 일으킬수 있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것으로 추측됐습니다. 1989년 아웅산 수치 의장이 이라와디주로 국민들을 만나러 갔을 때, 이라와디주 최고 군인은 수치 의장의 생명을 위협하는 발언과 행동을 했습니다. 당시 수치 의장은 본인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당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간부들과 유언장을 썼습니다. 이 유언장에는 본인이 죽으면, 아웅산 장군의 기념관이 될 본인 집에 보관해달라고 쓰여 있습니다. 현재 군부가 쿠데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고, 양곤을 포함해 여러 도시에 군인들이 등장해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수치 고문은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하면서, 동료들과 상의해 아래 5가지 국민들에게 당부하는 말씀을 했습니다.

1. NLD당은 군이 만든 2008년 헌법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국회에 들어가 정치활동을 할 때 그 헌법대로 따랐다.

2. 헌법을 고치기 위해 법 테두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3. 1990년 선거, 2012년 보궐 선거, 2015, 2020년 총선 때는 헌법에 정해진대로 따랐고, 그 선거에 압도적으로 이겼다.

4. 이 편지를 국민들이 읽을 때, 군부는 본인들이 만든 헌법을 무시하고 온 국민이 투표해서 합법적으로 선출한 국회와 정부를 해산했을 것이다.

5. 군부의 이런 작태는 현재 당면한 코로나19 사태를 외면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군부독재 체제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에 군부의 쿠데타를 국민들은 일정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말고, 모두 저항하기를 호소한다.

국민이 우선이다.

(아래 볼펜으로 쓴 글씨)

위 글은 수치 여사가 직접 말한 것이라는 것을 제 목숨을 바쳐 맹세합니다. 윈 테인.

 

미얀마서 차량 경적 · 냄비 두들기기… 쿠데타 이후 첫  '항의'

'시민 불복종' 시민단체·병원 확산…공보부 "폭동·불안 조장 경고"

 

쿠데타 발발 이틀째인 2일 저녁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인 양곤에서 쿠데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차량 경적과 냄비를 두들기는 소리 등이 들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들도 양곤 도심에서 오후 8시 정각에 쿠데타 항의 차원에서 각종 소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면서 SNS에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동영상에 "양곤 도심의 시민들이 쿠데타에 항의하기 위해 냄비를 두들기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있다"고 적었다.

쿠데타에 항의해 양곤 시내에서 2일 저녁 시민들이 차량 경적을 울리고 냄비를 두들기는 소리를 냈다며 한 네티즌이 올린 동영상 캡처.

다른 네티즌도 "이것이 우리가 불법적인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는 방법이다. 양곤에서 쇠 냄비를 두들기고 차량 경적을 울린다"고 적었다.

전날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시민 항의가 벌어진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쿠데타로 구금된 아웅산 수치 고문이 전날 사전 성명을 통해 시민들에게 쿠데타를 거부하고 항의 시위를 벌이라고 촉구한 데 대한 호응으로 보인다.

앞서 미얀마 최대 활동가 단체 중 한 곳도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양곤 청년 네트워크'라는 단체 대표자가 트위터에 "양곤 청년 네트워크는 (쿠데타에 대한) 즉각적 대응으로 시민 불복종을 선언하자"고 촉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대표자는 만달레이 지역 한 병원에서도 의사들이 방호복 등에 '독재 정부는 실패해야 한다'는 글귀를 적고 시민 불복종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얀마 공보부는 "폭동과 불안정을 조장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매체나 개인은 처벌받을 수 있다"며 경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양곤에서 쿠데타 항의 표시로 오후 8시에 냄비를 두들기고 있다며 올린 동영상

 

미얀마 군 3차례 쿠데타, 결정적 국면마다 민주화 발목 잡아

1962년 네 윈 26년 집권 88년 신군부 등장 8888항쟁 짓밟아

 

1988년 8월27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아웅산 수치의 연설을 듣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미얀마 현대사는 강력한 정치 주체로서의 군부와 군에 대한 도전, 그리고 좌절로 정리된다. 군부는 미얀마가 역사적 기로에 설 때마다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 군부의 권위주의 통치 70여년의 결과 미얀마는 1인당 국내총생산 1300달러의 최빈국, 수십 만명의 소수민족을 처벌하고 쫓아낸 인권침해국으로 남았다.

1948년 1월4일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비슷한 시기 독립한 다른 나라들처럼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다. 공산당 등 정치 엘리트들의 투쟁과 독립을 요구하는 소수 민족들의 무장 투쟁이 계속됐다. 이런 혼란을 틈타 1962년 3월 네 윈 육군총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우 누 총리를 제거하고 자신을 포함해 17명으로 혁명평의회를 꾸린다. 이들은 정치적 분열과 경제적 부패, 외국 자본의 침투 등을 쿠데타 이유로 들었다. 네 윈은 버마 사회주의 계획당(BSPP)을 바탕으로 버마족 우선주의와 사회주의 경제를 지향했고 소수민족을 탄압했다. 그의 집권은 이후 1988년까지 26년 동안 이어진다.

공교롭게도 네 윈 보다 10개월 앞선 1961년 5월16일, 미얀마에서 약 3000㎞ 떨어진 한국에서 육군 소장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네 윈과 박정희는 닮은꼴 정치인으로 꼽힌다.

1988년 미얀마는 3월 ‘양곤의 봄’, 8월 ‘8888 항쟁’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오랜 군부 통치에 대한 실망감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뒤섞였고, 독립영웅 아웅산의 딸, 아웅산 수치가 구심점으로 등장했다. 그해 7월 네 윈 의장이 사퇴하면서 투쟁이 절정으로 향했지만, 이때 다시 군부가 등장한다.

9월18일 국방장관 소우 마웅이 쿠데타를 일으켜, 8888 항쟁을 무력으로 짓밟는다. 약 3천여명이 숨지고 1만여 명이 실종됐다. 이듬해 7월에는 수치를 집에 가뒀다. 소우 마웅의 쿠데타는 이전 체제에 대한 거부가 아닌, 이를 유지하고 지키기 위한 ‘친위 쿠데타’였다. 장준영 한국외대 동남아연구소 연구위원은 논문을 통해 “군부의 2차 정치개입(쿠데타)은 네 윈 정권 26년간 군부가 향유해 온 권력적 이익 동기를 옹호하기 위해 발생한 것”이라고 평했다.

2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의회로 향하는 도로를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지키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소우 마웅은 민간 권력 이양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1990년 5월 총선에서 수치가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의석 80%를 확보하며 압승했지만, 군부는 총선 결과를 무효화했다. 1992년 군부 2인자 탄 슈웨가 정권을 잡고 2011년까지 자리를 지킨다.

2007년 기름값 인상을 계기로 전국적인 반정부 투쟁이 벌어진다. 불교국 미얀마에서 특수 존재인 승려들도 군부에 맞섰고 시민들이 투쟁에 나섰다. 30여명이 숨지는 등 피로 얼룩졌지만, 미얀마 군부는 이듬해 자체적인 민주화 일정을 내놓는 등 후퇴하는 태도를 보였다. 군부는 총선 실시 등을 허용했지만, 헌법을 바꿔 국회 의석의 25%를 군이 차지하고, 내무·국방·경비 등 치안·안보 관련 핵심 부서를 확보하는 조처를 취했다. ‘민주화 상징’인 수치를 겨냥해 외국인 남편과 결혼한 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게 하는 조항도 헌법에 포함했다. 자신들이 허용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권력을 민간에 넘긴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2010년 총선을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보이콧해 사실상 군부가 정권을 유지했다. 군부는 21년만에 수치의 가택연금을 해제했다. 하지만 2015년 11월 총선과 2020년 11월 총선에서는 선출직 의석의 80% 이상을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가져갔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지지율이 3%포인트가량 더 높아졌다. 5년을 지켜본 군부에 비상신호가 켜졌다. 두달 여 뒤, 미얀마 새 의회 출범일인 지난 1일 새벽 군부는 세번째 쿠데타를 감행해 잠시 민간에 넘겼던 권력을 빼앗아갔다. 최현준 기자


‘쿠데타’로 부르지 못하는 바이든의 ‘미얀마 딜레마’

‘민주주의’냐 ‘중국 견제’냐…첫 외교 시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안과 관련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얀마에서 재발한 군부 쿠데타가 취임 2주도 채 안 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중대한 시험대에 올려놨다.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동맹 연합을 통한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세계 전략이 충돌하는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지 못하는 데서도 고민의 깊이가 드러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얀마 쿠데타 발생 이튿날인 1일 성명을 내어 “민주주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고 강력 비판하고, 제재 부활 가능성을 경고하며 군부에 권력 포기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구금자 석방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89년 군사 정권이 붙인 국호인 ‘미얀마’ 대신 미 정부가 양자 관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국호인 ‘버마’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민주주의에서 무력이 국민의 뜻 위에 군림하거나 신뢰할 만한 선거 결과를 지우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며 “버마 군부가 즉각적으로 권력을 포기하고 구금한 활동가와 관리들을 석방하며, 모든 통신 제한을 풀고, 시민을 향한 폭력을 삼가도록 압박하도록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이 어려운 시기에 버마 국민의 편에 서는 사람들을 주목하고 있다”며 “버마의 민주주의 전환을 뒤집는 데 책임있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그 지역과 세계에 걸쳐서 우리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민주주의의 진전에 바탕해 지난 10년 간 버마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며 “이 진전을 뒤집는 것은 우리의 제재 법률과 권한에 대한 즉각적 재검토를 필요하게 만들 것이고, 적절한 조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은 그가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 위협의 관점에서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시키는 모범국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 미얀마 사태는 그 의지를 실천할 시범 케이스다. 더구나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불복과 그 지지자들의 1월6일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실추된 미국 민주주의의 체면을 되찾을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은 미얀마가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직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미얀마 민주 정부 탄생을 대외정책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은 <폴리티코>에 이번 미얀마 사태를 두고 “바이든의 민주주의 수호와 시진핑의 권위주의에 대한 암묵적 또는 적극적 지지라는 경쟁 모델에 관한 일종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이같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 제재 부과 등 미얀마 군부에 대한 강력한 응징 주장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성명에서 제재 부활을 경고한 것을 비롯해, 상원 외교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이 일제히 “비용 부과”, “엄격한 경제 제재 부과”를 주장했다.

1일 미얀마 사태 관련한 국무부의 브리핑을 들은 의회 관계자들은 <CNN> 방송에, 국무부가 모든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가 제재에 나서지 않으면 의원들이 제재 부과 법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들은 전했다.

바이든 정부의 고민은 제재 부과 등 강력한 대응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과 상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얀마는 최근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 노선을 취해왔으나, 미국이 미얀마 군부를 압박할수록 다시 중국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을 최고의 위협이자 경쟁자로 규정하고 동맹들을 규합해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을 추구하는 미 정부의 노선에 차질이 생기는 셈이다.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시엔엔>에 미얀마 제재는 “훨씬 더 큰 중국의 영향력으로 가는 문”을 미얀마에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예 사설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한) 단순히 도덕적 맹비난이 아니라 현실적 외교가 필요하다”며 미얀마가 중국 영향권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사태에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지 않은 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나치게 강한 행동은 미얀마를 중국 품으로 밀어낼 것이라는 우려와 제재를 촉구하는 목소리 사이에서 바이든 정부가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미 정부의 고민스러운 처지는 용어 사용에서도 드러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 31일부터 1일까지 나온 바이든 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성명에서 “쿠데타”라는 표현은 없다. <폴리티코>는 이번 사태를 공식적으로 쿠데타로 부를지를 놓고 정부 안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로 부르지 말자는 쪽은 ‘그래야 군부가 물러서도록 설득할 지렛대가 생긴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쿠데타로 공식 규정할 경우, 미국의 외국지원법에 따라 미얀마 군부 정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중단된다. 국무부의 한 관리는 “버마 사태는 분명히 쿠데타의 요소를 갖고 있지만 국무부는 필요한 법적, 사실적 분석을 한 뒤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시엔엔>에 말했다.

미얀마 국호를 놓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미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군사 정권이 붙인 ‘미얀마’ 대신 그 이전의 ‘버마’ 호칭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정부가 미얀마 군부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이같은 질문에 “우리의 공식 정책은 ‘버마’라고 부르고, 특정 소통에서만 의전상 ‘미얀마’를 쓰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국무부 웹사이트는 ‘버마(미얀마)’와 ‘버마’를 섞어 쓴다”고 말했다.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미얀마 의사당 앞 에어로빅 여성…뒤로는 쿠데타 차량

체육 교사 "댄스대회 앞두고 항상 같은 장소서 연습"

 

미얀마 의사당 앞 에어로빅 여성…뒤로는 쿠데타 차량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가운데 한 젊은 여성이 의사당 앞 도로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하는 동영상을 올려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2일 인도네시아 등 해외 매체들에 따르면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사는 체육 교사가 쿠데타가 발생한 1일 오전 통행이 차단된 의사당 앞 도로에서 혼자 에어로빅을 하는 3분 25초짜리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형광 연두색과 검은색이 섞인 체육복 상·하의를 입은 이 여성은 마스크를 쓴 채 절도있게 에어로빅을 한다.

여성의 뒤로 보이는 의사당 연결 도로는 바리게이트가 처져 있고, 장갑차와 경광등을 켠 검은 차량이 줄지어 이동한다.

자신을 체육 교사라고 밝힌 이 여성은 에어로빅 동영상과 함께 "평상시처럼 아침 뉴스 전에 운동하는데, 헬리콥터와 차량이 돌아다녔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은 1만6천회 이상 공유됐고, 2천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정말 멋진 일을 했다", "역사에 남을 장면이다"라는 댓글과 함께 "제정신이냐"는 반응도 보였다.

이 여성은 높은 관심을 받자 같은 장소에서 그동안 다른 옷을 입고 촬영한 에어로빅 동영상 8개를 올렸다.

그중에 하나는 한국 드라마 '도깨비'의 OST에 맞춰 에어로빅하는 영상이었다.

그는 "나는 누군가를 조롱하려거나 유명해지고 싶어서 춤을 춘 것이 아니다"라며 "피트니스 댄스대회가 있어서 늘 잠에서 깨면 의사당 앞 도로에 와서 에어로빅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는 이런 일(쿠데타)이 일어날 줄 몰랐고, 경비원 가운데 일부와는 이미 친구처럼 지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쿠데타가 발생한 1일 의사당 앞 도로서 에어로빅

해당 게시물은 1만6천회 이상 공유됐고, 2천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정말 멋진 일을 했다", "역사에 남을 장면이다"라는 댓글과 함께 "제정신이냐"는 반응도 보였다.

이 여성은 높은 관심을 받자 같은 장소에서 그동안 다른 옷을 입고 촬영한 에어로빅 동영상 8개를 올렸다.

그중에 하나는 한국 드라마 '도깨비'의 OST에 맞춰 에어로빅하는 영상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site=mapping_ytb_btn_more&v=l48I0V8qrPw&feature=youtu.be

 

미얀마 군부, 선거패배로 입지 좁아지자 ‘권력 분점’ 무너뜨려

 

지난해 11월 총선서 NLD 압승, 군부 “부정선거” 주장…정치 불안
국제사회 우려에 “헌법수호” 약속 하루만에 뒤집고 전격적 쿠데타
‘문민정부-군부’ 권력분점 한계…“군인들, 민간통치에 인내심 잃어”

 

2015년 12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아웅산 수치(오른쪽)가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만나서 악수했을 때의 모습. 당시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25년 만에 치러진 자유 총선에서 대승했다. 이후 수치는 국가고문이 되어 미얀마를 이끌었지만 1일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네피도/AP 연합뉴스

 

미얀마에서 1일 재발한 군부 쿠데타는 이중권력 체제가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에 의해 보장받은 군부의 특권적 권력과 아웅산 수치 주도의 선출 권력 사이의 봉합이 더 이상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수치가 이끄는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전체 선출직 의석의 83%, 전체 의석의 62%를 확보하는 등 대승했다. 그 결과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상원의 224석 중 138석, 하원 440석 중 258석을 획득했다. 2015년 총선 때 전체 선출직의 80%, 전체 의석의 59%를 확보한 것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군부의 정당인 연방단결발전당(USDP)은 상원에서 7석, 하원에서 26석을 얻는 데 그치며, 2015년 총선 때보다도 저조했다. 의회 전체 의석의 25%를 군부가 지명하도록 한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군부의 영향력은 크게 줄고, 행정부 구성에서도 군부 입김이 줄어들 수 있는 결과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총선 때 미얀마 내 소수민족 거주 지역 상당수에서 치안 불안 등을 이유로 투표소가 열리지 않아, 로힝야족을 포함한 소수민족 참정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군부는 부정선거가 있었다며 약 7천건의 사례를 제소하기도 했다. 특히 군부의 선거부정 항의는 최근까지 심각한 정정 불안을 유발하고, 쿠데타 우려를 증폭시켜왔다.

군부의 압박 강도는 점점 높아졌다. 지난 26일 군 대변인 조 민 툰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하는 등 쿠데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군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이 이미 선거 때에 “부정직과 불공정”을 지적했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하루 뒤인 27일에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특정 상황에서는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연방단결발전당 지지자들이 29일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의 요구를 지지하는 거리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군부의 움직임에 대해 유엔 등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미얀마의 상황에 대해 ‘심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17개 미얀마 주재 각국 대사관도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2월1일 평화로운 의회 개회 및 대통령 선출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군부는 지난 30일 공식 성명을 내어 “군은 미얀마 헌법을 보호하고 준수할 것이며, 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전격 쿠데타를 감행했다.

군부는 부정선거를 쿠데타 이유로 들지만, 쿠데타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선거 전부터 제기돼왔다. 부정선거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제로는 군부가 잠시 나눴던 권력을 되찾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수치의 국민적 인기가 지속되고, 그의 당이 다시 선거에서 대승하면서 군인들이 스스로 고안한 민간 통치에 대해 인내심을 잃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미얀마는 2016년 이후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과 군부 사이의 이중권력 체제로 움직여왔다. 현재의 신군부는 1988년 네 윈 군사정부가 민주화 운동으로 무너지자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세력이다. 이들은 국내외의 압력에 2015년에 민주주의민족동맹도 참여한 자유 총선을 실시했고, 민주주의민족동맹이 대승을 거뒀다. 이듬해인 2016년 수치 국가고문이 사실상 이끄는 정부가 출범하며 이중권력 체제가 시작됐지만, 5년만에 파탄을 맞았다. 최현준 정의길 기자


쿠데타 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치 정부 장·차관 24명 교체

군부 발표…군사 정부서 일할 11개 부처 장관도 새로 지명

 

미얀마에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1일 양곤에 있는 한 경찰서에 트럭이 주차돼 있다.

 

1일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문민정부의 장·차관을 대거 교체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군부는 이날 발표를 통해 문민정부 장·차관 24명의 직을 박탈하는 한편, 군사정부에서 일할 국방·외무부 11개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했다.

앞서 군은 지난해 11월 총선 부정을 정부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이날 새벽 수치 고문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향후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입법·사법·행정 전권을 장악했다.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비상사태 선포 아웅산 수치 구금

수치 고문· 윈민 대통령 등 구금 당해
군부와 수치의 이중권력 체제 무너져

          

미얀마에서 실질적인 국가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집권당 인사를 체포한 군부를 이끌고 있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군부는 지난 11월 총선 부정을 주장하며, 수치 정부를 압박해왔다. 지난 2018711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21세기팔롱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얀마에서 다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미얀마 군부는 1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얀마의 실질적 국가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을 구금했다. 군부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자신들이 정부를 장악했다며 1년 동안 다시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아에프페>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군부는 또 국가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덧붙였다.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 부정이 있었다며 비상사태 선포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군부는 총선 부정을 주장해왔고, 이날은 그 총선에 따른 의회가 개회하는 날이다.

미얀마에서 수치의 실각 및 군부 재집권이 확인되면, 동남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에 대한 미국 등 서방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미얀마 군부 정권은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치 고문과 윈 민 미얀마 대통령,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고위 인사들이 이미 이날 새벽 군에 의해 구금됐다고 묘 뉜 민주주의민족동맹 대변인이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군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고 추측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묘 뉜 대변인은 <로이터>와 전화 통화에서 국민들이 성급하게 대응하지 않길 바라며, 법에 따라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묘 뉜 대변인은 본인도 구금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치가 가택에서 연금됐는지, 연행됐는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집권당 중앙위원인 한 타르 미인트도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아침 현재 수도 네피도와의 전화선은 두절된 상태이다. 미얀마 국영텔레비전인 <엠아르티브이>(MRTV)도 기술적 문제를 겪으며 방송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에는 군인들이 배치됐다.

이번 사태는 군부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부정을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하면서 쿠데타까지 시사한 가운데 터져나온 것이다. 그 총선에 따라 구성된 의회가 이날 첫 소집될 예정이었다.

군부 쿠데타부른 11월 총선

민주주의민족동맹은 ‘11월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분쟁지역 유권자들의 선거권을 박탈했다는 등의 이유로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샀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118일 총선에서 83%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했다. 2011년 군부통치가 종식된 이후 두번째 치러진 이 선거는 수치 정부에 대한 신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군부도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촉구하는 등 선거 결과에 대한 시비를 이어갔다. 군부는 대법원에 대통령과 선관위원장 자격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들어 압박 강도가 높아졌다. 지난주 군 대변인 자우 민 툰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하는 등 쿠데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군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이 이미 선거 때에 부정직과 불공정을 지적했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혔다.

하루 뒤에는 군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특정 상황에서는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군부와 연계된 제1야당 통합단결발전당(USDP) 지지자들이 지난달 29일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의 요구를 지지하는 거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미 유엔 등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의 최근 상황에 대해 심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17개 미얀마 주재 대사관도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내달 1일 평화로운 의회 개회 및 대통령 선출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왜 군부가 다시 나섰나?

미얀마는 지난 2011년 이후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과 군부 사이의 이중권력 체제로 이끌어져왔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왔다. 하지만, 군부도 헌법에 따라서 25%의 의석을 할당받고,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치안과 안보 관련 부처를 관할해왔다.

특히, 수치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 조항 때문에 외무장관 및 국가고문의 자격으로 국정을 이끌어왔다. 여전히 막강한 군부의 권력과 이중적 권력 체제 때문에 미얀마에서 정치불안과 쿠데타 우려는 상존해왔다.

군부는 지난 60년대 쿠데타로 집권한 뒤 미얀마에서 사회, 경제, 정치 모든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권력을 유지해왔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항쟁 때 민주화 상징으로 떠오른 아웅산 수치를 1989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간 구금했었다.

군부는 국내외의 압력으로 2010년 총선을 실시했으나,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을 이 총선을 거부해, 군부의 연합연대개발당이 형식적으로 집권했다. 수치와 민주주의민족동맹을 2015년 총선에서 참가해 압도적인 승리를 하고서, 집권하게 됐다. 하지만, 수치는 대통령에 취임할 수도 없었고, 치안 및 안보, 국방 관련 등 실질적인 권력은 여전히 군부가 쥐고 있었다.

2017년 이후 로힝야 난민 사태는 수치의 명성과 통치에 큰 흠을 남겼고, 군부와도 본격적인 갈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의 서부 연안 지역인 라카인주에 주로 사는 방글라데시 계열의 난민이 로힝야 족에 대한 군부 주도의 대대적인 탄압과 축출은 국제적으로 큰 비난을 자아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인 수치는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 난민 축출을 옹호하고 나섰다. 미얀마 여론이 로힝야족 축출에 호의적인데다,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 주도의 조처를 수치도 정면으로 반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군부 역시 로힝야족에 대한 수치의 미온적인 입장에 불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는 이 사태로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국제적 비난에 시달렸다. 로힝야 사태는 2019년 헤이그국제재판소에도 제소됐다. 수치는 외무장관으로서 이 법정에서 로힝야족을 축출한 미얀마 정부의 조처를 옹호해서, 그의 명성이 바래지는 전환점을 맞았다. 최현준 정의길 기자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군에 다시 구금당해

군부, 작년 11월 총선 부정의혹 제기해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군에 의해 구금됐다.

<로이터> 통신과 <BBC> 등은 1일 수치 고문과 윈 민 미얀마 대통령,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고위 인사들이 이날 새벽 군에 의해 구금된 상태라고 묘 뉜 민주주의민족동맹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묘 뉜 대변인은 <로이터>와 전화 통화에서 국민들이 성급하게 대응하지 않길 바라며, 법에 따라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묘 뉜 대변인은 본인도 구금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미얀마 총선 결과를 놓고 군부가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최근 쿠데타까지 시사했다가 유엔 및 외교단의 우려 표명으로 물러서는 등 정국에 긴장이 조성된 가운데 일어났다. 군부는 지난달 30일 공식 성명을 내고 군은 미얀마 헌법을 보호하고 준수할 것이며, 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얀마에서 무슨 일이

앞서 민주주의민족동맹은 ‘11월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분쟁지역 유권자들의 선거권을 박탈했다는 등의 이유로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샀다. 군부도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촉구하는 등 선거 결과에 대한 시비를 이어갔다.

최근 들어 압박 강도가 높아졌다. 지난달 26일에는 군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하는 등 쿠데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고, 하루 뒤에는 군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특정 상황에서는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군부와 연계된 제1야당 통합단결발전당(USDP) 지지자들이 지난달 29일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의 요구를 지지하는 거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우려가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의 최근 상황에 대해 심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17개 미얀마 주재 대사관도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내달 1일 평화로운 의회 개회 및 대통령 선출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두번째 문민정부 앞두고

50년 이상 군부가 집권해온 미얀마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전체 의석의 59%를 차지하면서 문민정부를 열었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지난해 118일 실시된 총선에서도 압승했다.

군부 때 제정된 헌법에 의해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사전 할당받는다. 또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3개 치안관련 부처 수장도 맡는 등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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