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감염병연구소의 효능평가 결과 기존 변이 6종·영국 변이엔 우수한 효능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유독 약해 “변이 모두에 효과 있는 항체물질 확보”

 

9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생산하는 인천 셀트리온의 제2공장에서 공개된 완제 공정 모습.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대본에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에 대해서는 해당 항체치료제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립감염병연구소가 국내 바이오제약기업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해 진행한 효능평가 결과를 “기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6종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우수한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이 확인되었으나, 남아공 변이주에 대해서만은 억제능력이 현저히 감소해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양상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 결과를 토대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에게는 해당 항체치료제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외에서 발표한 논문들에서는 이미 남아공 변이주의 돌기 단백질의 결정적인 부위(2484K)에서 변이가 일어났을 경우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항체치료제들도 효능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예측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 중인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기존 변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영국,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모두에 대해서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권 부본부장은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 국내 118개 병원에서 4131명에게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권 부본부장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는 민관협력을 통해서 마침 영국 및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모두에 억제 효과가 있는 광범위 항체 물질을 확보하였다. 이를 활용해서 앞으로 바이러스 변이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오른쪽)이 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셀트리온 제2공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 현장 점검''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연합뉴스

방대본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먼저 변이 바이러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는 유전체 분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전체 분석기관을 현재 2곳에서 다음달까지 8곳으로 확대한다. 유전체 분석기법도 기존에 유전체 전체를 분석하는 것에서 변이 부위만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단순화해 종전엔 5~7일 걸리던 분석 기간을 3~4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방역 강화 국가로 지정된 4개국 외에도 지정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2일부터는 아프리카 대륙 54개국 입국자도 남아공 입국자와 동일하게 강화된 방역조치를 적용한다. 24일부터는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국외에서 국내로 입국할 때 유전자 증폭 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입국 전, 입국 직후, 격리해제 전까지 모두 세 차례의 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 발생국 입국자는 원칙적으로 격리에서 면제하는 제도도 중단하기로 했다. 공무와 국외출장 등 예외적 사유만 허용하고, 모든 격리면제자는 임시생활시설의 검사 이외에도 5~7일 이내에 유전자 증폭 검사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시군구별로 국외입국자 관리책임관을 지정해서 하루 2번 이상 국외 입국 격리자의 격리 상태와 증상도 모니터링한다. 김지훈 기자

 

식약처,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허가

세계에서 세 번째 규제당국 검증 받은 항체치료제
고위험군 경증 · 18살 이상 중등증 성인 환자 대상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일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대해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

식약처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치료제 검증을 위한 삼중의 전문가 자문절차 중 마지막 절차인 ‘최종점검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셀트리온이 지난해 12월29일 허가 신청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960mg(레그단비맙)’에 대해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허가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종점검위는 “임상시험을 비롯해 비임상시험, 품질, 위해성 관리계획, 제조·품질관리 등 이번 허가심사에 필요한 주요 자료가 충실히 제출되었고, 안전성·효과성과 관련한 각 분야별 심층 검토와 현장조사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품목허가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종점검위는 렉키로나주의 사용범위를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성인(18살 이상) 환자’로 최종 결정했다. 용법·용량은 성인 체중 1㎏당 약 40mg을 90분(±15분)간 정맥으로 주사한다. 고위험군 경증 환자란 60살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경증 환자를 뜻한다.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하고 이 유전자를 대량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한 뒤 세포 배양을 해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 치료제다. 이날 허가 결정으로 ‘렉키로나주’는 국내 개발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규제당국의 검증을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최하얀 기자


1천만명 접종한 영국 “화이자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안전”

“아스트라제네카도 65세 이상 고령층에 효과, 영국 변이도 대응”

 

1천만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영국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안전하다는 추가 데이터가 나왔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다른 연령층과 마찬가지로 65세 이상에도 효과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독립 규제기관인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달 24일까지 백신을 접종한 700만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관련 분석을 진행했다.

이들 대부분은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일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백신 접종자 1천명 중 3명꼴인 2만2천820명이 부작용 의심 사례를 보고했는데, 대부분은 근육통과 열, 주사 부위 염증, 두통, 피로 등 가벼운 증상에 그쳤다.

이는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백신 접종에 따른 신체 반응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으며, 통상 며칠 후 호전된다고 MHRA는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일부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지만 10만명당 1∼2명으로 매우 드물었다.

MHRA는 아직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백신이 코로나19 관련 심각한 증상을 막는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백신 승인에 관여한 인체용 약품 전문가 워킹그룹 위원회(Commission on Human Medicine Expert Working Group) 위원장인 뮈니르 피르모하메드 경은 "백신은 매우 안전하다. 효과가 리스크를 압도한다"면서 "내 가족에게도 이렇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MHRA 청장인 준 레인 박사는 "안전이 우리의 좌우명이다"라면서 "통보를 받으면백신을 맞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만 65세 이상 등 고령층에도 효과가 입증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만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피르모하메드 경은 영국 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할 당시 65세 이상에 관한 충분한 자료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더 많은 이들이 임상시험을 끝냄에 따라 우리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추가 자료를 볼 수 있었다"면서 "이에 따르면 백신은 역시 노령층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령층 역시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접종에 들어간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미 1천만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1회차분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가 생산하는 백신을 개발한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이 백신이영국발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주에서 제일 먼저 출현한 이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최대 70% 강하고, 더 높은 치명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에 전 세계 각국은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백신 연구 그룹의 수석 조사관인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면 'ChAdOx1'(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원래의 팬데믹(세계적대유행)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지난해 말부터 확진자 급증을 불러온 새로운변이 'B.1.1.7'로부터도 (접종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을 주도한 세라 길버트 옥스퍼드대 교수는 영국 변이에는 백신이 효과가 있지만 미래에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변이에 맞춰 이를 변화시켜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최적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