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 COVID-19’  ‘癒’(병 나을 유) 새겨진 카드 무료 나눠주려다 철회
카드 만든 김현원 연대 교수는 자신이 만든 ‘생명수’ 팔다 2천만원 벌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

 

신자수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코로나19바이러스부터 몸을 지켜준다는 이른바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를 모든 신자들에게 나눠주려다가 파장이 커지자 5일 이를 중단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는 지난 3일 수요예배 광고 시간에 “연세대의 한 교수가 개발한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고, 걸려도 빨리 낫는다”면서 교인들에게 이 카드를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공표했다.

이영훈 목사는 “여태까지 이 카드를 가진 사람 중에 한 사람도 환자가 안 나왔다. 그래서 여러분 가족 수대로 아이들까지 다 하나씩 드릴 테니까 이걸 받으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예배 참석 교인들은 두 번에 걸쳐 박수를 보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 모습.

이 목사는 “종이 한 장에 무슨 역사가 나타나겠나 의심하지 말라”면서 “갖고만 있으면 여기서 스스로 파장이 나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또 있는 바이러스도 죽인다”고 했다. 이 카드 구입 비용은 교회 한 장로가 다 댔으며, 교구 목사들을 통해 보급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이날 이 목사가 공표한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는,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김현원 교수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 <디지털 3D 파동이 COVID-19을 해결한다>(뉴패러다이머)를 펴낸 바 있다. 이 책에는 ‘뉴 패러다임 과학’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와 한약재 등 여러 물질을 디지털 3D 파동으로 카드에 담았다’거나 ‘이 카드를 지닌 사람은 코로나19로부터 예방될 수 있고, 확진자와 환자도 쉽게 회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나눠준 이 카드는 명함 크기의 종이로, ‘ANTI-COVID-19’, ‘癒’(병 나을 유), ‘DEVELOPED BY DR. WON H.KIM’ 등의 글귀와 일련번호가 기록돼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누리집

김현원 교수는 지난 2010년 자신이 개발한 물인 ‘생명수’에 항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판매해 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대법원으로부터 2016년 1월 사기·의료기기법·식품위생법·화장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벌금 2000만 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카드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5일 해명 자료를 통해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깊이 검토하지 못하고 소개하는 바람에 성도들과 일부 언론, 기관으로부터 문의가 잇따라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되었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은 우려와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신청하는 성도들에게 나눠주려던 계획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