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여론조사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지난해 '매우·약간 신뢰' 32%에서 21%로 하락
“신뢰도 회복, 교회 본연 역할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사진 인터콥선교회 유튜브 갈무리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 개신교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개신교 여론조사기관인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낸 '코로나19 정부 방역 조치에 대한 일반 국민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교회를 '매우·약간 신뢰한다'는 응답은 21%인 반면 '별로·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76%로 조사됐다.
2020년 1월 교계 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당시 같은 질의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매우·약간 신뢰' 응답 비율은 32%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셈이다.
'신뢰한다'는 응답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으로 나눠 보면 개신교인 중 신뢰한다는 비율은 70%였으나 비개신교인은 9%에 불과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국가가 공익을 위해 종교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86%가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8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이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교회 생태계 지형 변화 조사'에서는 제한 가능하다는 비율이 59%였던것과 비교할 때 크게 높아진 수치다.
IM선교회 대표 마이클조의 강의 모습. 사진 <기독교방송> 유튜브 갈무리
연구소 측은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교회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교회가 진심을 가지고 교회 본연의 기능과 사회적 역할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는 행동을, 장기적이고 지속해서 진심을 가지고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연구소는 국민이 교회발 감염에 대해 과장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염원에 대한 자료를 보면 교회발 확진자 비율은 전체 11%였는데,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중 교회발 감염 비율이 몇 %나 된다고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전체 감염자의 44% 정도’라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일반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5일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조현 기자
한국교회 "소상공인 · 시민에 고개 들 수 없다” 사과
신천지 · 사랑제일교회 · 인터콥 이어 IM선교회까지
“교회가 집단감염 온상” 비판받자 교단이 고개 숙여
사진 왼쪽부터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이홍정 NCCK 총무,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 신대균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 이은영 한국YWCA연합회 부회장이 사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개신교의 대표적인 연합기관들이 교회와 관련 단체들을 통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청년회전국연맹(YMCA), 한국기독교여성청년연합회(YWCA)는 29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교회가 오늘날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주된 세력으로 인식되는 참담한 현실 앞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신천지와 사랑제일교회, 선교단체인 인터콥에 이어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하자 교계 연합기관과 시민단체가 함께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들 단체는 “하루빨리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 온 소상공인과 시민, 공무원과 의료진 앞에 고개조차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한 방역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본질적 과제”라며 “온 국민이 나와 이웃을 위해 자기희생의 길을 선택하고 있는 시점에 '대면예배'의 중요성을 앞세워 순교적 각오로 저항하는 행위는 신앙의 본질과 집단적 자기 중심성을 분별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웃 생명의 안전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신앙 양태만 고집하는 교회를 어떻게 예수를 따르는 제자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과 그 이후에 세상이 교회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어려움을 감수하는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섬처럼 떠도는 교회는 선교적 존재 가치를 상실한 교회로 더는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세상의 빛과 생명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나라 운동 정신을 노래하기 위해 낡은 거문고 줄을 풀어 다시 매고, 전 지구적 차원의 문명사적 전환기에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의 든든한 그루터기로 새롭게 세워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견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 이홍정 총무와 한국기독교청년회전국연맹 안재웅 이사장, 한국기독교여성청년연합회 원영희 회장 등 세 단체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조현 기자
355명 집단감염 초래 IM선교회 마이클 조 선교사 고발
대전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IEM국제학교 대표도
코로나19 확진된 IEM국제학교 학생들
대전시는 방역수칙을 위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무더기로 발생시킨 IM선교회의 마이클 조 선교사와 IEM국제학교 대표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전경찰청에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IEM국제학교에서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 기간에 교내 예배실에서 대면 예배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가 약해진 기간 좌석 수의 20% 이내 예배 시행 수칙을 어긴 정황 등이 포착된 데 따른 조치라고 시는 설명했다.
박지호 대전시 문화유산과장은 "앞으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미인가 학교뿐 아니라 종교시설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현황도 파악해 방역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클 조 선교사는 지난 24일 대전에서 받은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지역 내에서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EM국제학교 대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시설로 이송됐다.
IM선교회 산하 교육시설에서는 이날 0시 기준 IEM국제학교 176명 등 모두 35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면예배 벌금형' 방역 저항... 광주 안디옥교회 결국 집단감염
"교회 탄압"이라며 정부 비판, IM선교회 마이클 조 초청 설교도
신도 집단감염에 광주 안디옥교회 전수 검사
방역 지침을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했다가 벌금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는 광주 안디옥교회가 결국 무더기 확진자를 낸 집단 감염지로 전락했다.
29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안디옥교회는 지난해 10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지난해 8월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 이후 전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대면 예배를 전면 금지한 당국의 행정 명령을 무시하면서다.
당시 광주에서도 광화문 집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118명 발생하는 등 엄중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디옥교회는 당국의 만류에도 8월 28일 70여명, 8월 30일 100여명이 모여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결국 고발조치 된 교회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당국을 역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 교회는 보수적인 정치 성향과 함께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대면 예배를 금지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대면 예배가 필요한 이유를 설교하기도 했다.
목사는 지난해 7월 설교에서 "목사들이 (코로나19가) 무서워 예배당 문을 닫아걸었다"며 "코로나에 걸리면 천국 가는 것이지 뭐가 무섭냐"고 말했다.
고발된 직후엔 "어떤 독재 정권도 예배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기독교를 탄압하고 말살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라는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당국의 고발 조치가 이뤄진 뒤 비대면 예배로 전환한 교회 측은 같은 해 9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되자 다시 대면 예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강경한 방역 당국의 관리·감독에 결국 비대면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의 진원지인 IM선교회와의 밀접한 연관성도 드러나고 있다.
안디옥교회는 IM 선교회 관련 비인가 교육시설인 '안디옥트리니티 CAS(기독방과후학교)'를 설립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IM선교회 마이클 조(본명 조재영) 선교사가 지난해 6월 안디옥교회를 찾아와 "학원보다 더 잘 가르칠 수 있다"며 기독방과후학교와 TCS 국제학교 등을 홍보한 바 있다.
교회 측은 "설립만 하고 운영은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당국은 설립 과정에서 118명의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광주 TCS 국제학교 측과 접촉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이 교회 부목사의 자녀가 광주 TCS 국제학교에 다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부목사 역시 TCS 국제학교를 여러 차례 방문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 현재까지 안디옥 교회와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모두 6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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