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11일 팜비치서 개최…실탄 필요 대권주자들엔 '필참' 행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월 열리는 공화당 기부자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23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월 9∼1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열리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기부자 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고 있는 개인리조트 마러라고도 팜비치에 있는데 어디서 행사가 열리는지는 공화당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봄마다 열리는 공화당 기부자 행사는 대권주자들이 빠짐없이 들르는 곳이다. '큰손'에 눈도장을 찍고 친분을 돈독히 해야 향후 대권 레이스를 위한 실탄이 넉넉해진다.
이 행사에는 톰 코튼·릭 스콧 상원의원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2024년 대권 도전 가능성이 있는 이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지난달 20일 백악관을 떠난 뒤 비교적 잠잠히 지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우 논객 러시 림보의 사망을 계기로 지난 17일 언론 인터뷰를 시작한 데 이어 점점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보수행동정치회의(CPAC)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다. 미 보수진영 대표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연례행사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연설에서 자신이 사실상 2024년 공화당 대선후보라고 언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며 거리를 두는 공화당 의회 1인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그는 매코널 후보의 지원을 받아서는 선거에 승리할 수 없다면서 2022년 중간선거에서 '친(親)트럼프' 후보를 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화당 인사들에 자기 편으로 줄을 서라고 대놓고 압박한 것이다.
"공화당은 여전히 트럼프 당?" … '트럼프 사람들' 출마 러시
보수진영 트럼프 영향력 토대 상원·하원·주지사 선거 저울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측근들의 선출직 도전이 줄을 잇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패배와 탄핵심판이란 풍파를 겪었지만, 보수진영에 대한 그의 여전한 영향력을 등에 업고 정치권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전 백악관 참모 클리프 심스는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3일 보도했다. 현재 이 지역 공화당 상원의원인 리처드 셸비는 2022년 임기를 마치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심스는 2019년 백악관 경험을 쓴 회고록 '독사들의 팀' 저서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잠시 사이가 틀어졌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녀인 트럼프 주니어, 이방카 및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서 나온 뒤 작년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문 작성을 감독했고, 이후 국가정보국장실(ODNI)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DNI 국장이던 존 랫클리프는 "그가 출마를 결심하면 누구도 그처럼 앨라배마를 위해 더 열심히 싸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고 기부자 중 한 명인 린다 플랜처드 전 슬로베니아 대사는 자신을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의 자랑스러운 멤버"라며 이미 선거판에 뛰어들었다고 더힐은 전했다. 마가는 트럼프의 대선 구호였다.
트럼프 정부 때 해군장관을 지낸 케네스 브레이드웨이트와 덴마크 대사를 역임한 칼라 샌즈는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이곳 현역인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은퇴를 선언했다.
리처드 그리넬 전 DNI 국장대행은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해임될 때를 대비해 트럼프 측근들로부터 주지사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작년 11월 방역 수칙을 어기고 고급식당에서의 로비스트의 생일파티 참석 논란으로 공화당 주도의 주민소환에 직면해 있다.
아칸소 주지사 출마하는 트럼프 시절 백악관 대변인 샌더스 [로이터=연합뉴스]
새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이미 아칸소 주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선캠프 선임고문이었던 카트리나 피어슨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고(故) 론 라이트 공화당 하원의원 자리에 출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전 백악관 참모인 맥스 밀러는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앤서니 곤살레스 하원의원(오하이오)을 상대로 경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더힐은 "트럼프 전 정부 관료들이 '포스트 트럼프'의 정체성을 찾는 공화당에 대한 트럼프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선출직이란 미지의 영역을 시험하고 있다"며 "공화당 인사들은 이런 움직임이 트럼프의 유산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트럼프의 계속되는 인기를 보여주는 것이라 말한다"고 전했다.
루 바레타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공화당은 여전히 트럼프의 당이고, 트럼프는 탄핵 심판 이후 인기를 얻었을 수도 있다"며 "민주당 목표가 그의 자격을 뺏는 것이었다면 그들은 그를 더 크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납세기록 확보에도 트럼프 수사 곳곳 장애… '시간 싸움'
뉴욕주 중범죄 '5년 시효'·수십개 회사 기록검토 등 변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검찰에 납세 자료를 내라는 법원 명령으로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지만 여전히 여러 장애물이 있어 예단은 쉽지 않아 보인다.
CNN방송은 23일 뉴욕주 검찰의 수사는 트럼프 측의 납세 및 재무 기록을 확보하게 돼 상당한 힘을 얻었다면서 검찰은 며칠 내로 기록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연방 대법원은 전날 뉴욕 검찰이 소집한 대배심 소환장에 따라 납세자료를 넘기라는 하급심 판결을 보류해 달라는 트럼프 측 요청을 기각하는 명령을 내렸다.
뉴욕주 맨해튼 지검은 2019년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의혹 수사에 착수, 트럼프 개인과 트럼프그룹의 8년 치 납세자료 제출을 요구해왔다.
검찰은 납세 기록 검토 후 주요 증인을 조사하고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검찰은 트럼프 회사의 재무제표, 업무 계약, 세금신고서 작성과 검토에 관련된 문서, 세금 작업 서류 및 의견교환 내용 등 4개 범주의 문서를 요구했다.
여기에는 세금 감면 시도와 기업 가치 평가 등에 관한 의사결정이 담긴 문서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범죄 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검찰이 기록을 검토하고 다른 문서 및 증언과 함께 짜 맞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그룹은 수십 개의 회사로 구성돼 있으며 자체 재무제표와 세금보고서를 갖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왼쪽) [AP=연합뉴스]
시효 문제로 '시간과의 싸움'도 예상된다.
뉴욕주는 대부분 중범죄에 5년의 시효를 갖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범죄가 드러나도 검찰이 공소시효에 막혀 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맨해튼 지검은 트럼프 측이 건물과 자산의 가치를 속여 금융기관에 허위 자료를 제출했는지에 관한 금융·보험사기 의혹도 수사 중이다.
불법을 가리기가 쉽지 않은 세금 및 금융사기 사건의 속성도 어려움을 가중한다.
전직 검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변호사와 회계사에게 자문을 의존했기 때문에 세금이나 금융사기 의혹을 사건화하기가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부동산은 자산 평가에서 재량의 여지가 더 많아 복잡성을 더한다고 CNN은 말했다.
전직 검사들은 세금 감면이나 자산 가치 평가가 표면적으로 의심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출기관도 거액 융자 전에 자체 검토를 해서 이들에게 손실이 없다면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문은 수사를 이끄는 사이러스 밴스 검사장의 지휘 아래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CNN은 짚었다.
밴스 지검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이며 그는 재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인사는 전했다.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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