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문명의 유물들이 경매로 팔려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멕시코 정부가 법적 조치에 나선다고 <멕시코 뉴스 데일리>가 15일 보도했다.

멕시코의 국립 인류학·역사학 연구소(INAH)는 ‘경매회사 소더비가 경매로 기획하고 있는 마야 유물들이 멕시코 문화사의 한 부분’이라며 상업적 거래는 안 된다고 밝혔다.

 

소더비의 옥션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아메리카의 예술’은 11일부터 18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며, 여기엔 콜럼버스 도착 이전 중앙아메리카 문화의 유물 26점이 경매 목록에 올라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유물은 기원 550년~950년 사이에 제작된 마야의 돌로 경매 시작가가 3만8천달러(4300만원)이다. 미국 뉴욕 버팔로의 올브라이트 녹스 갤러리 소유로 낙찰 예상가는 7만 달러(7900만원)에 달한다. 소더비는 이 유물에 대해 공놀이 때 사용됐을 의식용 도끼로 추정했다.

 

가마우지가 묘사된 마야 시대 도자기는 기원 250년~450년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경매 시작가는 3만달러(3400만원)이며, 낙찰 예상가는 6만달러(6800만원)다.

올메카 문명의 뱀 머리는 기원전 900~300년 사이의 작품으로 5천달러(566만원)~7천달러(793만원)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메카 문명은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기원전 1500년경부터 꽃피웠다.

 

소더비의 카탈로그에는 이들 유물의 기원이 간략하게 소개돼 있지만, 언제, 어떤 경위로 멕시코에서 반출됐는지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멕시코의 국립 인류학·역사학 연구소는 이번 경매를 멕시코 검찰에 고발하고 멕시코 외교부와 인터폴에 외교적·법적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3월엔 프랑스 파리에서 다른 경매사 크리스티의 주관으로 비슷한 경매 행사가 열린 사례가 있다. 당시에도 멕시코 정부가 중단을 요구했으나, 경매는 그대로 진행돼 경매에 부쳐진 유물 33점 가운데 27점이 팔려나갔다. 박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