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인터넷·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청소년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지난 3월29일부터 한달간 초등 4학년, 중등 1학년, 고등 1학년 학생 127만29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에서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된 청소년은 조사대상 중 22만8891명, 두 가지 문제를 모두 갖고 있는 ‘중복위험군’ 청소년은 8만3880명에 달했다. 과의존 위험군은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겪고 금단 현상을 보여 전문기관 도움이 필요한 ‘위험 사용자군’과 사용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자기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주의 사용자군’을 합친 개념이다.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은 127만명 가운데 18만3228명(위험사용자군 1만6723명, 주의사용자군 16만6505명)으로 위험사용자군의 경우 지난해에 견줘 13.2% 증가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2만9543명이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함에 따라 인터넷, 컴퓨터 이용률이 증가하고, 스마트폰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성별로 봤을 땐 초등학교 4학년은 남녀 청소년 모두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이 증가했고, 고등학교 1학년은 남녀 청소년 모두 감소했다. 중학교 1학년의 경우 남자 청소년의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이 늘어난 반면, 여자 청소년은 줄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미디어 이용이 초등생 때부터 늘어나서 중학생때 쯤 정점을 찍고, 고등학교쯤 되면 입시 등 여러 과정에서 이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한다. 저연령화 현상은 올해만의 현상이 아니라 최근 4∼5년 동안의 하나의 추세”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전국 238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상담, 병원치료, 기숙치유프로그램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위험 사용자군에게는 개인별 상담을 제공하고,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해 우울증·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질환이 있는 경우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치료비는 일반계층에는 최대 40만원, 저소득 계층에는 최대 60만원까지 지원한다.

 

상담이나 치료 등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은 청소년 상담전화(☎1388)나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전화(☎063-323-2646) 또는 홈페이지(nyit.or.kr)로 문의하면 된다.

최성유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에서의 청소년 미디어 이용 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디어 과의존 피해 예방을 위한 전문 상담과 치유서비스를 적기에 지원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